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일 13일→20일 연기 … 이태원 코로나 확산 여파
이재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5.11 18:03

-박백범 교육부 차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
-나머지 학년 등교수업일도 일주일씩 순연
-클럽 방문 관련 확진자 86명 … 확산 우려
-대입일정 추가 조정 안 할 듯 “당위성 없다”

  • /조선일보 DB
    ▲ /조선일보 DB
    오는 13일로 예정했던 고3 수험생 등교수업 시작일이 20일로 일주일 연기됐다.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실시할 계획이었던 초중고교 등교수업 시작일도 순연됐다.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지역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할 우려에 따른 조처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11일 오후 5시 30분 정부세종청사에서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 차관은 “이태원 일대에서 코로나19 감염병이 재확산한 뒤 질병관리본부, 시도교육청과 등교수업 재연기 여부를 협의해왔다”며 “지난 주말 동안 이태원 해당 클럽 방문자 가운데 역학조사는 2456명(44%)에 불과해 통제 우려가 크고 전국적 파급도 우려돼 고3 등교수업을 20일로 일주일 연기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결정했다”고 했다. 

    고3 등교수업일을 일주일 미룬 데 따라 20일로 예정했던 고2·중3·초1~2·유치원 등교일은 27일로 연기됐다. 27일 시행하기로 했던 고1·중2·초3~4 등교수업은 6월 3일로 연기됐다. 중1과 초5~6 등교수업일은 6월 1일에서 6월 8일로 밀렸다. 방학도 일주일가량 더 축소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14일 예정했던 전국연합학력평가도 다시 조정할 방침이다. 

    앞서 교육부는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가 지난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하고, 집단시설의 운영제한을 푸는 등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하는 데 보조를 맞춰 초중고교 등교수업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용인 66번 확진자’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이 커지면서 등교수업 재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11일 현재 용인 66번 확진자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은 86명으로 확인됐다. 제주와 청주, 강원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관련 감염자가 확인되고 있어 다시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관련해 시·도교육감은 등교수업 재연기를 공식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은 11일 오전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한 상황에서 학생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등교수업 재연기를 교육부에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대입일정을 추가로 조정할 가능성은 현재로썬 낮다. 이미 지난 3월 개학을 미루면서 학사일정을 감축해 더는 연기할 여력이 없다. 게다가 지난달 9일 온라인 개학을 했기 때문에 대입일정을 추가로 조정해야 할 당위성도 낮다. 황홍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대입일정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도 “더 이상의 대입일정 변경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지난 대입일정 발표 시에 밝혔던 것처럼 5월말 이전에 등교수업을 개시하면 당초 변경한 대입일정 진행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학부모들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수원에서 6살 아이를 키우는 김모(34)씨는 “등교수업을 하면 숨통이 좀 트일까 싶어 기대감이 컸다”며 “클럽을 방문해 방역망을 망가뜨린 청년들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한편 박 차관은 확진자가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기간에 동선이 겹치거나 클럽을 방문했던 교사 등 관계자들은 자발적으로 역학조사에 응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차관은 “교사는 학생과의 접촉이 학부모보다 더 빈번하다”며 “발열 등 증상에 상관 없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가족과 이웃, 사랑하는 제자의 건강을 지켜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이어 “해당 시설 방문 혹은 확진자 접촉 사실을 숨기고 진단검사를 받지 않는 등 방역업무 지장을 초래한 사례를 발견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