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세종시 부모들, ‘촛불혁명’ 책 회수 재촉구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1.03.04 14:05

-시교육청, 학교에 촛불집회 기록집 배포
-이념 편향적 내용 담겨 있다는 지적 제기돼
-학부모 단체 “회수할 때까지 항의하겠다”

  • 
세종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배포한 ‘촛불혁명’ 책./느린걸음 출판
    ▲ 세종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배포한 ‘촛불혁명’ 책./느린걸음 출판
    세종시교육청이 관내 학교에 배포해 이념 편향 논란을 불러일으킨 촛불집회 기록집을 회수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부 학부모와 교육단체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4일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에 일선 학교에 배부한 ‘촛불혁명’(느린걸음 출판)은 헌법의 기본가치와 이념의 중요성을 제시한 자료”라면서 “특정 정당이나 정권을 정치적으로 홍보하는 도서가 아니기 때문에 회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 “책을 수업에 쓰라고 강요하지 않았다”며 “활용 여부는 학교와 교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종시교육청은 앞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관내 99개 초·중·고교에 촛불혁명 책을 배급했다. 2016~2017년 촛불집회 내용을 담은 기록집으로, 이를 통해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책에 정치적 사건을 편향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내용이 포함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서원(옛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두고 그의 딸 정유라를 정계에 진출시켜 보수정당의 차세대 대통령으로 집권시키려 한 사건이라고 한 부분이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아니었다면 평화집회가 불가능했다는 내용 등이다.

    세종건강한교육학부모회의 김유나 대표는 4일 “책에는 저자의 주관적 사상과 견해가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채 소개돼 있다”며 “이번 사안의 과정과 결과 모두 반민주적, 독재적 행태”라고 규탄했다. 이어 “교육청에서 책을 회수할 때까지 게릴라 1인시위 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국민희망교육연대도 “특정 정파와 이념적 시각이 담겨 있고 정부 홍보물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이 되는 도서를 어린 학생들에게 배포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haj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