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0명 중 9명 “성인 진로 설계 전담 시설 필요”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11.17 14:06

-기존 공공교육시설 성인 학습자 요구 반영 부족
-평생직장 사라져 '진로 재설계' 중요성 커질 듯

  • 성인 10명 중 9명은 성인의 진로를 설계하고 관리해주는 전담 시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공공교육시설인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성인 학습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슈브리프 198호 ‘공공교육시설을 통한 성인 진로교육의 실태와 문제점’을 발간했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대부터 60대 이상 성인 90.5%가 독립적인 성인 진로지원·서비스 전담 시설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20~30대의 경우, 전담 시설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중이 94.3%로 가장 높았다.

    앞서 직능원은 지난 5월 4주부터 7월 1주까지 공공교육시설 이용 경험이 있는 150명과 반대로 이용 경험이 없는 50명 등 총 2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성인 진로교육 지원 현황 조사’를 실시했다. 기존 공공교육시설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에서 최근까지도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6%로 나타났다. 나머지 44%는 ‘이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이 공공교육시설 이용을 중단한 가장 큰 이유는 ‘희망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없어서(56.1%)’다. ‘접근성이 떨어져서(19.7%)’ ‘기타(13.6%)’ ‘담당자·강사의 전문성이 높지 않아서(10.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 공공교육시설에서 제공하는 성인 대상 진로교육 프로그램의 영역별 만족도도 5점 만점에 3점 이하로 낮은 편이다. 고용복지플러스센터와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의 만족도는 ▲진로 관리 및 실제적 변화 대응 능력 향상 2.74점 ▲자아이해·대인관계·의사소통역량 개발 2.69점 ▲직업세계의 이해와 직업의식 형성 2.65점 ▲진로의사결정능력 개발과 진로설계능력 강화 2.62점 ▲직업·진로정보 탐색과 교육기회 탐색 2.6점 등에 그쳤다.

    앞으로 성인 대상 진로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갈수록 한 직장에 오래 머무르는 ‘평생직장’에 대한 개념이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희망 연령대까지 한 곳의 일자리에서 일을 계속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20~50대 사이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40~50대 응답자의 경우 60대까지 일하기를 바란다는 응답의 비율이 각각 45.7%, 45.6%로 가장 많았다. 60대 이상은 70대까지 일하길 바란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54.9%)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성인의 진로설계와 재설계를 돕기 위한 진로지원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높다”며 “특히 은퇴 시기까지 최소 1번 이상의 진로 재설계가 필요하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로 설계·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인 학습자들의 요구에 기반을 둔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며 “영역별 요구 사항을 충분히 반영해 체계적인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설계·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lul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