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해외 大 학위 취득… 글로벌 명문대 5곳, 한 캠퍼스에 모였다
이진호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10.19 08:43

인천글로벌캠퍼스

  • 인천글로벌캠퍼스는 외국 유학을 떠나지 않아도 국내에서 외국 명문대 졸업장을 받을 수 있는 외국 대학 공동 캠퍼스다. / 인천글로벌캠퍼스 제공
    ▲ 인천글로벌캠퍼스는 외국 유학을 떠나지 않아도 국내에서 외국 명문대 졸업장을 받을 수 있는 외국 대학 공동 캠퍼스다. / 인천글로벌캠퍼스 제공
    올해 초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인의 일상이 위협받게 됐다. 특히 교육계가 받은 타격은 컸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원격 수업 전환이나, 고국으로 귀국하는 외국 유학생 수 증가 등으로 대학들은 고충을 겪었다. 그러나 반대로 K-방역 효과 덕택에 외국의 명문대가 입주해 있는 인천글로벌캠퍼스(IGC·Incheon Global Campus)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천글로벌캠퍼스를 통하면 해외 유학보다 안전한 조건에서 외국 명문대 졸업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최초 외국 대학 공동 캠퍼스… 학사 운영 본교에서 직접 관리

    인천 송도에 있는 인천글로벌캠퍼스는 2012년 중앙정부와 인천광역시가 함께 뜻을 모아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 대학 공동 캠퍼스다. 현재 1단계 사업이 완료돼 한국뉴욕주립대학교(SUNY Korea)의 스토니브룩대와 패션기술대(FIT), 한국조지메이슨대(George Mason University Korea), 겐트대 글로벌캠퍼스(Ghent University Global Campus), 유타대 아시아캠퍼스(The University of Utah Asia Campus)가 입주해 있다. 입주한 모든 대학이 본교 학위 및 본교 교육과정을 제공하며, 분교 형태가 아닌 독립적인 확장 캠퍼스 또는 글로벌 캠퍼스 형태로 운영돼 입학 및 졸업 사정, 학위 수여 등의 학사 운영을 본교에서 직접 관리한다. 수업도 전 과목 영어로 진행된다.

    인천글로벌캠퍼스 재학생들은 공동 캠퍼스에서 생활하면서 다른 대학 소속 학생들과 교류하고, 공동 행사에 참여하며 인천국제캠퍼스 동문이라는 더 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또한 인천에서 3년, 해외에 있는 본교에서 1년 또는 1학기 동안 공부하며 본교 학생들과 같은 수업은 물론, 해당 본교의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인천글로벌캠퍼스는 이 같은 장점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운영 첫해 47명에 불과했던 학생 수가 현재 3100명가량으로 70배 가까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인천글로벌캠퍼스는 각 입주 대학과 함께 각종 홍보 노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입주 대학들도 본교와의 학생 교류나 장학금 제도 신설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인천글로벌캠퍼스 관계자는 “캠퍼스에 입주한 대학들은 모두 세계적인 명문대”라며 “정원을 무조건 채우기보다 본교 차원의 엄격한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해 우수한 인재로 길러내는 것에 더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본교와 동일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본교 명의의 학위를 수여하므로, 직접 외국으로 나가지 않고도 해외 유학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미국 공립대로 유학을 갈 경우 연간 5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인천글로벌캠퍼스에서는 학비와 기숙사 비용을 합해 약 2800만원 수준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 유학을 간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인천글로벌캠퍼스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학함으로써 국가적으로는 연간 1400억원 이상의 유학 수지 개선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천글로벌캠퍼스에 따르면 캠퍼스 내 학생, 교수 및 교직원, 입주기관 등 유동인구의 소비를 통해 일일 4000만원가량의 경제유발 효과를 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캠퍼스가 위치한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여건 개선 및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효과도 상당하다. 지난해에는 재학생들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으며, 연말에는 임직원들이 관내 노인복지시설을 방문해 후원금을 전달하며 지역공동체 형성에 이바지했다.
  • ◇'산학협력' 길 열려… 스탠퍼드大 연구소 입주

    전망도 밝다. 이제까지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입주한 대학들은 학문적 우수성이 인정된 외국 대학의 확장 캠퍼스임에도 불구하고, 규제로 인해 산학협력 활동을 펼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대학을 산업교육기관에 포함하는 내용의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며 산학협력의 발판이 마련됐다. 이를 통해 인천글로벌캠퍼스는 산업에 필요한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산업 발전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개발·보급·사업화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도 이바지할 계획이다. 캠퍼스가 위치한 인천시는 이미 인공지능(AI) 관련 인프라를 충분히 갖췄을 뿐더러, AI 전문기업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인천을 인공지능 산업의 거점도시로 조성하는 ‘AI 플레이그라운드(Playgound) 인천’ 사업 추진과 맞물려 입주 대학들의 산학협력도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부설 스마트시티 연구소도 올해 안으로 인천글로벌캠퍼스 내에 문을 열 예정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해 12월 스탠퍼드대와 연구소 설립에 대한 입주·지원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연구소는 스마트시티 기술과 도시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며, 입주 대학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상호 교류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백기훈 인천글로벌캠퍼스 운영재단 대표이사는 “캠퍼스가 위치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총 15개의 국제기구, 800여 개의 글로벌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의 바이오클러스터, 복합리조트단지 등 글로벌 산학협력 자원이 풍부한 입지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천글로벌캠퍼스가 우수한 인재들을 배출하게 되면 인천 송도는 세계적인 산학협력의 결실을 꽃피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K-방역으로 코로나19 대응에도 힘써

    인천글로벌캠퍼스 운영재단은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올해 초부터 대학 총장단과 10차례가 넘는 회의를 개최하고 선제적 대응에 힘을 기울여왔다. 이를 통해 입주 대학들은 봄학기 전체를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면서도, 교육적 효과를 위해 실험이 필요한 수업 등은 대면 방식 수업을 추진했다. 이 밖에도 건물 방문자 모니터링, 외국에서 입국한 교수와 학생들의 철저한 자가 격리 시행 등을 통해 K-방역의 모범적인 예시를 구현한 바 있다. 그 결과 재학생 수는 지난해 가을학기 기준 총 2799명(충원율 64.9%)이었던 것에서 올 가을학기에는 3132명(충원율 70.3%)으로 증가했다.

    한편 인천글로벌캠퍼스는 제도적 제약으로 인해 활동에 제한을 받고 있다. 현재 평생교육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는 학교는 ‘초·중등교육법’ 및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로 한정된다. 이로 인해 외국 교육기관의 경우 평생교육 실시를 통한 지역사회 기여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게 재단의 입장이다. 인천글로벌캠퍼스에서 평생교육 실시가 가능해지면 각 학교의 특색을 극대화한 다양한 사업들을 창의적으로 도입하고 시도할 수 있다. 아울러 지역사회 참여도를 높이고 교육의 다양성 및 대외 경쟁력 확보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백 대표이사는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방역 모범 국가로 꼽힌 것에 비춰볼 때 인천글로벌캠퍼스의 면학 조건은 외국으로 유학을 가는 것보다 매우 안전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입주 대학들과 함께 정부의 방역 지침을 따르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학생들이 학업권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