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초중고생 미디어 이용 급증… 대책 마련 나선 정부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8.28 11:46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가짜뉴스 확산 등 문제 대두
-진단조사 결과 과의존 위험군 학생 전년 대비 약 11% 증가
-학교서 ‘팩트체크 교육’ 확대… 미디어교육 플랫폼 구축

  • 코로나19 장기화로 초중고생의 비대면 생활이 급증하면서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과 가짜뉴스 확산 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가 각종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수업 대신 원격수업이 이뤄지면서 초중고생이 외출하지 않고 가정에 머무르는 시간이 크게 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중고생의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2020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생 133만여명 중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 중 하나 이상 과의존 위험군에 해당하는 학생은 22만 8120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약 10.6%가 증가한 숫자다.

    과의존 위험군 학생은 전 학교급에 걸쳐 증가하는 추세다. 초등학생은 전년 대비 9430명이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학교급별로 ▲중학생 8만4462명 ▲고등학생 7만7884명 ▲초등학생 6만5774명 순이다.

    성별로는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이 늘었다. 초등학생의 과의존 위험군은 남학생에게서 더 많이 나타났지만, 중·고등학생의 과의존 위험군은 여학생이 더 많았다.

    여성가족부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해 과의존 위험군인 학생들에게 개인별 과의존 수준을 반영한 ▲상담 ▲병원치료 ▲기숙치유프로그램 등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과의존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주의사용자군’ 학생은 학교별 집단상담 지원을 통해 올바른 이용습관과 사용조절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위험사용자군’은 개인별 상담뿐만 아니라 우울증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검사를 통해 병원치료를 지원해 과의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초중고생의 인터넷·스마트폰 이용 증가에 따른 역기능도 여러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가짜뉴스’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학교 현장에 혼란이 가중되면서 이를 악용하는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에는 유튜브 개인방송을 통해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뉴스를 퍼뜨린 10대 청소년이 경찰에게 붙잡히기도 했다.

    정부는 학교 미디어교육을 통해 초중고생 디지털 미디어 소통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앞서 정부가 실시해온 학교 미디어교육 대상 학교는 1만418곳으로, 전국 학교의 44.5%에 불과하다. 뉴스 활용 교육(NIE)에 참여한 학생들은 53.1%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우선 학교 미디어교육에서 팩트체크(Factcheck) 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허위조작정보 판별역량을 기르고 정보를 비판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학교 미디어교육을 오는 2025년까지 1만5000여개 학교에 지원한다. 학교에 제공되는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팩트체크 체험’ 중심으로 개편해 청소년의 허위조작정보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에는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학교 미디어 교육을 비대면 시대를 맞아 교육에서 온·오프라인 교육으로 전환한다. 내년부터 실시간 양방향형·콘텐츠형·과제 제공형 등 온라인 중심 또는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새로운 미디어교육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지역과 학교 간 미디어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학생이 주도적으로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학교미디어교육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놀이와 체험을 통해 인터넷 윤리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인터넷윤리체험관’을 11월 서울 북부 지역에 추가로 개관하며, 온라인을 통한 ‘사이버윤리체험관’도 새롭게 구축한다.

    미디어교육 관련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미디어교육 플랫폼’도 구축할 방침이다. 학습자·교수자·운영자의 활동을 지원·관리하는 이러닝 시스템과 교육콘텐츠 등을 통합한 형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의 학습 이력을 기록·관리하는 시스템을 통해 수준별 AI 기반 맞춤형 미디어교육 추천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초중고교에 관련 교과나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 학습자료도 지원한다. 국어 교과에서는 ‘비판적 읽기’ ‘매체 자료를 활용해 표현하기’를, 정보 교과에서는 ‘개인정보와 저작권’ ‘알고리즘’ 등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는 식이다. 초상권·저작권·개인정보보호·디지털정보 관리 등 학교 정보윤리교육 매뉴얼도 내년까지 새롭게 제작해 보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