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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불수능’ 피해” 수험생 손배 소송 2심 패소에도 논란은 계속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2020.11.1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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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과 소송 제기한 사걱세 “판결 불복… 상고장 낼 것”
-“올해 9월 모의평가 수학도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나와”
-“고교 교육과정 밖 출제가 사교육 팽창으로 이어져”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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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불수능 국가손배소 항소심 판결 규탄 및 재발방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험생과 학부모 등이 ‘불수능’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며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이들은 조만간 상고장을 제출하기로 해 불수능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할 전망이다.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일부 수능 문제가 출제된 가운데 사교육 확대 등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어 면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항소 11-3부(부장판사 김우현·허일승·신한미)는 지난 18일 수험생 A씨와 학부모 B씨 등 6명이 '고교 교육과정을 위반한 2019학년도 수능으로 입은 정신적·물질적 피해가 매우 크다'며 정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2019학년도 수능 응시생과 학부모를 모집해 소송을 제기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1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심리가 미진해 2심 판결에 불복한다”며 수일 내에 상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9학년도 수능은 이의신청 건수는 역대 최다인 991건을 기록하는 등 문제가 어려워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기선 평가원장이 당시 수능 채점 결과 브리핑에 앞서 난이도 조절 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지난 2월 1심 판결과 같이 항소심에서도 평가원 직원들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위반해 고교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 밖의 시험 문제를 낸 것이 아니라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항소심에서도 고교 교육과정 위반의 쟁점을 다툴 여지가 있는 ‘수능 출제문항 검토의견서’ 증거신청은 일절 기각됐다. 사걱세는 1심에서도 검토의견서 증거신청을 했었다. 사걱세는 “수능 출제 과정에서 교육과정 위반 소지에 대한 증거자료는 모두 평가원이나 교육부에 있음에도 법원은 원고의 증거신청을 일절 기각해 판단의 기준으로 삼을 핵심 증거자료 없이 판결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사걱세는 검토의견서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수능이나 수능 모의평가 출제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을 위반했다는 비판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사걱세에 따르면 이번 소송의 배경이 된 2019학년도 수능에서는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은 총 15개였다. 국어영역 11·31·42번, 수학 가형 14·16·18·19·20·29·30번, 나형 17·20·21·29·30번이다.

특히 국어 31번 문항의 경우, 정답률이 18.3%에 그칠 만큼 고난도로 출제됐다. 뉴턴의 만유인력 원리를 추론해 그와 관계된 명제의 참과 거짓 판단을 요구한 문항이지만, 국어과의 ‘독서와 문법’에는 존재하지 않는 성취기준을 요구했다는 게 사걱세의 주장이다.

해당 문항을 두고 상위권 학생들도 고전하면서 난이도 조절 실패 논란이 거세졌다. 이에 평가원도 이 같은 논란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당시 이창훈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국어 31번은 상당히 긴 지문에다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당한 사고력이 요구되는 초고난도 문항"이라며 "앞으로는 과도하게 긴 지문과 사고력 과정이 과도하게 복잡한 문항의 출제는 지양할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걱세는 수학 가형 30번 문제 또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미적분Ⅱ에서 삼각함수와 관련된 성취기준은 삼각함수를 활용해 간단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지다. 다시 말해 삼각함수를 활용해 주어진 구간 안에서 해를 구하는 간단한 방정식과 부등식을 해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걱세는 “해당 문항은 주어진 구간이 없어 무한히 많은 해를 구해야 해 교육과정의 수준을 벗어났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 같이 고교 교육과정 바깥에서 수능과 수능 모의평가 문항 출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걱세가 지난 9월 평가원이 출제한 모의평가를 분석한 결과, 수학 가형 문항 3개와 나형 문항 2개가 고교 교육과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수능 관련 손해배상 소송 진행 중에도 교육과정 밖에서 킬러문항이 출제되는 경향이 여전했던 셈이다. 특히 가형 30번 문항은 오답률이 92.5%였고, 수학 나형 30번 문제는 무려 97.1%에 달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은 곳에서 나온 문제를 푸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렇게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을 벗어난 초고난도 문제가 나오면 수험생들은 사교육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불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입시 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등 고교 현장이 혼란을 겪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실제 포털사이트에서도 킬러문항 또는 불수능을 입력하면 사교육 광고가 나올 정도로, 고교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난 수능 출제는 사교육 팽창을 불러오고 있다. 이번 사걱세의 소송도 이 같은 배경에서 이뤄졌다.

2심 결과가 나온 소송 재판 과정에서 현직 수학 교사 55명은 ‘2019학년도 수능 수학 영역에 고교 교육과정을 위반한 문제가 출제됐다’고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다. 한 교사는 의견서를 통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 출제는) 고난도 문제집과 이를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사교육 기관의 도움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국가는 사회적 불평등을 일으킬 수 있는 문항을 출제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밝히는 등 학교 현장도 혼란을 겪는 모양새다.

사걱세는 18일 회견에서 “현재 대학별 고사 등은 선행교육규제법에 따라 출제 전 과정에서 고교 교육과정 위반을 엄격하게 관리·감독하고 있다”며 “국가가 출제하는 수능도 출제 전 과정에서 고교 교육과정 위반 여부에 대한 면밀한 관리·감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불수능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사걱세는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킬러문항 출제 방지를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과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lul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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