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우리 아이만 체험학습 신청? 왕따 걱정에 학교 보내요”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2020.06.0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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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학습 목적 체험학습도 출석으로 인정
-부모 “자녀 교우 관계 우려돼 신청 망설여”
-코로나19 재확산 대비해 아껴두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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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교실로 향하고 있다./조선일보DB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해도 될까 고민입니다.”

최근 학부모 커뮤니티에 잇따르는 글이다. 정부는 등교 수업 이후 가정학습을 목적으로 체험학습을 신청하면 출석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 꺼리는 학부모들이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체험학습 허용 기간은 교육청별로 다르지만 보통 한 달 안팎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체험학습을 맘 편히 신청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추후 아이의 학교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걱정하는 부분은 교우 관계다. 대전에서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키우는 김진경씨는 “등교 전 담임 선생님께 전화해보니 반에서 우리 아이만 체험학습을 신청했다고 했다”며 “나중에 학교에 갔을 때 이미 친해진 친구들 틈에 끼지 못하면 어쩌나 싶어 등교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학교에 보내고는 있지만, 온종일 신경 쓰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장모(33)씨는 “같은 반에서 학교에 나오지 않는 아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면서 “체험학습을 신청해놓고도 교사와 주변 학부모들에게 ‘유난스러운 부모’로 낙인찍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험학습을 추가로 신청해야 할지 밤낮으로 고민한다”고 했다.

수업 진도도 문제다. 체험학습 기간 학부모들은 교사에게 받은 진도 계획표를 토대로 자녀에게 공부를 시키지만, 전 과목을 어떤 식으로 공부시켜야 할지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체험학습을 신청한 학부모들끼리 학년, 과목별 도움될만한 동영상 링크를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대비해 체험학습을 아껴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앞서 지난 4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겨울철 바이러스가 생기기 좋은 환경이 돼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2차 대유행 발생을 염두에 두고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 물량을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와 관련한 글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체험학습은 2학기에도 필요할 수 있으니 올해 1학기 만이라도 체험학습과 별개로 가정에서 자녀의 등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체험학습 일수를 기존보다 늘려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각 시·도교육청에서 일정 범위를 정해주고 그 안에서 학교장이 체험학습 일수를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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