[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고3 학평의 선택과목 격차 파장과 전망
기사입력 2021.04.19 09:00
  •  3월 학력평가 성적표가 지난주에 배부되었다. 선택형 수능 모의시험의 첫 결과인 만큼 관심이 쏠렸고, 수험생이 느끼는 부담도 예전보다 훨씬 더하다고 한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학력평가(이하 학평)결과에 따른 최근 쟁점을 정리했다.

    3월 학평 결과를 주관하는 서울시 교육청이 내놓은 학평 결과 통계자료는 수험생의 궁금증을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문․이과 구분 없는 통합형 수능 차원에서 수학과목의 미적분과 기하, 확률과 통계 선택자의 점수 분포를 각각 공개하기에는 어렵다고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다르다. 먼저 인문계 수험생들의 상실감이 상대적으로 크다. 학평과 관련한 각종 보도에 따르면 자연계 수험생들이 인문계 지원으로 넘어오는 소위 ‘ 문과 침공’이 종종 거론된다. 통합 수능이라고 하지만, 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자연계 학과 모집단위에서 수능 수학 선택과목으로 미적분 또는 기하를 필수 지정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입시에서 인문계와 자연계는 구분된다. 앞으로 남은 6월 이후의 모의평가에서도 선택과목별로 구체적인 통계 자료가 나오지 않게 되면, 수험생들은 추정자료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각 입시기관의 배치표와 모의지원에 의존하게 되는 현상이 어느 해보다 성행할 전망이다. 

    수학 선택과목별(미적분. 기하. 확통) 통계 미비
    추정치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수험생 곤란 느껴

    지금 나와 있는 공교육 산하 자료들은 전국진학지도협의회가 작년에 고2(현 고3)를 대상으로 한 수능수학 모의출제문제를 이용한 전년도 통계자료와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올해 3월 학평 이후 가채점 상황에서 조사한 통계결과가 있다. 이외에 유명 재수종합반에서 자체적으로 표본집단을 정해서 조사한 결과가 존재한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고3 4,4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학 1등급을 맞은 학생들 중 88.5%가 미적분을, 5.5%는 기하를 선택했고, 확률과 통계 선택자는 6.0%로 나왔다. 이외의 재수종합반 자체조사결과도 대부분 미적분 또는 기하 선택자가 수학과목 1등급에서 80%~90%를 차지한 걸로 집계되었다.

    정시에서 인문계 큰 타격 없어 보이나
    대학별로 개별적 유불리는 따져보아야

    3월 학평 통계로는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이 157점이고,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42점이다. 만약 상위권 간의 경쟁에서, 인문계 수험생과 자연계 수험생이 동일한 학과를 놓고 점수 경쟁을 벌이는 경우라면 인문계 수험생이 대체로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입시전문가들 상당수가 자연계 상위권 수험생이 인문계로 넘어오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즉 계열간의 진로․ 적성과 최근의 자연계 선호도를 따져본다면 인문계와 자연계 각각의 모집단위 내에서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므로, 자연계에 비해 인문계가 수학 등의 영향으로 표준점수가 다소 낮아지더라도 정시에서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입시는 철저히 개별적인 것이므로, 지원하려는 대학의 수능 과목별 반영비율과 가산점, 탐구과목의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간의 백분위 변환 표준점수 격차 정도 등을 점검해보고 최종적으로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다음으로 수시에서 인문계 수험생들의 수학과목 등급 하락으로 인하여 수능최저학력기준의 영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수능에서 영어과목이 중요해졌다. 수능모의고사와 실제 수능을 비교해볼 때, 대체로 등급변동이 크지 않은 과목이 수학과 영어과목이기 때문이다. 안정적으로 영어에서 상위등급을 유지하는 것이 인문계 수험생 입장에서는 유리하다. 이번 영어 1등급 비율이 4%에 못 미칠 정도로 하락한 것은 수험가에도 충격이었다. EBS 연계율의 하락 때문인지, 영어 과목의 부실한 준비 때문인지, 아니면 둘 다가 원인인지는 지켜봐야하겠지만, 영어등급의 하락을 경험한 수험생 대부분이 어휘력 부족을 이유로 들고 있다. 단기간에 불가능하다고 해서 손 놓고 있기보다, 시간을 쪼개서라도 어휘력 증강에 힘을 쏟기 바란다.  

    <표> 고3 영어과목 ‘연도별 3월 학평과 수능’ 등급별 비율 (%)

    등급

    원점수

    2021년

    3월 학평

    2019년

    3월 학평

    2021학년

    (2020년)

    수능

    1

    90

    3.67

    6.98

    12.66

    2

    80

    9.03

    9.8

    16.48

    3

    70

    13.86

    13.32

    19.74

    4

    60

    17.46

    15.63

    18.56

    5

    50

    18.27

    15.75

    13.54

    6

    40

    16.01

    14.41

    8.98

    7

    30

    11.56

    11.11

    5.6

    8

    20

    7.94

    8.39

    3.44

    9

    20미만

    2.2

    4.61

    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