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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변호사시험(변시) 합격자 수는 1768명으로, 합격률은 53.32%다. 지난해보다 2.54%p 상승한 수치다.법무부는 24일 변시 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0년도 9회 변시 합격자와 합격률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이번 시험에는 3316명이 응시했다. 전년도 응시자 수 3330명보다 14명 감소한 것으로, 변시 응시자 수가 줄어든 것은 2012년 1회 시험 이후 최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시에 응시한 ‘초시’ 응시자 합격률은 74.52%로 나타났다.성별로는 남성 54.98%(972명), 여성 45.02%(796명)로 나타났다. 전공별로는 법학전공 36.03%(637명), 비법학전공 63.97%(1131명)이다.변시 합격률은 2012년 1회 시험 당시 87.15%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 2018년 7회 시험에서는 49.35%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50.78%로 소폭 상승했고, 올해도 2.54%p 올랐다.이번 변시 합격률 결정에는 기존 변시 합격자 수와 합격률, 로스쿨 도입 취지, 응시인원 증감, 법조인 수급상황, 학사관리 현황 및 채점결과 등을 반영했다. 로스쿨 입학정원(2000명) 대비 75%(1500명) 이상이라는 기준도 고려했다.이 같은 결정을 바라보는 법조계의 시선은 대조적이다. ‘합격자 수 1000명 미만, 많아도 1500명 미만’을 요구했던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유감 성명을 발표했다. 변협은 “(올해 합격률은) 로스쿨 정원의 88.4%에 해당할 만큼 과도하다”며 “로스쿨의 교육 형해화, 법률시장의 수급 상황, 법조유사직역의 통폐합 미실현 등 현실을 도외시한 법무부의 결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변협은 “로스쿨의 근본적 개선 없이 변시 합격자 숫자만 늘리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부담하게 되고 변호사의 고통만 가중한다”며 “로스쿨 질을 높이고 개선하기 위해 로스쿨 평가특별위원회를 출범해 내년부터 로스쿨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했다.앞서 변협은 로스쿨이 다양한 법조인 교육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고, 로스쿨 출신 변호사의 실무능력도 낮다며 비판해 왔다. 또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시장에 배출되면서 변호사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통제해 이미 배출된 변호사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로스쿨의 입장은 다르다. 로스쿨 측은 이번 합격자 발표에 앞서 포럼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선언문을 발표하며 합격률을 6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스쿨 도입 당시 취지인 변시의 자격고사화를 위한 시금석이라는 주장이다.김순석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은 “60% 이상을 배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던 것에 비해서는 아쉬운 결정”이라면서도 “향후 합격률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의미 있는 합격률”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요구 치에 미치진 못하지만 최근 2년간 지속적으로 합격률이 높아지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김 이사장은 “로스쿨 학생이 변시에 합격하지 못할까 전전긍긍하지 않고 보다 자유롭게 법학 공부를 하고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어야 법조인 양성도 정상화할 수 있다”며 “일부 법조계 이해단체들의 영향에 따라 합격률을 결정해 로스쿨의 도입 취지를 훼손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시 합격률 53% … 변협·로스쿨 엇갈린 평가
-9회 변시 합격자 1768명 배출 … 2년 연속 상승
-변협 “과도한 합격률 … 현실 도외시한 결정 유감”
-로스쿨 “아쉽지만 의미 있는 결정 … 정상화 시금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