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입시

코로나에, 입시 변화에 ‘멘붕’ 빠진 예비 고3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2020.12.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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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의 고3 수험생들은 코로나19와 함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렀다.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등교 수업을 받지 못한 수험생들을 배려해서일까. 이번 수능은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이제 예비 고3 학생들이 바통을 넘겨받을 차례다. 이제야 올해 고3 수험생 뒤에 가려진 예비 고3 학생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등교일수가 급격히 줄면서 교과·비교과활동에 제약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입시제도 변화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수험생활을 눈앞에 둔 예비 고3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코로나 여파로 ‘학종’ 포기 속속…사교육 의존도 ↑

경기도의 한 자율형공립고에 재학 중인 박모양은 올해 1학기 중간고사 이후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준비를 그만뒀다. 박양은 “(코로나19 사태로) 학교에서 대회도 참여할 수 없고, 세부능력 특기사항을 채울만한 활동도 할 수 없다 보니 학종 대신 정시 준비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많은 예비 고3 학생들이 올해 교내활동을 통한 학종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등교일수를 대폭 축소하면서 교내 활동이 위축된 탓이다. 짧은 등교 기간 교내활동에 집중적으로 참여하며 예비 고3 학생으로서 느끼는 압박감은 배가 됐다. 경기 지역 한 외고에 다니는 문모양은 “등교수업 날이면 각종 수행평가나 학교행사 등을 한꺼번에 진행해 작년보다 힘들게 지냈다”며 “잠을 줄여가며 과제를 제출하고, 하다못해 선생님께 수행평가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했다.

등교일수 축소 자체가 위기 요인이 된 예비 고3 학생들도 많다. 특히 많은 학생들은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학습량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 도봉구의 한 고교에 재학 중인 한모양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자칫 공부습관이 흐트러질까 걱정됐다”며 “이런 습관이 형성되지 않도록 학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사교육 의존도가 한층 높아진 것이다.

이러한 사교육 의존도 확대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학력 격차’를 부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기도교육연구원이 지난 7월 15~27일 경기도 내 초·중·고교 800곳의 학생·학부모·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고등학생 28.7%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사교육 시간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사교육을 받는다는 응답은 35.5% 수준이다. 다만, 사교육을 받지 않는다고 응답한 고등학생도 22%에 달했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선택 과목’ 주의…재수 어려울 듯

게다가 예비 고3학생들이 마주하게 될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는 전년 대비 변화가 많다. 우선 정시 비율 증가가 눈에 띈다. 서울 주요 대학 16곳 중 건국대·고려대·동국대·서강대·서울시립대·서울여대·연세대·한국외대·한양대 등 9곳은 2022학년도 신입생 모집정원의 40% 이상을 정시로 선발한다. 나머지 7곳도 정시 비중이 30%를 넘는다. 수시에서는 학종 비중이 감소하고, 학생부교과전형(교과) 비중이 증가한다.

특히 2022학년도부터는 ‘문·이과 통합’이라는 2015 개정교육과정 취지에 따라 ‘선택과목’이 도입된다. 국어와 수학영역이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구조로 바뀌고, 탐구 영역은 사회·과학 구분 없이 2과목을 선택하는 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을 비롯한 56개 학교가 2022학년도 수능에서 이과 모집단위에 한해 미적분·기하 등 수학과목을 지정했다. 62개 학교는 이과 모집단위에 과학탐구 과목을 지정했다. 이들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은 문과형 수학인 확률과 통계나 사회탐구 과목 등으로 수능을 치러도 이과 모집단위에 응시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비 고3 학생들은 일찍이 과목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광주 지역 사립고에 다니는 김모양은 “내년 수능을 앞두고 수학과 탐구영역 과목 선택과 학습에 고민이 많아 올해부터 입시 코디 선생님께 도움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서울대가 2023학년도부터 정시에서 교과평가를 반영하겠다고 밝히면서 예비 고3 학생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서울대처럼 다른 주요 대학도 정시에서 교과평가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부터다. 많은 예비 고3 학생들은 교과성적이 좋지 않으면 재수 기회마저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박양은 “내년과 달리 내후년부터는 다른 대학에서도 정시에 교과성적을 반영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정시에 집중하느라 교과성적을 챙기지 못한 상황에서 단 한 번의 기회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고교 2학년생 양대림 군을 비롯한 재학생과 졸업생 등 9명이 서울대 입시전형 예고안에 반대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청구서를 통해 “2023학년도부터는 수능에서 아무리 우수한 성적을 거두더라도 고교 학업성적이 저조한 학생들은 전공을 불문하고 서울대에 지원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현실에 처할 것”이라며 “과연 고교 학업성적을 정시 일반전형에 반영하는 예고가 합당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도입되는 교과평가는 ‘교과 이수현황’과 ‘교과 학업성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반영해 학종처럼 일종의 정성평가 성격을 띤다. 이 때문에 예비 고3 학생들 사이에서는 입시 결과에 따라 재수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경우 수능과 내신, 학생부 모두 놓쳐선 안 되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에 갇힐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재까지 내신성적을 토대로 3학년에 올라가서도 교과와 함께 비교과를 더 챙겨야 할지 아니면 교과와 연계해 수능을 집중적으로 준비해야 할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내년 수능에서 선택과목으로 무엇을 고르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겨울방학엔 공통과목 위주로 학습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lul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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