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유치원 어떻게?…‘처음학교로’ 완전정복 매뉴얼
이진호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11.12 11:27

-2021학년도 모집…’중복 선발’ 제한으로 시스템 개선
-1~3순위 모두 탈락 때는 ‘기다리거나 추가모집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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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처음이 주는 설렘은 언제 생각해도 두근거린다. 유치원에 들어갈 시기가 된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소중한 내 아이가 원하는 유치원에 다니게 하고 싶은 게 모든 부모 마음일 터. 내년 유치원에 들어갈 아이를 둔 학부모는 모두 유치원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를 통해 접수해야 한다. 지난달 30일 개통된 2021학년도 처음학교로 서비스는 지난 11일 우선모집 등록이 마감됐고 16일부터 일반모집 접수를 시작한다.

    처음학교로는 일부 유치원에서 일어나던 ‘공뽑기’ 추첨 등 과도한 경쟁과 불편을 방지하고, 학부모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16년 서울과 세종·충북교육청에서 처음 도입됐다. 지난해부터는 국ㆍ공ㆍ사립 모든 유치원이 처음학교로를 사용한다. 처음학교로는 입학을 원하는 유치원 3곳을 골라 온라인으로 접수하고, 전산 추첨해 선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직접 유치원에 방문해야 했던 불편함을 줄였고, 공정성은 높였다.

    ◇‘중복 선발’ 제한해 선발 확률

    올해 처음학교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복 선발’ 제한이다. 이제까지는 1 희망 순위 유치원 추첨에서 이미 선발됐더라도 2~3희망 추첨 대상으로 계속 남아 있어 모든 희망 유치원에서 선발될 수가 있었다. 하지만 3곳에서 모두 ‘승리’한 학부모라도 결론적으로는 1곳에만 등록할 수 있어, 다른 학부모의 기회를 뺏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올해부터는 중복 선발 제한에 따라, 일단 추첨에서 1곳이라도 선발된 경우에는 다른 희망 순위 유치원 추첨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1희망 유치원에 선발된 이는 2~3 희망 추첨 대상에서 제외됨으로써 추첨 모수가 작아지게 된다. 1희망에서는 떨어졌어도 2희망에서 선발됐다면, 3희망 추첨 대상에서는 제외되는 식이다. 갈수록 경쟁률이 낮아지게 돼 3희망 모두에서 탈락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올해 처음학교로 우선모집 등록기간은 지난 11일 마무리 됐다. 오는 16일 사전 접수를 시작으로 일반모집이 진행된다. 사전 접수는 본 접수 기간 병원 입원이나 출장 등 인터넷 사용이 힘든 학부모를 위한 제도다. 16일과 17일 각각 시 ·도 지역(유치원 소재지 기준) 일반 모집 사전 접수가 진행된다. 이어 본 접수 기간은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이다. 추첨·발표일은 25일이고 일반모집 등록 기간은 26일부터 30일까지다. 접수는 처음학교로 PC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지고, 접수 결과와 선발 결과는 PC뿐 아니라 모바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희망 유치원 추첨에서 탈락하는 경우는 추가모집 기간을 활용해야 한다. 2월19일까지 진행되는 추가모집은 일반접수와 선발과 접수 방식이 다르게 진행된다. 대기번호는 모두 무효가 되고 선발 방식은 유치원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접수 방식도 유치원에 맡긴다. 유치원에 따라서는 현장 접수를 할 수도 있다. 추가모집 단계에선 학부모가 모집요강을 확인한 뒤 발품을 팔아야 하는 불편함이 생길 수 있으므로, 처음학교로 접수 기간을 활용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일각에서는 유치원 경쟁률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년 경쟁률을 밝혀 학부모들이 지원에 이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해 합격률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관계자는 “경쟁률이 공개되면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경우 수준이 떨어지는 유치원으로 인식되는 서열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교육당국도 서열화를 우려해 경쟁률 공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올해 처음학교로에서도 경쟁률을 확인할 수 없다.

  • 처음학교로 내 유치원 검색 화면 캡처.
    ▲ 처음학교로 내 유치원 검색 화면 캡처.

    유치원이 처음인 내 아이와 마찬가지로 학부모도 처음학교로를 사용하는 것은 첫 경험일 터. 학부모들의 주요 질문과 지원 시 주의점을 Q&A로 풀어봤다.

