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문대학인상 수상자 8명… “후배들도 끈기 있게 도전했으면”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12.08 11:49

-2008년부터 매년 시상… 졸업생·교원·직원 총 8명 수상
-한국관광공사 해외홍보 영상 만든 김보람 감독도 상 받아

  • 올해 전문대학인상 수상자 8명이 발표됐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김보람 현대무용감독, 선주동 서울대공원 사육사, 송서영 아주대병원 외상진료지원파트장, 이명식 대표, 허증희 연암대 직원, 이영우 인하공전 직원, 송지영 안산대 교수, 박영하 제주관광대 교수.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 올해 전문대학인상 수상자 8명이 발표됐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김보람 현대무용감독, 선주동 서울대공원 사육사, 송서영 아주대병원 외상진료지원파트장, 이명식 대표, 허증희 연암대 직원, 이영우 인하공전 직원, 송지영 안산대 교수, 박영하 제주관광대 교수.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끈기를 바탕으로 한 배움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전문대학 후배들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특히 인성을 갖춘 프로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가 8일 발표한 ‘2020년 전문대학인상 수상자’의 소감이다. 전문대교협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고등직업교육 발전과 전문대학 위상 제고에 기여한 졸업생, 교원, 직원을 발굴해 전문대학인상을 시상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수상자는 졸업생 분야 4명, 교원 분야 2명, 직원 분야 2명으로 총 8명이다.

    졸업생 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김보람(서울예대 2005년 졸업) 현대무용감독은 지난 2008년 CJ 영페스티벌 최우수작품상, 2009년 춤비평가 연기상,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특히 김 감독이 올해 팝 밴드 ‘이날치밴드’와 만든 한국관광공사 해외홍보 영상인 ‘한국의 흥을 느껴라(Feel the Rhythm of Korea)’가 유튜브에서 조회 수 3억건을 돌파하면서 전 세계에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알렸다는 평이다.

    김 감독은 “대학생 시절 학교 가는 게 즐거웠다”며 “캠퍼스에서 꿈과 끼를 마음껏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후배들도 자신만의 영역에서 꾸준히 도전하고 노력하는 끈기를 가졌으면 한다”며 “앞으로 영상이 가진 장점을 활용한 문화 활동을 펼치며 세계 속의 한국 콘텐츠를 알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졸업생 분야 수상자인 선주동(대경대 2010년 졸업) 서울대공원 사육사는 일반대학에서 전문대학으로 유턴입학한 뒤 관련 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12년 선 사육사는 아시아 최초로 6주 돌고래 방류훈련에 성공해 서울시장 표창을 받았다. 또한 모교와 후배들을 위해 동물조련이벤트과 졸업생 모임을 결성하고 2016년 후배사랑 장학금을 조성해 기부하기도 했다.

    선 사육사는 “좋아하는 전공을 선택해 노력하다 보니 그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의 전문대학인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기쁘다”며 “후배들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돌아보고 도전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코로나19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외상 전담 간호사로 근무하며 전문성을 쌓은 졸업생도 올해 전문대학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송서영(대구과학대 2003년 졸업) 외상진료지원파트장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아주대병원 중환자실 간호사로 시작해 중증 외상, 뇌사자 환자 등을 돌봤다. 지난 2010년부터는 중증외상특성화센터에서 외상 외과 전담 간호사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아주대병원 외상프로그램 매니저 겸 외상진료지원파트장으로서 헬리콥터 현장출동과 외상전담간호사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다.

    송 파트장은 “평범함 속에서도 평범하지 않은 끈기를 실천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중증외상 활자들이 적절한 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외상환자 시스템이 더욱 폭넓게 발전했으면 한다”고 했다.

    올해 전문대학인상을 받은 졸업생 이명식(인덕대 1995년 졸업) 대표는 기계과 졸업 후 생물안전밀폐시설과 생물안전분야 의료기기 개발과 제조 등을 수행하는 전문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유용한 ‘음압캐리어’를 개발해 각급 병원, 군부대, 기관 등에 공급하며 방역에 크게 기여해왔다. 음압캐리어는 코이카를 통해 개발도상국 코로나 방역에 투입되는 등 K 방역 물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 대표는 “그동안 한 길만 걸었는데 그 성과를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강태공의 ‘가유십도’라는 말처럼 후배들이 자신의 역경을 극복하고 원하는 분야에서 즐겁게 배우면서 일하는 자세를 갖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원 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박영하 제주관광대 교수는 글로벌 역량강화를 과제로 해외 산업체와 취업약정형 산학협력 구축, K-MOVE 사업 추진 등 학생들이 해외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교육과정 구축에 앞장섰다. 산업기술연구소와 기업부설연구소장으로서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 산업체의 기술 이전과 생산성 제고에 기여하고, 졸업생 취업 연계에도 힘썼다는 평이다.

    박 교수는 “향후 전문대학은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서 산학연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열린 실험실’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학생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 학생들과 소통하고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송지영 안산대 교수는 약 24년간 전문대학 교원으로 재직하며 현재 대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클래스(E-Class)’ 시스템을 도입·운영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효과적인 온라인 학습을 수행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이다. 또한 교원의 강의능력과 학생들의 학습능력 향상을 위해 강의 컨설팅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하는 등 전문대학 교육과정의 품질 관리와 향상에도 기여해왔다.

    송 교수는 “전문대학 교수는 코칭 선배이자 향후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동료라는 생각으로 제자들을 대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더욱 단단한 전문인재로 교육받아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학생 교육과 인성 함양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영우 인하공전 홍보담당 직원과 허증희 연암대 원예과 직원이 직원 분야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씨는 “전국 전문대학 홍보담당자들을 대표해 받은 상이라고 생각해 공을 돌리고 싶다”며 “대학에 맞는 홍보를 추진하기 위해선 홍보 담당자들이 자율성과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들을 신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허씨는 “꿈을 키운 모교에서 후배들을 대신해 상을 받아 기쁘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특별한 전문인재가 될 수 있도록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은 “이번 수상자들은 전문대학 교육의 우수성을 일깨워준 분들이라 더욱 자랑스럽다”며 “전국의 전문대학 가족이 이번 전문대학인상 시상을 함께 기뻐하고, 모두가 자긍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lul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