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자기주도학습의 시작, 책읽기와 글쓰기
권민지 리딩엠 대치교육센터원장
기사입력 2021.03.17 16:13
  • 권민지 리딩엠 대치교육센터원장
    ▲ 권민지 리딩엠 대치교육센터원장

    지난달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종합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고교학점제는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2025학년도부터 전면적으로 실시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 자기 주도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바야흐로 주입식 교육의 시대가 가고, 자기주도 학습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기주도 학습은 뛰어난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자기주도 학습이 되지 않는 것은 아직 제대로 된 지도를 받은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아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이 대학생처럼 교과를 선택해 들으며 3년 동안 192학점을 이수하면 졸업이 가능한 제도이다. 이전에는 교실에서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수동적으로 수업을 받았다면 이제는 스스로 진로와 적성을 찾아 시간표를 짜야 한다. 학생들의 선택폭이 확대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요구되는 것이 자기주도 학습이다.

    자기주도 학습은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꾸준히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진 아이들은 혼자서도 집중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훈련이 되어 있고, 독해력이 뛰어나다. 글을 쓰는 것은, 책 내용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고 나서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가는 일이다.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자기주도 학습에서 책읽기와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 대부분의 학부모가 공감하면서도 되묻는 것이 있다. '어떻게?'에 대한 문제다. 자기주도 학습에 책읽기와 글쓰기가 중요한 것은 알지만, 우리 아이를 어떻게 책을 읽고 글을 쓰게 만들 것인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리딩엠에서는 우리 아이가 ‘다양한’ 책을 ‘꾸준히’, ‘재미있게’ 읽고, ‘다양한 갈래’의 글을 쓸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리딩엠은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위해 매달 주제를 정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제는 역사, 과학, 문학, 환경 등으로 다양한데, 그달의 주제에 해당하는 수업 도서를 선정해 일주일에 한 권씩 읽어오고, 수업 도서 내용을 바탕으로 글쓰기를 진행한다.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진로와 적성을 찾아 교과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고교학점제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 자신의 적성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도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시간표를 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과목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공강 시간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요즘 일선 학교에서는 고교학점제에 대비해 새로운 공간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라고 한다. 다양한 수업을 위해 교실을 확충하기도 하고, 수업이 없는 공강 시간을 대비해 활용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공강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자기주도 학습의 중요성을 바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리딩엠을 처음 방문하는 학부모님들이 한결같이 감탄하며 언급하는 공간이 있다. “책 읽는 공간이 정말 마음에 드네요,”, “제가 와서 책을 읽고 싶을 정도네요.”, “평소에 와서 책을 마음껏 읽어도 되나요?” 바로 리딩엠을 상징하는 공간인, ‘리딩룸’이다. ‘리딩룸’은 도서관처럼 꾸며진 공간으로 리딩엠 재원생이라면 수업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와서 책을 읽을 수 있다. 평소 수업이 없는 날에도 리딩룸에 와서 책을 읽고 가는 학생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리딩엠 수업 후 다른 학원 이동 전 시간이 남을 때 짧은 시간이라도 활용하기 위해 혼자 자습을 하다가 이동하는 학생들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리딩룸’은 수업 도서 이외에 집에서 함께 읽으면 좋을 보충 도서를 스스로 고르는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선택하면, 지도교사는 학생이 읽기에 적절한 책인지 옆에서 방향을 잡아주고, 편독을 하지 않도록 돕기도 한다. 책 읽는 것을 힘들어 할 경우 동기부여가 되도록 돕고 있다. ‘리딩룸’은 우리 아이들이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홀로 일어서기를 준비하는 그 시작의 공간이다.

    고교학점제 발표 당시 대다수 학부모가 주목했던 부분은 대입과 직결되는 내신 성적 산출 방식이었다. 고교학점제는 석차등급 중심의 현행 내신평가제를 폐지하고, 개인별 성취를 기준으로 하는 성취평가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성취평가제의 특징은 절대평가의 도입이다. 각 대학에서는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구술, 서술형 평가제도 부활 및 논술 시험의 확대와 같은 말들이 벌써 나오고 있으며, 선택교과에서 지원 예정인 학과와 관련 있는 활동이 얼마나 두드러졌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교학점제를 앞두고 이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가 눈길을 끈다. 구술, 서술형 평가제도나 논술 시험, 선택교과 활동에서 가장 요구되는 것은 사고력, 창의력, 응용 능력이 될 것이며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학생이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사고력과 창의력, 응용 능력은 ‘생각하는 힘’에서 비롯되며, ‘생각하는 힘’은 책을 읽고 쓰는 것을 통해 키울 수 있다.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에 길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