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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인권센터 설치 의무화 앞두고… “열악한 처우·권한 개선해야”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2021.04.0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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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인권센터 운영실태 및 개선방안 토론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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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교육부와 국가인권위원회과 공동으로 개최한 '대학인권센터 운영실태 및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김은희사단법인 인권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이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국가인권위원회’ 채널 캡처
내년부터 모든 대학에 인권센터 설치가 의무화되는 가운데,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인권센터의 전담인력·예산·권한 등이 열악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오후 교육부와 국가인권위원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대학인권센터 운영실태 및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김은희 사단법인 인권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대학인권센터가 설치된 62개 대학을 대상으로 운영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이후 마련되기 시작한 인권센터는 현재 86개 대학에 설치돼 있다. 대학인권센터 설치 의무화를 포함한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학인권센터 구성원의 고용 형태는 ‘비정규직’이 약 64%(108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구성원의 근무 기간은 ‘1년 미만’에 그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1년 미만 73명 ▲1년 이상~2년 미만 48명 ▲2년 이상~3년 미만 25명 ▲3년 미만 21명 순이다.

김 연구원은 “근무기간이 2년 미만인 경우가 전체 근무자의 약 71%에 해당할 정도로 가장 많은 이유는 비정규직 계약기간이 최대 2년을 넘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인권센터가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선조사에 참여한 58개 대학의 인권센터장은 모두 교수 신분으로 수업을 겸하며 비상근 형태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연구원은 “센터장 설문 결과 전담인력과 예산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독립성과 권한 부재로 발생하는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인권센터의 권한 역시 부실한 상황이다. 62개 대학의 권한 현황을 살펴보면 ▲교육 권고 49곳 ▲접근 금지와 공간 분리 48곳 ▲징계 권고 46곳 ▲제도 개선 권고 37곳 등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권한은 인권센터가 해당 부서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실제로 인권센터의 권고 이후 어떻게 조치되고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고, 결과에 대한 회신조차 받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대다수 대학은 인권센터 업무 수행에 차질을 겪고 있다. 62개 대학에 설치된 인권센터의 업무 시행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인권상담 및 사건 처리 97% ▲인권교육 및 홍보 94% ▲성희롱·성폭력 상담 및 사건 처리 93% ▲학내인권증진사업(실태조사 및 제도 개선 권고 등) 76% ▲인권연구 55%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교육 및 홍보의 경우,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법정의무교육 외 일반 인권교육은 거의 실시하지 않고 있거나 아주 적게 실시하는 상황이다.

또한 학내 인권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62개 대학 중 2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5곳은 인권센터가 아닌 학생처, 성평등센터 등에서 실시하는 실태조사에 포함해 실시 중이다.

김 연구원은 인권센터 운영 개선 방안으로 ▲인권센터 구성원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을 통한 안정화 ▲인권센터 독립성 확보 ▲학내 협업 구조 확립 ▲센터장 역할 재정립을 위한 여건 확보 ▲조사·심의 절차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 등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대학인권센터 운영의 궁극적인 목적이 학내 인권문화 조성이라는 점에서 예방과 구제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 지 현장의 고민이 깊다”며 “인권센터의 전문 역량과 예산 확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ul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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