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개원, 교육 이슈 갈 길 멀다
이재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6.05 15:06

-추경안 심사 시급 … 대학 등록금 예산 이슈 될 듯
-‘위원회 구성도 전인데…’ 교육시민단체 요구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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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진통 끝에 21대 국회가 개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교육계의 위기가 가중되며 국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21대 국회가 풀어야 할 현안을 짚어봤다. 

    ◇ 학교 와이파이 구축 등 교육추경, 국회 심사만 남겨

    우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정부가 발의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다. 35조3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로, 역대 정부가 추진한 추경 가운데 최대 규모다. 코로나19로 침체한 국내 경제를 활성화하고 디지털 뉴딜을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교육분야 예산은 도리어 깎였다. 당초 본예산에서 72조6000억원을 배정받았던 교육예산은 1차 추경 당시 72억9000억원으로 증액됐다가, 2차 추경에선 1000억원이 깎였다. 이번 3차 추경안에서도 감액이 이어져 70조6000억원이 배정됐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액이 컸다. 코로나19로 인해 내국세 수입이 줄 것으로 전망돼 교부금이 감소했다. 

    교육부는 이렇게 편성한 예산으로 2학기 원격수업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국 약 20만개 교실에 고성능 와이파이(Wifi)망을 구축하는데 1481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이는 전국 모든 초중고교의 일반교실에 와이파이망을 구축할 수 있는 규모다. 내용연수를 초과한 노트북 20만대를 교체하고 디지털교과서 시범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학생 24만명에게 태블릿PC를 지원하는데 1014억원을 투입한다. 

    초중고교가 온라인 개학하며 긴급히 구축한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 등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의 기능을 개선하고 나아가 민간 에듀테크 산업계의 플랫폼 진출을 지원할 예산도 25억원 편성했다. 권지영 교육부 이러닝과장은 “공공 LMS 플랫폼에 화상강의 기능을 탑재하고, 민간 에듀테크 산업계가 에듀테크 서비스나 솔루션을 함께 학교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노력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또 39개 국립대의 노후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등을 전면 교체하고, 10개 권역별 미래교육센터와 원격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하는데 각각 352억원, 161억원을 편성했다. 대학의 원격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정비 차원이다. 

    국회는 이처럼 정부가 발의한 추경안에 대한 심사를 조만간 할 전망이다. 정부는 6월 중순까지 심사를 마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 여론 등 업은 등록금 논란 커질 듯

    또 다른 이슈는 여론의 지지가 몰리는 대학의 등록금 문제다. 대학이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교육의 질이 현격히 낮아져 1학기 등록금 일부를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학생단체를 중심으로 커졌다. 

    당초 대학당국은 등록금 환불 대신 정부가 대학에 지원하는 사업비의 일부를 특별 장학금으로 편성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으나 사업의 목적과 거리감이 커 무산됐다. 

    이번 추경안에도 대학생의 요구를 수용하거나 검토한 예산은 찾아보기 어렵다. 추경안 발표에 앞서 대학 관계자와 교육부 등은 이번 추경에 대학 등록금 반환 관련 예산은 반영이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학생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등록금 반환 등 조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정의당은 5일 대학생 단체와 등록금 반환 관련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양당도 대학생의 등록금 환불이나 장학금 지급 등 예산을 이번 추경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실제 국회에서 추경안을 심사하면, 이와 관련한 주장이 제기될 여지가 크다. 

    ◇ 교총 ‘선거법 개정’ 전교조 ‘법외노조’ 등 현안

    추경안 심사 국면이 지나면 각 교육단체가 요구한 현안들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주장한 18세 학생 선거권 관련 공직선거법 보완 입법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요구한 전교조의 법외노조 철회 요구 등이다. 

    전교조는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OECD 평균에 비해 많은 법정 수업시수·수업일수 감축 ▲대학까지 무상교육 확대 ▲무상의료 통한 학생 건강권 보장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등을 요구했다. 

    이보다 앞서 한국교총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9월 신학년제 논의기구 설립 ▲청와대 교육수석비서관직 부활 ▲공직선거법 보완 입법 ▲교육복지기본법·임금차별금지법 제·개정 등을 촉구했다. 

    ◇ 원구성 협상 난항  교육위 경쟁 몰릴 듯

    이처럼 교육 관련 현안이 산적하지만, 실제 국회가 제때 기능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5일 본회의를 열고 개원을 했으나, 통합당 등 야당의 반발 속에 강행한 ‘반쪽짜리’ 개원이기 때문이다. 여야는 국회의 18개 상임위원회에 대한 배분과 위원 구성 등을 놓고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해 상임위를 개최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교육위는 국민의 큰 관심을 받는 분야를 다루다 보니 항상 의원의 지원이 몰렸던 상임위다. 올해도 이미 강득구, 권인숙, 서동용, 유기홍,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위를 지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유 의원은 17대와 19대에서 교육위를 담당한 바 있다. 

    통합당에선 곽상도, 정경희 의원이 1지망으로 교육위를 적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곽 의원은 20대 국회에서도 교육위원을 지냈다. 이 밖에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도 교육위를 지망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