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디지털시대, 취업 성공을 위한 핵심 키워드
기사입력 2020.10.27 09:42
  • 이전 칼럼들에서는 창업을 해야 하는 이유와 창업에 성공하는 인재들에게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서 얘기해봤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창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50년, 100년 후에도 여전히 ‘취준생’은 있을 것이고 안정적인 직장은 그 나름의 장점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취업 성공을 위한 키 포인트를 정리해봤다.  필자의 경우 글로벌 IT 회사, 국내 대기업, 스타트업, PE/VC 등에서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이 상당히 많았다. 같이 일도 해보고 직접 사람을 뽑아보면서 몇 가지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고, 기회가 된다면 훗날 취업을 준비할 우리 아이들에게 꼭 전달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인만의 ‘스토리(story)’를 만들어라. 면접을 해보면 기계적인 답변들이 많다. 질문에 대한 답이 거의 다 비슷비슷하고 과거 인턴십 경험부터 학교 동아리 활동까지 차이점이 별로 없다. 시험성적, 학점 등도 이미 상향 평준화가 되어있어서 고득점자들을 봐도 큰 감흥이 없다. 그래서 인터뷰를 하다 보면 금방 지친다. 그러다 중간중간 눈에 띄는 친구들이 있는데 바로 ‘재밌는’ 스토리를 가진 지원자들이다. 책을 출판한 친구, 뉴욕에서 비영리 단체를 운영한 친구, 퇴직금으로 1년간 아프리카 여행을 한 친구들의 면접 내용은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난다.

    둘째, 기본에 충실하자. 학생들의 이력서를 받아보면 놀랍게도 사소한 실수를 하는 친구들이 많다. 예컨대, 학교명을 잘못 쓰던지 맞춤법을 틀리는 경우가 있다. 이력서에는 이런 작은 오류도 있어서는 안된다. 10번, 20번 다시 확인하고 가장 완성도 높은 서류를 보내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속도’다. 모든 것들이 빠르다. ‘여유’와 ‘공백’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일까? 최근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보면 디테일에 약한 경우가 많다. 오탈자도 컴퓨터가 알아서 잡아주니 이런 부분들에 더 둔감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디지털시대건 아날로그시대건 기본은 늘 중요하다. 이는 어찌 보면 ‘애티튜드(태도)’의 문제인데 필자의 경험상 이런 본질적인 것들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면접을 진행하는 대다수의 담당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기본은 말그대로 ‘기본’이다.

    셋째, ‘컴퓨터의 언어’를 배워라. 앞으로 세상은 더 빠르게 디지털화 될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코딩은 영어와 같은 존재다. 영어는 이제 당연히 잘 해야 하는 것이고, 거기에 더해 코딩이라는 컴퓨터의 언어를 습득해야 한다. 모두가 개발자가 되라는 뜻이 아니다. 다만, 개발자들과 컴퓨터의 언어를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은 있어야 한다. 물론 코딩을 개발자 수준으로 한다면 몸값이 퀀텀 점프할 확률이 높겠지만, 그렇지 않고 기본만 해도 우리 아이들의 선택 폭이 크게 넓어진다. 금융·바이오와 같은 전통적인 산업에서도 디지털 역량을 요구한다. 특정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디지털 전문성을 모두 갖춘 ‘융합형’ 인재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어려서부터 코딩을 조금씩이라도 배우는 것을 추천한다. 대학에서는 복수전공 혹은 부전공으로 컴퓨터공학(Computer Science)은 꼭 하는 것이 좋다. 코딩은 디지털 시대 취업 성공을 위한 핵심 키워드다.

    넷째, ‘덕후’가 되자. 디지털 시대에는 AI와 로봇이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사무 업무를 잘하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의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대신,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인재가 ‘일당백’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이미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필자의 지인 중 한 명은 누구나 인정하는 ‘화장품 덕후’였다. 신상품을 꼭 사용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었고, 사용 후에는 본인의 뷰티 블로그를 통해 후기를 남겼다. 블로그가 입소문이 나자 뷰티 업체들은 필자의 지인을 품평회에 초대하고 사용 후기 작성을 부탁하기도 했다. 결국 학부 졸업 후에 국내 유통 대기업에 입사까지 하게 되었다. 덕업 일치를 통해 취업까지 성공하는 사례들은 앞으로 더욱더 많아 질 것이다. 필자 역시 덕후들을 존중한다. 덕후들은 사소한 분야일지라도 집요하게 파고 들어 A-Z까지 철저하게 파악한다. 집념은 전문성을 만든다. 무엇인가에 과몰입한 경험은 업무에서도 분명 빛을 발할 수 밖에 없다.

    취업은 늘 큰 숙제 같은 느낌이다. 우리 아이들의 시대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왕 할 거면 잘하는 게 좋다. 모든 문제에는 해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