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는 처음이지?” 코로나 속 수능 ‘D-30’…바뀐 환경 대비해야
이진호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11.03 11:24

-칸막이 적응 필요…실제 시험지와 같은 사이즈로 연습
-수시ㆍ정시별 전략 달리 세워 ‘필승’ 영역 집중
-“실제 시험시간 80%만 활용해 연습, 본 수능 긴장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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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30일 앞으로 다가오며 딱 한 달이 남았다. 올 수능은 코로나19 사태 속 치러지는 수능이라 어느 때보다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마스크 착용과 책상 칸막이 설치 등 바뀐 시험장 환경 대비가 우선이다.

    수능을 한 달 앞둔 3일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올해는 코로나19로 바뀌는 시험장 환경을 염두에 두고 마무리 학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수능 시험장에서는 수험생들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따라서 수능 시험 당일 사용할 마스크 종류를 미리 정하고 평소에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소 KF80 등급 이상 마스크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능 당일에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별도 시험실에서 KF80 이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험을 봐야 하는 만큼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올 수능은 당초 계획보다 2주 미뤄진 12월3일 치러진다. 여느 수능 때보다 심한 한파가 우려되는 가운데 시험실에서는 온종일 난방기를 켤 가능성이 크다. 따뜻하고 건조한 환경이 예상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이 같은 상황에도 적응해야 한다.

    아울러 올 수능에서는 비말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책상 전면에 아크릴 칸막이가 설치된다. 임 대표는 “칸막이 설치로 시험지가 접혀지는 등 방해받을 수 있는 점을 염두에 두라”면서 “모의고사를 풀어 볼 때 실제 수능 시험지와 동일 크기의 문제지를 사용하는 등 방해 요인을 고려해 문제풀이 연습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학습환경의 변화도 피해야 한다.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모임과 방문은 피하고 최대한 동선을 줄여야 한다. 아침은 거르지 말되 배탈, 설사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음식 섭취는 지양하자.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카페 등 밖에서 공부하는 것은 가급적 자제하고, 누군가를 만날 때는 반드시 마스크 착용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자가격리 수준으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한 상태에서 공부하는 게 혹시 모를 감염을 피하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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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약 단원 면밀히 확인해야…시간활용 연습도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 무작정 문제풀이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우선 지금까지 치렀던 모의고사 문제를 분석하자.

    보충이 필요한 영역에서 ▲알고 맞춘 문제 ▲알고 틀린 문제 ▲모르고 맞춘 문제 ▲모르고 틀린 문제 등 4개 범주로 구분해보자. 이 가운데 계산을 실수하는 등 알고 틀린 문제나, 잘 몰랐지만 운 좋게 맞춘 문제를 찾아  부족한 개념을 확실하게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남은 기간에 EBS 교재 내용을 모두 외울 수도 없고 그 많은 내용을 요약할 수도 없다”면서 “자신이 평소 부족했던 내용을 정리하면서 EBS 연계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남은 기간 새로운 것보다는 이미 공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데 집중해야 한다. 특히 중위권 이하의 수험생들은 아는 문제라도 확실히 맞힐 수 있도록 새로운 교재를 들여다보기보다는 익숙한 교재를 가지고 학습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시에 집중한다면 수능 최저학력기준 달성에 필요한 등급 취득이 가능한 과목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단 정시까지 염두에 두는 경우라면 킬러 문항만 포기하는 등 과목 내에서 단원이나 문제유형별로도 포기할 부분은 포기하는 것도 전략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정시의 경우 대학마다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르므로 가려는 대학의 영역별 가중치를 고려해 비중이 높은 영역을 중점적으로 학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 영어 절대평가 실시 이후부터 인문계는 국어와 수학, 자연계는 수학과 과탐을 비중 있게 반영한다. 중위권 대학 중에는 특정 영역에 부여하는 가산점의 비율이 높은 대학도 많다. 이에 목표 대학이 수능을 어떤 방법으로 반영하는지 미리 체크해보라는 뜻이다.

    수능은 120%를 준비해야 실전에서 비로소 100%가 나오는 시험이라 할 만큼 많은 변수를 지닌다. 따라서 연습은 실전보다 어렵게 하는 게 좋다. 실제 시험 시간의 70~80%만을 활용해 문제 푸는 연습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처음에는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져 크게 당황할 수도 있지만, 연습을 꾸준히 하면 자연스럽게 시간을 적절히 배분해나가며 문제를 풀 수 있게 된다”며 “시험 당일 난이도에 상관없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데에서 오는 당황과 불안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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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섣부른 난이도 예단은 금물…평소 페이스 유지해야

    지난 6월과 9월 모의평가가 예상보다 어렵게 출제된 점을 감안할 때 ‘불수능’으로 출제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이만기 소장은 “평이하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난이도는 상대적인 것”이라며 “올해처럼 학습량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어렵게 느낄 수밖에 없어 수험생들은 다소 어려울 거라 가정하고 준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치우 소장도 “변별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수능이 예년에 비해 쉽게 출제된다고 예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무조건 쉬운 출제를 상정하고 마무리 학습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성적대별로 학습전략도 달리 짜야 한다. 모의고사 성적이 1~2등급 정도인 상위권 학생은 수능 문제에 최대한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위권 학생들은 문제풀이 감을 유지한다고 생각하고, 그동안 정리해둔 오답노트와 기출문제 등을 반복해서 살펴보는 게 좋다. 또한 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한 킬러 문항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하자.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왜 어려운지, 해당 문제를 풀 때 부족한 점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그간 풀어온 기출문제와 관련시켜 정리하는 학습요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4등급 중위권 학생은 자신이 풀었던 교재의 분석을 통해 취약점을 파악해야 한다. 중위권 학생들은 개념을 어설프게 알고 문제를 푸는 경우가 있어 비슷한 개념과 유형을 반복적으로 틀리는 경우가 많다. 기존 교재나 기출문제를 분석하면서 답인 이유와 답이 아닌 이유를 확실히 설명할 수 있도록 공부하자.

    하위권도 포기하기는 이르다. 우 소장은 “5등급 이하의 수험생들은 미리 포기하는 마음을 갖지 않길 바란다”며 “재수를 해 다음 수능을 준비하겠다는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수능 15일 전까지는 개념정리, 당일까지는 기출문제 풀기 같은 간단한 방식의 계획이라도 세우고 실천해보라는 게 우 소장의 조언이다.

    그는 “한 달 동안 마무리 학습에 최대한 집중한다면 자신감이 생겨 수능 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실수로 틀리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한 만큼, 오답노트 속 문제들은 완벽히 소화하고 긍정적 마인드로 시험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jinho2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