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목걸이에 크로스백 필수? 코로나19로 달라진 ‘개학 준비물’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6.01 10:06

-운동화 끈, 마스크 연결해 목걸이 제작
-마스크 오염·분실 방지 효과 높아 인기
-수저통·생수 넣을 크로스백도 필수품

  •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등교 수업을 시작한 지난달 27일, 세륜초 학생들이 학교 준비물 등을 든 채 학교로 들어서고 있다./조선일보DB
    ▲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등교 수업을 시작한 지난달 27일, 세륜초 학생들이 학교 준비물 등을 든 채 학교로 들어서고 있다./조선일보DB
    학부모 김모(40)씨는 최근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의 개학을 앞두고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온라인 쇼핑몰을 뒤져가며 덴탈 마스크는 물론 손소독제, 물티슈, 물비누, 일회용 생수 등을 사야했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잃어버리거나 다른 친구와 바꿔 끼는 일을 막기 위해 ‘마스크 목걸이’도 만들었다. 김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이전보다 챙겨야 할 개학 준비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오는 3일과 8일 초·중·고교생이 추가 등교를 한다. 다섯 차례 연기 끝에 학생들을 맞는 학교 모습은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 방역을 위해 급식실에는 칸막이가 설치됐고 학생들이 즐겨 찾던 공용식수대도 폐쇄됐다. 덩달아 학교생활에 필요한 준비물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본적으로 챙겨야 하는 ‘방역용품 3종 세트’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 물티슈 등이다.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의 경우 마스크에 한 가지 변화를 더했다. 명찰이나 안경줄, 휴대전화 줄, 운동화 끈, 군번줄 등을 마스크 끈(귀에 거는 부분)과 연결해 일명 ‘마스크 목걸이’를 만드는 것이다. 목에 계속 걸고 다닐 수 있어 물을 마시거나 밥을 먹을 때도 땅에 떨어뜨릴 염려가 없다.

    분실을 줄여줘 마스크 구입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학년 아들 셋을 키우는 장유미(33·경남)씨는 “이전에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아무 데나 벗어두고 어딨는지 찾지 못해 하루에 두 번씩 새 마스크를 끼곤 했다”며 “목걸이를 만들고 나서는 그럴 일이 없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도 밥 먹고 나서 바로 마스크를 쓸 수 있어 편하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마스크 목걸이를 갖고 다니는 학생이 늘면서 줄에 자수로 자녀 이름을 새기거나 비즈공예 재료, 구슬 등으로 차별성을 더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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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사이에 인기를 끄는 ‘마스크 목걸이’. 명찰이나 안경줄 등과 마스크를 연결해 완성한다. 마스크 목걸이용 지퍼백을 따로 파는 곳도 있다./하지수 기자
    ▲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사이에 인기를 끄는 ‘마스크 목걸이’. 명찰이나 안경줄 등과 마스크를 연결해 완성한다. 마스크 목걸이용 지퍼백을 따로 파는 곳도 있다./하지수 기자
    생수도 등교 수업의 필수 지참품으로 통한다. 현재 대부분의 학교는 비말 감염 우려가 큰 정수기나 공용식수대 이용을 금지하고, 학생들이 모이는 일을 막기 위해 음료 자판기도 없앴다. 목을 축이기 위해서는 개인별로 마실 물을 챙겨갈 수밖에 없다.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이참에 500㎖짜리 생수를 한 박스 구입했다’ ‘아이가 항상 시원한 물을 찾아 보냉 병에 물을 넣어 보낸다’ ‘급식실에서 편히 급식판을 들 수 있도록 크로스 백 형태의 물통 가방을 사줬다’ 등의 글도 속속 올라온다.

    이중 물통 가방은 개인 수저통을 보관하기에도 유용하다는 반응이다. 급식실에서 공용 수저를 쓰지 않기로 한 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푹푹 찔 무더위에도 대비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전망. 정부에서 교실 내 에어컨 사용을 허용했지만, 가급적 바람 세기를 약하게 틀어놔 더위를 식히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천안에 사는 고2 박모양은 “더위를 잘 타는 편이라 얼음 조끼와 쿨 목토시를 미리 주문해놨다”며 “더위를 식히고 마스크 안에 습기를 없애 줄 휴대용 선풍기도 매일 갖고 다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생활방역팀 관계자는 “대형 선풍기처럼 강도가 세진 않겠지만 바람으로 인해 비말이 주변에 퍼질 수 있다”며 “실내, 특히 다른 사람과 밀접한 장소에서는 휴대용 선풍기 사용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