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센터 못 가도…5060 온라인서 ‘열공’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5.22 15:46

-유튜브 통한 실시간 강의 활발하게 참여
-“디지털 문맹 벗어날래” 의지 불태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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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이뤄지는 한 온라인 수업 장면./서울시50플러스재단 제공
    ▲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이뤄지는 한 온라인 수업 장면./서울시50플러스재단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삶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활용법을 알려 드리려 합니다.”

    지난 20일 오전 10시. 유장휴(38) 디지털 분야 전문 강사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강의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없게 되자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에서 마련한 온라인 특강이었다. 수업에는 50여 명의 중장년층이 함께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수업에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대박!’ ‘손주와 오늘 배운 앱을 같이 써봐야겠다’ 등의 댓글도 잇따랐다.

    유 강사는 “지난달에도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쌍방향 원격 수업을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수강생들의 반응이 뜨거워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들 예상 외로 온라인 수업 프로그램 다루기가 쉽다는 반응”이라면서 “난생처음 온라인 수업에 참여한 자체로 만족감과 뿌듯함을 느끼는 분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평생학습센터의 오프라인 수업은 멈췄지만, 중장년층은 온라인에서 배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른바 ‘디지털 문맹’에서 탈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이들도 상당수다.

    이들은 평생학습센터에서 준비한 온라인 특강에 참여하거나 직접 온라인에서 원하는 내용을 찾아나선다. 윤영란(57)씨가 그러한 경우다. 기존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에서 수업을 들었던 윤씨는 “요즘에는 혜민 스님의 명상 영상을 찾아보거나 요가소년, 땅끄부부 같은 운동 관련 유튜브 채널을 구독해 꾸준히 보고 있다”며 “공부 모임도 카카오톡 그룹콜로 진행하면서 유용한 교육 정보들을 서로 주고받는다”고 설명했다. 인천에 사는 이모(63)씨는 “휴대폰 전화나 문자 기능밖에 다루지 못하는 또래에게는 전화로 온라인 수업 듣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 이용 역량, 접근성에 따라 여전히 일부는 각종 정보에서 소외되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교육 프로그램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주명룡(74) 대한은퇴자협회장은 “이번에 온라인 소통에 활용되는 도구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관계 단절을 넘어 굶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중장년층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교육을 원하는 중장년층이 늘어남에 따라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면 협회 차원에서도 화상회의프로그램 줌의 활용법을 익히는 교육을 확대 운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평생학습센터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재개한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관계자는 “강의 전 수강생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을 포함해 수업 이용 시 지켜야 할 방역 지침에 대한 안내 문자를 발송하려 한다”면서 “강의 당일에는 마스크 착용 확인, 발열 체크뿐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한 테이블 당 수강생 한 명씩 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업체를 통한 전문 방역도 주기적으로 실시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