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 교수 88% “코로나19 이후에도 원격수업 활용해야”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5.14 12:00

-전문대교협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원격수업 현황 모니터링
-가장 큰 애로사항은 ‘교육의 질 관리’… “콘텐츠 제작 난감”
-“온·오프라인 혼합강의 일상화 위해 규제 완화 필요” 주장

  • 한 카페에서 대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DB
    ▲ 한 카페에서 대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DB

    전문대학 전임교원 10명 중 8~9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원격수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습 중심인 고등직업교육의 특성상 대면교육이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이 적절한 비율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14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사이드 리포트’ 창간호를 발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문대학 원격수업 현황 모니터링 및 개선방향’을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한 정부영 전문대교협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연구위원(충청대 교수)은 “전문대학 원격수업의 운영현황과 애로사항을 분석해 지속 가능한 미래형 고등직업교육 원격수업 모델을 위한 방향성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앞서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전국 전문대학 100곳의 전임교원 1648명을 대상으로 원격수업에 관한 인식을 조사했다. 많은 교원은 고등직업교육에서 교육의 질 확보를 위해 ‘일부 대면수업이 필요하다’(50.4%)면서도 교육혁신을 위한 수업모델로서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적절한 비율은 ▲대면수업 50% + 원격수업 50% (39.6%) ▲대면수업 30% + 원격수업 70% (26.5%) ▲대면수업 80% + 원격수업 20% (18.7%) 등이다.

    정 연구위원은 “교육혁신을 위해 원격수업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기술교육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 대면수업이 필요하다는 인식 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며 “고등직업교육에서 원격수업은 과목이나 학과별 특성에 맞추는 동시에 사이버대학과 차별화된 전문대학 미래 교육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대다수(88.3%)의 교원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원격수업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응답했다. 교원 중 절반은 앞으로도 ‘원격수업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응답했다. 다만, ‘원격수업 활용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15.6%)거나 ‘활용하지 않겠다’(10.7%)는 의견도 있다.

    정 연구위원은 “원격수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주로 실습수업의 특수성으로 인한 근본적인 어려움 때문”이라며 “실습과목의 특성을 고려한 온라인 수업방식을 준비하거나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실습 교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제공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제공
    현재 원격수업을 운영하는 교원들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은 것은 ‘교육의 질 관리’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콘텐츠 활용 중심의 원격수업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직업교육에 특화된 콘텐츠가 부족해 강의자료 제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연구위원은 “교원들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을 원격수업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교육의 질 담보 문제와 콘텐츠 제작 부담·필요성 부재 등이 원격수업 활성화를 가로막는 주원인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고등직업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한국형 직업교육을 위한 원격수업 모델과 체제’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정 연구위원은 “온·오프라인 혼합강의가 일상화된 수업환경이 정착할 수 있도록 교원 성과평가 반영, 유연한 학사제도 도입 등 다양한 제도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원격수업 보조 실습조교를 국가 차원에서 양성해 대학과 공유 디지털 플랫폼에 배치함으로써 교원들의 온라인 콘텐츠 질이 한층 향상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원격수업 운영 기준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연구위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원격수업 활성화를 위해 원격수업 교과목 개설 가능 학점 수 기준을 기존 20%에서 50% 이상으로 완화하고, 1차시당 25분 이상으로 규정한 강의 콘텐츠 시간제한도 완화해야 한다”며 “수업 운영방식과 출석관리, 평가 등에 대한 향후 개정 논의를 본격화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