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입시

서울 자사고 경쟁률 일제히 하락…기피 현상 본격화되나

이진호 조선에듀 기자

2020.12.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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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자사고 1대1 못미쳐…6개 외고 경쟁률도 떨어져
-학령인구 감소ㆍ학종 비교과 영역 축소 영향
-“향후 입시 성적표가 경쟁률 잣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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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18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외고에서 전국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 교장연합회 소속 교장들과 학부모들이 교육부의 일괄 폐지 정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조선일보 DB

서울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입학 경쟁률이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며, 정부의 일괄폐지 결정 이후 자사고 기피 현상이 본격화된 모습이다. 단 자사고의 경쟁률 하락은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도 컸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25년 일반고 일괄전환에 앞서 각 학교의 대입 성적표가 향후 경쟁률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서울시교육청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서울의 광역 자사고 20곳의 2021학년도 경쟁률은 일반전형의 경우 5880명 모집에 6437명이 지원해 경쟁률 1.09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1.19대1보다 하락했다.

6개 외고의 경쟁률도 떨어졌다. 일반전형 경쟁률은 1.25대 1로 지난해 1.63대 1에 비해 내려갔다. 서울국제고 일반전형 경쟁률 또한 지난해 2.18대 1에서 올해 2.01대 1로 떨어졌다.

지난해 정부는 자사고를 비롯해 외국어고(외고)와 국제고를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학교가 설립취지와 다르게 입시 위주 교육에 매몰됐고 고입·대입 사교육을 심화시켰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학부모들이 지위가 불안정해지는 자사고와 특목고보는 일반고로 눈길을 돌린 결과라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교육당국의 자사고 억제 정책과 2025년 이후 자사고와 특수목적고의 일반고 일괄전환 정책에 따른 불안 요인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 이번 경쟁률 하락 현상은 학령인구 감소 또한 영향을 미쳤다. 서울 소재 중3 학생 수가 6만5620명으로 전년도 7만2775명에 비하여 7155명 감소했다. 비율로 보면 9.8%가 줄어들었다.  

특히 올해는 서울 광역 자사고 절반이 미달 사태를 겪었다. 경희고를 비롯해 ▲대광고 ▲동성고 ▲선덕고 ▲숭문고 ▲이대부고(남) ▲장훈고 ▲중앙고 ▲한대부고 ▲현대고(남) 등 10개교가 일반전형에서 미달이었다. 지난해에는 7개교가 미달이었던 것에서 대광고, 선덕고, 중앙고 등 3곳이 추가로 미달됐다. 여기에 서울의 전국단위 자사고인 하나고 또한 전년도 2.39대 1에서 1.90대 1로 경쟁률이 하락했다. 

오 평가이사는 “갈수록 자사고와 특목고의 경쟁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특히 자사고·특목고 기피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정부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내놓으며 2024학년도 대입에서 이른바 자동봉진(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 등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반영되는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 영역의 상당 부분을 보지 않도록 한 것의 영향으로도 볼 수 있다. 내년 자사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바뀐 제도의 영향을 받는 첫 세대다. 이에 비교과 영역, 즉 학종 준비가 일반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괜찮다고 평가받는 자사고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와 동시에 정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자사고는 정시 준비에도 유리한 학교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이에 향후 경쟁률은 비교과 축소와 정시 확대 등 두 가지 변수를 저울질해봐야 정확한 분석이 나올 전망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자사고와 외고 경쟁률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을 학령인구 감소로 꼽으면서도 “학종에 반영되는 비교과 영역 축소와 정시 확대, 둘을 놓고 보자면 비교과 영역 축소가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더 신경쓰이는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는 다양한 교내외 활동과 경진대회, 비교과 활동 강세 등을 어필하며 학생들의 진학을 유도해왔다. 하지만 정시, 즉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는 학교 밖에서도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해 자사고의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우 소장은 “경중을 따지자면 자사고가 학종에서 유리했던 요소가 감소하는 게 클 것”이라며 “정시 준비는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 등 사교육으로 메꾸는 학생들이 있어 일반고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자사고 경쟁률은 향후 학교들의 대입 성적표가 좌우하게 될 전망이다. 우 소장은 “각 자사고의 입시결과를 보고 학교 지원을 결정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대입 성과에 따라 지원자가 몰리거나 반대로 외면하는 (경쟁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고의 경우에는 계속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우 소장의 말이다. 그는 “외고의 경우 외국어 교육에 특화된 만큼 학종이 줄어들고 정시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입시에서 큰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며 “외고 경쟁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jinho2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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