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입시

수능 연기? 난도 완화? 80일 학교 못 온 고3 어쩌나

이재 조선에듀 기자

2020.05.20 17:09

해당기사 크게보기 해당기사 작게보기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유 부총리 학부모 간담회서 “불리함 없도록 하겠다”
-입시 전문가 “인위적 수능 난이도 조정, 역차별 소지”
-大 입학당국 “고3 하향 평준화 … 수시 영향 없어”

기사 이미지
/조선일보 DB
고3 수험생의 등교수업이 20일 시작되면서 올해 대학입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3 수험생이 재수생 등 졸업생에 비해 불리하기 때문에 수능 난이도를 조정하는 등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인위적인 조정이 어렵고, 오히려 역차별을 불러올 수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일 전국 고3 수험생이 일제히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지난 3월 2일 1학기 개학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기된 뒤 80일 만이다. 이 사이 당초 3월에 치르기로 했던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는 지난달 24일 재택 시험으로 치러졌다. 지난달 치르기로 했던 경기도교육청 주관 학평도 연기를 거듭해 21일 치르는 등 고3 수험생의 학사일정이 모두 순차적으로 연기돼 혼란스런 상황이다. 

특히 등교수업을 실시하지 못한 지난 80일간 재수생과 고3 수험생의 격차가 커졌다는 지적이 많다. 이미 한 번 시험을 치러본 경험까지 있는 재수생이 고3보다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 수능은 대체로 재수생이 고3 수험생보다 높은 성취를 보이는 경향도 있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고3 수험생의 학업이 어려워 이런 격차가 더 커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교육부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하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등교수업을 이틀 앞둔 18일 전남 담양고 학부모 간담회에서 “고3 수험생이 재수생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입시 전문가들은 인위적인 난이도 조정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고3 수험생의 고충을 감안한다면 다소 난도를 낮추는 방안이 있지만, 자칫 변별력을 잃을 여지도 있다. 이 때문에 앞서도 수차례 적정 난도를 위해 변경이 이뤄졌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는 없었다. 이만기 유웨이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난도를 낮춘다면 중상위 난도의 문항 난도를 완화하는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이렇게 할 경우 도리어 재수생에 대한 역차별 우려도 있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부 시·도교육청은 수능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조희연 교육감은 18일 “한 달은 수능을 미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14일 TV토론에서도 학생 안전을 위해 등교수업을 미루고, 수능도 한 달 연기하자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수능을 연기한다고 해도 고3 수험생과 재수생의 환경은 달라지지 않아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부가 가능한 시나리오를 상정해 조속히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고3 수험생의 수업결손 보완대책 필요성에 대한 당국의 입장부터 발표해 현장의 혼선을 줄여야 한다”며 “기습적으로 발표해 현장의 혼란을 키우지 말고 기본적인 입장부터 밝히고 이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점검해 대응방법을 협의해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이번 입시 양상이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재수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정시의 구도나, 고3 수험생 간 경쟁으로 치러지는 수시에 큰 변동은 없다는 것이다. 조효완 광운대 입학전형전담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는 전국의 모든 수험생에게 공통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누구 하나 특별히 불리하거나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며 “대학의 입학당국 역시 이 같은 상황을 함께 겪어 학생들의 상황을 잘 알고 있어 입시에 참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수시를 준비한다면 원격수업 경험을 잘 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약 2달간 진행한 원격수업에서 부족했거나 궁금했던 점을 등교수업 실시 뒤 어떻게 해소하고 발전시켰는지 드러내는 방식으로 역량과 가능성을 입학당국에 보여주라는 것이다. 또 고1~2학년 동안 준비했던 활동을 3학년 1학기 부족한 시간 동안 어떻게 보완하려 노력했는지 내는 게 이번 수시입학에 중점적인 평가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교사의 역할이 예년보다 더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소장은 “학생의 원격수업 경험을 살려 등교수업의 성과로 부각하고, 학생의 학업 동기를 끌어올릴 교사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선 학교는 등교를 시작한 고3 수험생의 학업 독려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철경 대광고등학교 교장은 “고3 수험생 자신도 지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교사도 남은 기간 학생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학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3 수험생은 등교 직후인 내일(21일) 4월 학평을 치른다.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인천 소재 학교는 제외다. 이후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모의고사를 치른다.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목록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