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이건 역차별”…코로나 자가격리자 자처하려는 수험생들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12.01 14:33

-배정 인원 일반 시험실보다 6분의 1 정도 적어
-자가격리자 책상에는 칸막이 없다는 소문도 돌아
-교육부 “유증상자·자가격리자 책상에도 칸막이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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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일주일 앞둔 지난 26일 대전의 한 시험장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칸막이를 점검하고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조선일보DB
    ▲ 수능을 일주일 앞둔 지난 26일 대전의 한 시험장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칸막이를 점검하고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조선일보DB
    “시험실에 달랑 네 명? 이건 ‘신의 축복’이다. 수십명이 한 교실에서 시험 보면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변수가 사라진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유증상자와 자가격리자가 일반 수험생보다 더 나은 조건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본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자가격리자와 코로나19 유증상자는 각각 수능 당일 별도 시험장과 시험실로 분리돼 시험을 치르게 된다. 자가격리자의 경우 교육청 관할 직속기관이나 학교, 시청 등에서 시험을 보며 교실당 인원은 4명 이내로 제한된다. 단, 학생 간 최소 2m 거리를 확보할 경우 그 이상을 초과해 배치할 수도 있다. 별도 시험실도 마찬가지다. 최대 4명이 넘지 않도록 배정 인원을 지정해뒀다.

    반면 일반 시험실의 수험생 배정 인원은 24명이다. 일부 수험생들은 이 점을 들며 “자가격리자나 유증상자는 적은 인원과 함께 시험을 보기 때문에 오히려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수능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정시에 집중하는 ‘정시러’라면 차라리 별도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르는 편이 낫다는 글도 잇따른다. 단 기침이나 콧물 훌쩍이는 소리가 날 수 있는 유증상자 시험실이 아닌 자가격리자 시험장에 한해서다. 서울에 거주하는 고등학교 3학년 김모양은 “수능 100%인 대학에 지원한다면 학생들이 적은 별도 시험장에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칸막이 설치 여부도 수험생들이 반발하는 부분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상 처음 시험실 책상에 칸막이가 설치되는데 자가격리자와 유증상자의 책상에는 칸막이가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자가격리자, 확진자도 수능 때 가림막(칸막이)을 설치해주세요’라는 글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코로나19 자가격리자와 유증상자가 칸막이 없는 책상에서 시험을 보는 일러스트가 포함된 기사 링크를 첨부하며 “특정 학생들의 책상에만 칸막이가 설치되지 않는다면 이것은 엄청난 차별이고 불공정한 상황”이라면서 “학생들이 인생이 걸려 있는 수능을 이렇게 불공정한 방식으로 치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자가격리자와 확진자도 칸막이가 설치된 책상에서 수능을 보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 대입정책과 관계자는 “유증상자와 자가격리자가 시험 보는 책상에도 칸막이가 일반 시험실과 마찬가지로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haj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