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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특별할 필요 있나요? 여러분의 재능은 서서히 빛날 거예요

류민하 기자

2020.05.1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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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스무고개 탐정' 허교범 작가를 만나다

12편을 끝으로 7년 연재 마쳐
어린이들이 뽑은 공모전 수상 작품
늘 펜 놓지 않고 이야기보따리 풀어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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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교범 작가는 “추리 요소를 가미한 동화가 아니라, 어린이가 읽을 본격적인 추리물을 쓴다는 마음으로 연재해 왔다”고 말했다. /이신영 기자
1950년대 영국 라디오 퀴즈 쇼에서 시작된 ‘스무고개’는 이제 세계인이 즐기는 놀이가 됐다. 한 사람이 어떤 단어를 마음속으로 생각하면, 상대방은 최대 스무 번의 질문을 하고서 얻은 답을 활용해 그 단어를 맞혀야 한다. 이 놀이에서 ‘스무 개 질문만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라는 소설 아이디어를 떠올린 작가가 있었다.

그렇게 나온 허교범 작가의 어린이 추리소설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는 2013년 1권이 출간되고 나서 지금까지 35만 부 이상 팔렸다. 초등학생인 스무고개 탐정과 그의 친구들이 펼치는 추리 대결에 어린이들은 뜨겁게 반응했다. 시리즈 최종편인 12권을 지난달 출간하고 7년간의 연재를 마친 허 작가를 지난 7일 비룡소 출판사(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났다.

될성부른 추리소설, 어린이가 먼저 알아봤다

"1·2편이 예상 밖의 큰 인기를 끌고 나서, 12권짜리 시리즈를 내기로 덜컥 결정했어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이야기를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이 컸죠. 그럭저럭 약속을 지킨 것 같아 후련합니다."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는 어린이의 힘 덕분에 세상에 나온 작품이다. 2012년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허 작가는 비룡소의 스토리킹 공모전에 원고를 보냈다. 스토리킹은 어린이 100명과 어른 심사위원이 함께 수상작을 뽑는 문학상이다. 어른들의 점수표에 따르면 최종심에 오른 세 작품 중 스무고개 탐정은 3위였지만, 어린이들 눈은 달랐다. 초등학생의 '몰표'로 스무고개 탐정이 합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어른들은 어린이의 우정이나 갈등을 별것 아니라고 보는 경향이 있어요. 아이들 사이에 미묘하게 무리가 갈리고 누군가를 따돌리는 일이 일어나면 성급하게 화해시키려고 하죠. 하지만 당사자인 초등학생에게는 인생이 걸린 심각한 문제거든요. 책을 쓰면서 어린이 눈높이에서 사건을 다루려고 했어요. 그 덕분에 아이들도 '작가가 우리를 가르치려는 게 아니라, 우리 고민을 진지하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느끼지 않았을까요?"

"스무고개 탐정도 한때 평범… 여러분도 자신감 갖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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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스무고개 탐정 외에도 주요 캐릭터가 한 명 더 있다. '문양이'라는 아이다. 1·2권에서 사고뭉치였던 문양이는 시간이 흐르며 달라지다가, 마침내 스무고개 탐정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한다. 시리즈 전체의 절정인 10·11권 '탐정대회 편'에서는 스무고개 탐정 대신 사건을 해결한다. 허 작가는 스무고개 탐정도 예전엔 문양이처럼 평범한 어린이였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성공하기 위해 재능이 필요할지도 모르죠. 그런데 재능은 나중에 발견되기도 하고, 서서히 만들어지기도 해요. 지금 가장 초라해 보이는 사람이 나중엔 누구보다 단단한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거죠.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스무고개 탐정'을 읽으면서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어요."

"평생 이야기꾼으로 사는 것이 꿈"

허 작가는 청소년 판타지 소설을 준비하고 있고, 어른을 위한 책도 쓸 계획이다. 물론 어린이가 읽을 이야기도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스무고개 탐정을 읽은 아이들이 강연회에서 열심히 질문하거나 편지를 보내오는 모습을 보면서 내 소설이 어린이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벌써 그의 이야기보따리에는 어린이를 위한 괴물과 초능력에 관한 이야기가 준비돼 있다.

그는 쉬지 않고 이야기를 만들어낸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제 책을 모두가 재미있게 읽으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해요.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거든요. 하지만 꾸준히 이야기를 쓰는 건 열심히 하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 작가는 이야기 짓는 일을 정말 사랑해서 평생 열심이었구나' 하는 말을 듣는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

★ '스무고개 탐정 전권' 독자 1명에게 드립니다

추첨을 통해 ‘스무고개 탐정 시리즈 전권(①~⑫)’을 독자 한 분께 드립니다. 책을 받고 싶은 이유를 적어 5월 22일(금)까지 이메일(quiz@chosun.com)로 보내 주세요. 어린이의 이름·학교·학년·주소·전화번호를 함께 써 주세요. 당첨자는 개별 연락드립니다.

문의: (02)724-7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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