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겪는 지방대… 학생 1인당 교육비 전국 평균보다 낮아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1.03.03 14:00

[지표로 보는 위기의 지방대학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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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최근 들어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 간 교육여건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학생 1인당 교육비’ 자료로 확인된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대학이 재학생을 위해 지출하는 장학금과 도서구입비, 실험실습비 등을 말한다. 단기적으로는 각 대학의 교육투자 수준을, 장기적으로는 대학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사립대학의 학생 1인당 교육비 평균은 1521만4915원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지역인 서울과 인천에 있는 사립대학의 학생 1인당 교육비 평균은 각각 1787만5128원, 1653만8543원으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다만, 경기 지역은 대학별로 학생 1인당 교육비가 가장 적은 곳(칼빈대 727만2036원)과 가장 많은 곳(수원가톨릭대 3943만9280원) 간 편차가 커 전국 평균보다 낮은 1449만8097원으로 나타났다.

    세종, 울산, 경북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의 학생 1인당 교육비 평균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충남 1440만9087원 ▲강원 1375만7355원 ▲대구 1362만616원 ▲전북 1273만9887원 ▲대전 1256만7000원 ▲경남 1244만 4831원 ▲충북 1165만2495원 ▲광주 1164만6573원 ▲부산 1129만3062원 ▲전남 1125만752원 순이다.

    지역별로 학생 1인당 교육비가 1000만원 미만인 대학도 많다. ▲부산 부산외대 916만9665원 ▲전남 세한대 847만1713원 ▲광주 호남신학대 835만7492원 등이다.

    특히 지방대학이 학생 1인당 교육비 지출 규모 면에서 수도권과 큰 차이를 보이는 배경에는 각 대학이 처한 재정문제가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달 공개한 ‘사립대학 재정 운용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에 있는 일반대학의 결손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대학’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대학의 결손액 규모를 권역별로 살펴보면 ▲충청권 35억원 ▲호남·제주권 28억원 ▲대구·경북·강원권 25억원 ▲부산·울산·경남권 21억원 순이다. 수도권은 8억원으로 다른 권역에 비해 결손액 규모가 현저히 작다.

    이처럼 지방대학이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수입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부터 반값등록금 정책이 시행되면서 대학 등록금은 10여 년째 동결되고 있지만, 현재(2018년 기준) 4년제 대학의 등록금 수입 의존도는 56.8%로 여전히 높게 나타난다.

    게다가 지방대학의 등록금은 대체로 수도권보다 낮은 편이다. 등록금 수입만으로는 재정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가 어려운 이유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대학교 평균 등록금은 676만7837원이다. 서울과 경기 지역 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각각 770만7999원, 716만6772원으로 전국 평균을 넘어섰다. 하지만 세종과 울산, 충남, 경북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있는 대학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대전 640만8370원 ▲충북 627만6112원 ▲강원 616만5575원 ▲전북 602만7703원 ▲광주 594만8369원 ▲부산 591만1571원 ▲대구 573만1615원 ▲경남 571만1292원 순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사립대학 재정 실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입학자원의 감소와 정부의 선제적 정원 조정 정책 추진으로 이미 대학이 큰 재정적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2023년까지 사립대학의 입학금 단계적 폐지가 예정된 점을 고려하면 대학 재정난이 지속적으로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사립대학 수입 구조는 대학의 재정 여건 격차 확대를 촉진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밝혔다.

    lul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