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비대면 개강’에… 대학생들 불만 고조
신영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1.02.15 11:44

-135개 대학 중 97% 등록금 동결… 학생들 “등록금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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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대학들이 올해도 비대면 수업을 운영하고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학생들은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또 다시 비대면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상황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5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은 최근 올해 1학기 학사운영계획을 발표했다. 대부분 대학들은 비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정했다. 대면 수업이 불가피한 실험·실습·실기 과목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대면 수업을 허용하며, 강의 규모를 소규모로 제한했다.

    서울대는 개강일인 다음달 2일부터 15일까지 ‘비대면 운영 주간’으로 지정했다. 대면 수업이 필수인 과목(실험·실습·실기) 이외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실시한다. 16일 이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는 상황에 따라 소규모 이론 강좌 등 대면수업을 늘려갈 방침이다. 

    연세대는 올해 1학기도 ‘전면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다만 일부 실험·실습·실기 과목에 대해서는 향후 추이에 따라 제한적 대면수업 허용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대면수업이 이뤄지더라도 수강 인원은 정원의 2분의 1 이하나 10명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고려대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까지 온·오프라인 병행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1학기 초에는 온라인 강의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고, 대면수업이 꼭 필요한 교과목에서만 제한적으로 대면수업을 허용할 계획이다.

    이처럼 대학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학기도 비대면 수업 위주로 학사를 운영하면서 등록금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대학정보공시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21학년도 1학기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한 대학 135곳 중 131개 대학이 1학기 학부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대학 등록금을 인하한 곳은 경동대, 청주대, 경남과학기술대 등 3곳이다. 등록금 인상에 나선 곳은 칼빈대 1곳이다. 

    이 같은 대학들의 방침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원격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상황에서 예년과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질 낮은 수업을 듣는 일을 반복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서울권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3학년 최모 씨는 “대학 2년을 ‘싸강(사이버 강의)’으로 보내다 보니 동기들도 없고 쉽게 지치는 것 같다”며 “제대로 된 교육 서비스도 받지 못하는데 등록금을 그대로 내야 하는 게 억울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소재 4년제 대학에 다니는 김모 씨는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초·중·고교의 대면 수업이 확대되는 것과 달리 대학들은 비싼 등록금을 받아가면서 무기한으로 비대면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1학기 등록금 납부 후에는 학생들의 불만이 더 크게 표출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가 지난해 9월 21일부터 10월 4일까지 대학생 44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코로나19에 대응해 이뤄졌던 교육에 불만족했다’는 답변이 71%에 달했다. 이 응답자의 96%는 등록금을 낮추라고 요구했다.

    sy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