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유치원 집단 식중독에 학부모 불안감 ↑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6.26 11:20

-안산 유치원서 집단 식중독 사고 발생
-14명 용혈성요독증후군 의심 증세 보여
-부모들 “사립유치원 급식 감독 강화해야”

  • 경기 안산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이른바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 의심 환자가 다수 나오면서 사립유치원에 대한 급식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경기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안산 상록구 A유치원 식중독 사태로 원아 19명과 가족 3명 등 모두 22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입원 환자 중 14명은 햄버거병 증상까지 보이고 있다. 햄버거병은 주로 설익은 고기나 오염된 음식 등을 먹었을 때 걸리며 설사와 구토, 복통, 경련 등을 야기한다.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1980년대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은 사람들이 집단 감염되면서 이러한 별칭이 붙었다.

    안산시청은 역학조사에 한창이다. A유치원에 다니는 원아 184명과 교직원 18명 등 202명의 검체를 채취해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며 가족 58명과 식재료납품업체 직원 3명 등 모두 84명의 관련자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는 역학조사를 통해 해당 유치원의 음식 6건이 제대로 보관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궁중떡볶이와 우엉채조림, 아욱 된장국 등이다. 시는 A 유치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추가로 적발되는 위법 사항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더불어 안산 내 또다른 유치원에서도 원아 8명과 교사 한 명이 노로바이러스로 의심되는 식중독 증상을 호소해 유증상자에 대한 검체조사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식중독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는 아이들과 학부모들께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아이들이 속히 치료를 받고 회복할 수 있도록 지역 교육지원청과 본청에서 치료비 등 후속 조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유치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조사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힐 것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제반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식중독 사고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자 학부모들은 사립유치원의 급식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충남 천안에서 5살 된 딸을 키우는 박모(34)씨는 “평소 얼마나 안일하게 급식을 관리했으면 이런 일이 생기나 싶다”면서 “다른 곳에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철저하게 사립유치원 급식 위생을 점검하고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법적인 장치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