    Q. 희망 유치원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하나.
    A. 공인인증서를 활용해 회원가입을 한 뒤 지역별 유치원을 검색하면 지원 가능한 유치원 명단이 뜬다. 1~3희망까지 총 3개 유치원을 선택해 각 순위별로 한 곳씩 접수하면 된다. 추첨은 전산을 통해 무작위로 이뤄진다.

    Q. 중복 선발 제한으로 바뀌었다는 데 정확히 무슨 뜻인지.
    A. 말 그대로 여러 유치원에 중복으로 선발될 수 없다는 뜻이다. 1희망 유치원 추첨에서 뽑히면 2~3희망 유치원 추첨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1희망 유치원, 2희망 유치원, 3희망 각각으로 유치원 추첨과 선발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제까지는 1~3희망으로 접수하더라도 중복 선발이 가능했던 터라 등록할 수 있는 곳은 결국 1곳인데도 추첨에서는1~3희망 모두 붙어 다른 학부모의 기회를 뺏는 맹점이 있었다. 

    올해부터는 1→2→3희망 추첨을 거치며 모수가 계속 작아지는 형태라 추첨에서 탈락될 확률을 최소화했다. 추첨을 통해 선발되는 유치원 1곳, 등록할 수 있는 유치원 1곳이 됐다고 보면 쉽다. 이에 등록 포기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므로 학부모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Q. 희망 순위 별로 추첨이 진행된다는데. 자세한 예시를 들어준다면.
    A.  A학부모가 ☆유치원을 1희망, ★유치원을 2희망으로 접수했고 다른 B학부모는 ★유치원을 1희망,  ☆ 유치원을 2희망으로 접수했다고 치자.  각 유치원 입장에서 본다면 지원자 자체는 각각 A와 B 학부모로 같은 셈이다. 하지만 A학부모가 ☆유치원에 1지망으로 접수했으므로  B학부모에 비해서는 해당 유치원에 들어가기 유리하다.  희망 순위별로 각각의 입학 TO를 나눠놓은 것이 아니라서 1지망을 한 학부모들이 우선권을 갖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1희망에서 유치원 입학정원보다 많은 이들이 지원하면 2희망 추첨자들은 추첨 기회를 얻지 못한다. 따라서 학부모들은 가장 들어가기 원하는 유치원 순위대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희망한 유치원 추첨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
    A. 1희망 유치원 추첨에서 떨어지고 차순위 희망 유치원에 선발된 경우라면 학부모의 선택이 필요하다. 이 경우 1희망 대기 번호, 차순위 희망 등록권을 각각 가진 셈인데, 일반모집 등록기간(11월26~30일)에 차순위 유치원에 등록할지 또는  12월31일까지인 대기자 관리 기간 동안 1희망 유치원 등록 미달을 기다려 볼 지를 선택해야 한다. 다만 1희망 유치원 등록 미달을 기대해 이미 선발된 차순위 유치원에 등록하지 않으면, 선발권은 다음 대기자에게 넘어가므로 유념해야 한다.

    Q. 1~3희망 유치원 모두 떨어질 수도 있나.
    A. 중복 선발이 제한되긴 했지만, 결국 추첨 방식이라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 때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앞서 말한 것처럼 앞선 선발자의 등록포기를 기대해 대기자 선발을 기다리는 방법이다. 또 한 가지는 미달된 유치원이 진행하는 추가모집에 접수하는 것이다. 대기 번호는 12월 31일까지 유효한데 이후 추가모집을 진행하는 미달 유치원을 찾으면 된다. 단 대기자 선발에서 마지막 기회를 얻을 수 있으므로, 추가모집 유치원이 특별히 마음에 드는 곳이 아니라면 대기자 관리 기간까지는 기다려 보는 것도 좋다.

    Q. 대기 번호를 받은 상태에서 등록 가능한 순번이 됐을 때 등록 절차는?
    A. 대기자들의 등록 가능 기간은 3일이다. 등록 취소자가 나와 대기자가 선발됐을 경우에는 선발일 포함 3일 내에 해당 유치원에 등록해야 한다. 대기자 선발이 되면 이를 알리는 문자 메시지가 발송된다. 따라서 회원가입을 할 때 실제 연락을 받을 수 있는 연락처를 기재해야 한다.

    jinho2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