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대학들 1학기 ‘등록금 동결’ 가닥… 등록금 갈등은 계속

신영경 조선에듀 기자

2021.01.12 13:20

해당기사 크게보기 해당기사 작게보기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사총협, “대부분 대학 동결안 결정”… 학생들 “등록금 인하” 요구

기사 이미지
/조선일보DB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올해도 대학가에서는 등록금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부분 대학들은 2021학년도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에 따른 학습권 침해를 주장하며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를 비롯한 대다수 대학은 올해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이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2021학년도 학부 및 대학원 등록금을 각각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서울대는 지난해 12월 열린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1차 회의에서 법정 상한률 최고치인 1.2%의 등록금 인상 방안을 제시했다. 지속적인 등록금 인하·동결과 코로나19의 여파로 재정 상황이 악화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입은 학생들을 외면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서울대는 세 차례 회의 끝에 등록금 동결을 결정하고,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 것을 전제로 2022학년도 등심위 사전 간담회에서 등록금 인상 여부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대의 이 같은 결정이 아직 등록금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다른 대학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각 대학들은 이달 등심위를 통해 올해 등록금을 결정한다. 

교육부의 법정 상한률에 따라 대학들은 지난해보다 등록금을 1.2%를 인상할 수 있게 됐지만, 대학 관계자들은 “등록금 인상은 사실상 그림의 떡”이라고 입을 모은다. 등록금 인상 시 연간 4000억 원 규모의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받지 못하는 데다 원격수업에 따른 학생들의 등록금 인하 요구가 거세기 때문이다. 

전국사립대학교총장협의회(사총협)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 시 교육부의 불이익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등록금을 인상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등록금이 13년째 동결됐지만, 올해에도 대부분 대학이 동결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호남권 4년제 국립대학의 한 관계자는 “특히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안을 더 꺼내들 수 없게 됐다”며 “지역 대학일수록 재정난이 더 심각한 상태라 교육의 질적 하락이 우려된다”고 했다.  

반면 학생들은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학교 측에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1학기에도 대학에서 원격수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해부터 불거진 대학과 학생 간 등록금 반환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권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2학년 박모 씨는 “질 낮은 수업을 듣고 학교 시설도 이용하지 못하는데, 수백만 원의 등록금을 그대로 내는 건 부당하다”며 “대학의 등록금 동결은 사실상 인상안이나 다름없다. 높게 책정된 등록금에 대해 전면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대의 경우 학교 측이 등록금 동결을 추진하자, 학생들은 등록금을 인하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코로나 여파로 강의 질 저하, 캠퍼스 이용 제약 등 학생 권리 침해가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대학 측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게 학생들의 입장이다. 

지난 8일 열린 제1차 등심위에는 학생 위원 3명이 학교 측 동결안에 대한 항의로 불참했다. 등심위에는 학부생 대학원생 교수 대학본부 동창회 외부전문가 등 6개 주체 10명이 참여한다. 위원 3분의 2 이상(7명) 참석해야 위원회가 성사된다.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는 지난해 비대면 수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거세지기 시작했다. 지난 7월에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전국 72개교 대학생 2600명이 대학에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다수 대학들은 2학기 등록금 감면이나 특별장학금 형태로 학생들에게 1~30만원을 지급했다. 

교육부는 1학기 등록금을 반환하거나 특별장학금을 지급한 대학들을 대상으로 1000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는 재난 상황에서 등심위를 통해 등록금을 감액 또는 반환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학 측과 학생 측의 입장이 서로 달라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경우 교육당국이 나서서 단기적으로라도 예산 지원 등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syk@chosun.com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목록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