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평가, 영어에서 '코로나19' 영향 학력격차 나타나
이진호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7.09 11:17

-영어 1등급 비율 늘고 중위권 줄어
-"대입전형 면밀히 확인해 지원전략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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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8일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결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상위권과 중위권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9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등교수업 일수가 줄면서 상위권과 중위권의 격차가 벌어졌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에서 상위권인 1등급 학생 비율은 8.7%로 지난해 수능(7.4%)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중위권으로 분류되는 2∼4등급 학생 비율은 모두 감소했다.

    상대평가의 경우 1등급 4%, 2등급 11% 등 등급별 비율이 고정돼 있어 상위권과 중위권 격차를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영어는 원점수가 90점 이상이면 1등급, 80점 이상이면 2등급 등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점수에 따라 등급이 매겨져 등급별 비율이 달라지는 현상으로 격차를 확인할 수 있다.

    1등급이 늘어난 것과 반대로 영어 2등급 학생 비율은 12.1%, 3등급 비율 16.7%, 4등급 비율 16.0%로 모두 전년 수능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수능 때 2~4등급 비율은 각각 16.2%, 21.9%, 18.5%였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코로나19로 원격수업 등이 진행된 상황에서 중하위권 학생들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주요한 배경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영어에서 시작된 학력격차가 다른 과목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난이도 자체는 평이했다. 국어와 수학 나형은 전년도 수능보다 쉽게 나왔고, 수학 가형은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경향이 있지만, 성적 분포도를 보면 큰 혼란은 없었다.

    국어영역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에서 139점으로 하락하고, 만점자 비율은 0.16%에서 0.32%로 증가했다.

    수학 가형은 전년도 수능에서 0.58%였던 만점자 비율이 이번 6월 모평에서는 절반 이하인 0.21%로 떨어졌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134점에서 143점으로 대폭 상승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원점수와 평균점수 차이를 보여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우면 평균점수가 내려가 표준점수가 상승한다.

    수학 나형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으로 지난해 수능(149점)보다 9점 내려갔다. 만점자 비율(1.21%, 2904명)도 1.0%를 넘어 다소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 나형의 만점자 비율은 0.21%(661명)였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했을 때 6월 모의평가 수학 가형은 어렵게, 나형은 쉽게 출제돼 수학 가형의 변별력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대학 입학전형 면밀하게 확인”…등급대별로 다르게 학습전략 짜야

    코로나19로 특수한 입시 상황에 놓인 만큼 이에 대응하는 대학들의 입학전형을 면밀히 확인하라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만기 소장은 “6월 모평을 통해 예측한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정시 지원 대학을 고려한 수시 지원 학교의 하한선을 정해놓고 유리한 전형 유형 등을 판단해야 한다”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학별로 수능 최저기준 완화, 비교과 반영 축소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추후 변경 가능성이 있기에 지원 대학의 최종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적대별로도 공부 전략을 다르게 짜야 한다. 1~2등급 학생이라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더라도 자기소개서 등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 실제 수능 성적은 떨어질 수 있다”며 “꾸준히 일정 시간을 수능 공부에 배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소장은 3~4등급 학생에 대해서는 “국어영역의 경우 본인의 취약점을 살펴 해당 부분의 문제를 집중 풀이하고 이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수학이 3~4등급이라면 반복적인 문제 풀이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5~6등급 학생들은 목표하는 대학이나 등급을 먼저 설정하고 기본적인 개념 습득에 매진하라는 게 우 소장의 조언이다. 그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내 성적을 올리기 쉬운 것은 탐구 영역일 것”이라며 “먼저 탐구 영역에 초점을 맞춰 기본적인 개념 암기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9월 모의평가는 오는 9월 16일 실시된다. 신청 접수는 이달 13∼23일 이뤄진다. 재학생은 재학 중인 고교에서, 졸업생은 출신 고교 또는 학원에서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