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맞추는 시기 늦춰달라” 요청 빗발…왜?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1.01.19 11:26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등교일수 감소 탓
-“성장기라 몇 번 안 입고 큰 치수로 또 맞춰야”
-사복 착용 허용 국민청원도 올라와

  • 새 학기를 앞두고 교복 맞추는 시기를 늦춰달라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사태로 교복 입고 등교하는 날이 적을 텐데 체형 변화에 맞춰 매번 교복을 새로 장만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19일 일부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성장기라 금방 교복이 작아질 텐데 몇 번 입고 또 사야 한다니 경제적으로 부담된다’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진 다음 교복을 맞췄으면 좋겠다’ 등 예비 중 1, 고1 학부모들의 글이 잇따랐다.

    서울에 사는 예비 고등학교 1학년 김모양은 “올해 등교수업하는 날은 많아야 한 달에 보름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며 “등교해도 대부분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생활하는데 교복을 사는 게 큰 의미가 있나 싶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시적으로 교복 대신 사복을 입게 해달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14일 게시된 ‘2021년 신입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교복 신청을 미뤄주기 바란다’는 청원이다.

    청원인은 올해 중학교에 올라가는 자녀를 둔 학부모. 그는 지난해 몇십만원 들여 맞춘 교복을 제대로 입지 않는 날이 많았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이어 “국가에서 지원을 받든, 자비로 구입했든 돈이 아까운 건 마찬가지”라면서 “코로나19 확산이 사그라들고 예전처럼 등교가 정상화되기 전까지 교복을 맞추지 말고 사복으로 등교하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요청에 아예 2학기부터 교복을 맞추기로 결정한 학교들도 있다. 경북 영주에서 예비 중1 자녀를 키우는 한 학부모는 “입학식 전 교복을 맞추려 했는데 학교에서 1학기에는 일상복을 입고, 하복부터 교복을 입을 예정이라고 안내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반면 사복 착용에 반대표를 던지는 이들도 있다. 경남 양산에 거주하는 예비 고1 황모양은 “사복 스타일이나 옷의 가격으로 다른 친구를 평가하거나 다른 학생의 옷을 갈취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 의정부에 사는 예비 중1 윤모양 역시 “유행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부모님을 졸라 계속 새로운 옷을 사게 될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haj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