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개천 용’ 3% 불과… “공교육서 학업탄력성 길러줘야”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12.28 10:18

-‘서울지역 고등학생 기초자치구별 학업탄력성 양상 및 특성 분석’
-저소득층 학생 중 학업탄력성 갖춘 학생은 10명 중 1명꼴
-학업탄력성 높은 지역, 방과후학교 참여 ↓ 사교육 참여 ↑

  • 서울 지역에서 성적 상위권(25%)을 차지하고 있는 학생 중 저소득층은 100명 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천 용’이 많은 지역이 적은 지역에 비해 사교육 참여 정도가 높게 나타나 공교육 체제에서 학업탄력성을 충분히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학업탄력성을 갖춘 학생은 가구 월평균 소득이 하위 25%이면서 성취도는 상위 25%에 해당하는 학생을 말한다.

    28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의 ‘서울지역 고등학생의 기초자치구별 학업탄력성 양상 및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교과인 국어·영어·수학 평균 성취도에서 학업탄력성을 갖춘 학생의 서울 고등학생의 비율은 지난 2010년과 2014년, 2016년 3개년도 평균 3%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전체 학생의 학업탄력성 비율인 5.5%보다도 낮은 수치다.

    보고서를 작성한 안영은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서울시 내 소위 개천 용은 전체 학생 100명 중 3명 정도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저소득층 학생 중에서 학업탄력성을 갖춘 학생은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저소득층 학생 대비 학업탄력성 비율은 12% 수준이다.

    이러한 학업탄력성은 공교육보단 사교육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학업탄력성이 높은 지역이 학업탄력성이 낮은 지역보다 방과후학교 참여 정도가 낮고, 사교육 참여 정도가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안 연구위원은 “개천 용이 방과후학교를 활용하기보단 다른 방식의 학습을 통해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구결과에 대해 안 연구위원은 “특히 상위권으로 도약·유지하는 학업탄력성 학생들에게 방과후학교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교육 체제 내에서도 학생들이 충분히 학업탄력성을 갖출 수 있도록 방과후학교 등에서 양질의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교육격차 문제는 주로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업부진에 집중했지만, 저소득층 학생들의 상위권 진입과 유지에서도 평등한 경쟁이 될 수 있도록 학업탄력성 학생의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서울교육종단연구 2010’의 초중고 패널을 활용했다. 초등학교 패널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된 2016년 자료에서 총 2721명, 중학교 패널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된 2014년 자료에서 2746명, 고등학교 패널의 1학년 시점인 2010년 자료에서 4329명을 대상으로 했다. 

    lul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