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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달라진 고사장…속 타는 수능 감독관들

하지수·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2020.11.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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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기존 감독 업무에 방역 업무까지 가중
-수능 이후 마스크 지도 관련 분쟁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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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 감독관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달라진 고사장 환경까지 신경 써야 한다./이신영 기자
‘보호복을 입더라도 유증상자 시험장을 감독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 유증상자의 경우 CCTV로 감독했으면 좋겠다.’ ‘기저질환이 있는데도 올해 수능 감독관으로 차출돼 걱정이 크다.’

다음 달 3일 치러질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관련해 각급 교육청에 제기된 민원들이다. 수능을 보름 정도 앞두고 감독관으로 차출된 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심리적, 체력적 부담감이 상당한 업무인데 올해는 코로나19 감염의 두려움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달라진 고사장 환경도 신경 쓸 부분이다. 감독관들은 정부에서 좀 더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는 보호복 입고 부동자세 유지…피로도 상당

올해 감독과 방역 등 수능 관리요원은 전년도보다 3만여 명 증가한12만9335명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험실에 배치되는 수험생 인원이 기존 28명에서 24명으로 줄면서 필요한 관리 인력이 늘어났다. 경기 지역 안모 교사는 “고3 학부모, 고령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교사가 아니고서는 대부분 감독관으로 차출됐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임신을 한 상황인데도 수능 감독관으로 나가게 돼 걱정’이라는 고민 글도 올라온다.

차출에 대한 거부감은 예년에도 있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불만이 더욱 커졌다. 소셜미디어에 ‘감독관으로 차출되면 행정소송을 하겠다’며 선전포고를 한 모 교사는 “가족의 생사를 위협하는 상황에 놓이고 싶지 않다”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고사실이 바뀌며 신경 쓸 부분이 이전보다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방역 관리를 위해 모든 책상에 설치되는 칸막이 관리가 그중 하나다. 감독관들은 칸막이에 시험 내용을 적어두거나 손동작으로 부정행위를 하는 일을 막으려 매 교시 칸막이를 샅샅이 검사해야 한다. 칸막이 고정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충남 소재 고등학교 교사인 최모씨는 “전문가가 아닌 교사들이 직접 수능 전 책상에 칸막이를 설치해야 한다”면서 “혹시라도 시험 도중 수험생이 시험지를 넘기다 툭 쳐서 떨어지는 바람에 문제 푸는 데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했다. 서울의 노모 교사 역시 “칸막이가 떨어진 순간 이목이 집중되는 틈을 타고 부정행위가 벌어질 수 있어 더욱 긴장 상태로 감독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고사장도 일반 시험실과 별도의 시험실로 나뉜다. 코로나19 유증상 수험생들을 위한 별도의 시험실 감독관들은 개인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 방수성 긴 팔 가운(또는 전신보호복), 고글 등이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 일하는 진모 교사는 “수험생들이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해 감독관들은 몸에 무리가 갈 정도로 부동자세로 장시간을 서서 버틴다”며 “여기에 보호복까지 입으면 피로도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신체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번 시험부터 감독관에게 의자가 제공되지만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사장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키 높이 의자가 아닌 일반 학생 의자를 제공해서다. 결국 서서 감독을 봐야 해 체력적 부담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게 교사들의 의견이다.

이밖에 감독관 재량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겨울에 시험이 치러지는 만큼 교실마다 난방기기를 가동해야 하는데 ‘적정 온도’를 감독관이 판단해 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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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수험생이 있는 별도 시험실에서는 보호복과 일회용 장갑 등 개인 보호구를 착용하고 시험을 감독한다. 일반 시험실에서 일회용 장갑은 선택 사항이다./이신영 기자

◇“마스크 지도 관련 분쟁 가장 많을 것”

무사히 시험을 마쳤다고 해도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한숨 돌릴 틈도 없이 감독관들은 민원 걱정에 밤잠을 설친다. 매년 수능 전후로 각종 민원이 교육청, 교육부 등으로 접수되는데 시험 당일 시험장과 관련한 불만, 불편 사항이 가장 많아서다. 지난해에도 이 같은 내용이 전체 37.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작년과 시험장 환경이 달라지면서 올해는 민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부회장인 조영종 천안 오성고 교장은 “특히 마스크 지도와 관련한 분쟁이 전국에서 수십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스크가 코 밑으로 계속 내려가 지적을 받은 수험생이 ‘감독관 때문에 시험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민원을 넣을 수 있어서다. 지적을 안 해도 문제다. 이를 본 다른 수험생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수험생을 그대로 뒀다”며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조 교장은 “최근 학교 현장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갈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이를 따랐을 때 책임을 교사에게 묻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명시해야 한다고 했다. ‘시험 도중 마스크가 코 밑으로 내려와 지적할 경우 수험생이 감독관에게 민원을 제기할 수 없다’고 하는 식이다.

집단 감염 우려는 또 다른 걱정거리다. 감독관들은 수능 바로 다음날 기존대로 수업에 들어간다. 문제는 수능을 본 수험생 가운데 무증상 코로나19 확진자가 존재할 때다. 한 학교에 보통 3~4개 중고등학교 교사가 감독관으로 참여하는데, 이들이 근무하는 학교에는 모두 빨간불이 켜진다.

인천 소재 중학교에 다니는 박모 교사는 “12월은 기말고사를 보고 수행평가를 마무리하며 학교생활부까지 입력해야 하는 기간”이라면서 “단 한 명의 교사라도 자가격리를 하게 되면 학교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는 어떻게 대처할지 정부에서 과할 정도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놓아 교사들이 안심하고 감독관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차관과 17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으로 이뤄진 수능관리단이 매주 회의를 갖고 현장의 이야기들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감독관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응 방안을 마련해 원활하게 수능 감독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수능 감독 업무를 수행하다가 발생하는 소송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이와 관련한 보험에 감독관들을 단체로 가입시키겠다고도 했다.

haj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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