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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 접수 인원 현황에서 과탐 선택 인원은 211,427명으로 전년대비 20,843명 감소했다. 수험생 감소로 수시 모집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 예상하기 쉬우나 수시 접수 마감 결과, 자연계열 최상위권에서는 작년과 비교하여 모집인원이 39명 감소했음에도 지원은 7,989명 증가했다. 서울대 지원자만 269명 줄어 소폭 감소했고, 그 외 자연계열 최상위권 지원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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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는 전년도 학교추천I, II 전형을 통합한 학교추천 전형과 일반전형인 학업우수형 전형의 자연계열 지원자 수는 감소했지만, 신설한 계열적합형 전형에 지원이 몰리면서 전체 자연계열 지원은 929명 증가했다. 계열적합형 전형은 올해 특기자 전형을 축소하면서 신설한 종합전형이다. 자연계열 계열적합형 전형은 모집 인원이 전년도 특기자전형보다 83명 많고,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으며, 종합전형 간 중복 지원도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에 학교추천 또는 학업우수형 전형에 지원한 일반계고 수험생들 중 전공적합성이 높은 경우 계열적합형 전형에도 중복지원 하면서 지원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특기자전형과 달리 활동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기에 일반계고 수험생들이 지원하는데 부담이 덜했을 것이다.
서울대 자연계열 지역균형선발 지원은 153명 증가했고, 일반전형 지원자는 422명 감소했다. 지역균형선발 전형은 수능최저기준을 지난해 3개 영역 각각 2등급에서 올해 3등급으로 완화하면서 지원이 증가했다. 일반전형의 지원 감소는 수험생 감소와 함께 코로나 여파로 수능 대비에 어려움까지 더해지면서 정시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고, 이 영향으로 과감하게 지원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에서 올해 신설한 계열적합형 전형과 모집인원이 증가한 연세대 면접형, 활동우수형 전형으로 지원이 분산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연세대 자연계열 모집 인원은 36명 줄었지만 지원자는 2,371명 증가했다. 그 중 논술전형 지원자가 1,742명 늘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논술 일정을 수능 전에서 수능 후로 변경했기 때문으로 수능 성적에 따라 논술 응시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에 모평 성적 우수자들의 지원도 몰렸을 것이다. 또, 논술 일정을 평일로 하여 타 대학 논술 일정과도 겹치지 않기에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의,치대 및 타 대학 논술전형과 중복지원 하는데 문제될 것이 없었다는 점도 지원 증가의 원인으로 보인다.
의예과 지원은 전년대비 4,033명이나 증가했다. 종합전형 지원이 2,247명 증가로 가장 많았고, 교과전형 지원도 2,031명 늘었다. 종합전형은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의대에서 더 많이 늘었고, 교과전형은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한 대학 위주로 지원이 증가했다. 고교별 학생 수 감소로 교과성적을 잘 유지한 수험생들이라면 종합전형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으로 수능 부담까지 없는 수능최저 미적용 종합전형 위주로 지원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교과 성적이 다소 불리하다고 판단한 수험생들은 비교적 높은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는 교과 전형 위주로 지원하면서 수능최저기준의 변수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논술전형은 부산대와 이화여대의 폐지로 모집인원은 49명 감소했지만, 지원자는 33,339명으로 지난해보다 143명 증가했다. 내신이나 비교과 역량이 부족한 경우 수시에서는 논술전형 외에 대안이 없기 때문으로 이들 대다수가 정시까지 염두한 수험생들로 올해는 정시에서도 의예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짐작된다.
치의예과의 수시 모집의 경우도 지원자가 925명 늘었다. 모집인원이 많은 종합전형에서 554명 증가로 가장 많이 늘었는데, 의예과와 달리 치의예과는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에서 349명 증가로 더 많았다. 단,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치의예과 모집이 경희대, 서울대 일반전형, 연세대로 서울권 뿐이기에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섣불리 지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경희대, 서울대, 연세대 치의예과 지원자는 전년대비 205명 증가로 많은 인원이 지원했다. 다음으로 논술전형에서 366명 늘었는데, 경희대가 논술 일정을 평일로 변경하여 타 의,치대 논술 일정과 겹치지 않으면서 지원자가 크게 증가했다. 교과전형 지원이 98명 증가로 가장 적었는데, 이는 치의예과 교과전형의 수능최저기준이 의예과와 동일하게 높거나 반대로 낮게 적용했기 때문으로 수능최저기준이 높은 경우 의예과로 지원하거나, 낮은 경우 교과성적의 불리함을 만회할 수 없어 지원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올해 자연계열 최상위권의 수시는 공격적으로 지원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내년도 약대 선발 및 정시 모집 확대로 재도전에 대한 부담이 덜 한 상황에서 코로나사태로 빚어진 비대면 면접, 전형일정 변경 등 급변한 입시변화가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들에게는 불안감보다는 기대심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진학사 허철의 '데이터로 보는 대입'] 2021학년도 최상위권 자연계열 수시 지원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