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대학가 휩쓴 코로나…상인들 전전긍긍 ‘제2 이태원 사태 될라’
이진호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11.20 16:37

-대졸자 구직활동도 위축…“경기침체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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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신촌 대학가를 코로나19가 휩쓸고 있다. 최근 며칠 새 연세대를 비롯해 서강대와 홍익대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등 이 지역 대학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신촌발(發) 코로나19 감염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인근 상인들은 ‘이태원 클럽’ 사태처럼 신촌 포비아를 걱정하는 모습이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은 대학생이 71명 추가로 나왔다. 교육부가 지난 9월  대학 관련 확진자 현황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교육부의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학생 확진자 발생 현황을 지역으로 보면 서울 38명, 경기 15명, 전남 5명, 광주 3명, 충남과 경북 각각 2명, 대구·대전·강원·충북·전북·제주 각각 1명 등이다.

    서울이 가장 많았는데 이는 동아리와 기숙사 등 서울 지역 대학에서 감염 사례가 대거 발생한 탓이다. 앞서 연세대에서는 음대 관련 확진자가 2명 나왔고, 한양대에서는 지난 15일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고려대에서도 아이스하키 동아리 관련 집단감염이 일어났다. 지난 10일 오후 아이스링크를 이용했던 아이스하키 동아리 인원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4명이 추가로 확진되며 관련 확진자는 총 10명으로 늘었다.

    특히 신촌 대학가는 코로나19 공포가 휩쓸고 있다. 연세대는 또한 공과대학 소모임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현재까지 총 11명이 이와 관련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12일 신촌의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신촌 일대 식당가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서강대와 홍익대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대표 대학가가 코로나19 감염에 휩쓸린 모습이다.

    이에 확진자가 없는 일부 대학들도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등 신촌발 코로나19가 전체 대학가를 우려에 빠뜨리고 있다. 

    신촌 인근에서 선술집을 운영하는 업주 A씨는 “어제 연대 과잠(학과점퍼)을 입은 학생들이 술자리 내내 코로나 이야기만 하더라”면서 “인근 상인들도 다 (확산을)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다 이태원 클럽(집단감염 사태) 때처럼 신촌도 휑해지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보다 규모는 훨씬 작지만, 대학가의 특성상 학생들의 우려가 커질수록 매출에 타격을 입는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한편, 코로나19는 이미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들의 구직활동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올해 학업을 마친 4년제 대학 졸업생 41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응답자가 27.3%로 나타났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물은 결과,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침체돼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응답 비율이 34.5%로 가장 높았다. 취업 스펙관리(31.9%), 휴식이 필요해서(25.7%)가 뒤를 이었고, 채용을 축소·연기하는 기업이 많아서(13.3%)도 구직을 하지 않은 이유로 꼽혔다.

    jinho2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