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 강의 경험 데이터화 해야”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4.22 14:02

-KAIST,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실시간 온라인 국제포럼’ 개최
-원격교육, 가정 배경 영향 大… 국가별 교육 격차도 더 커질 듯

  • 22일 오전 카이스트가 개최한 ‘글로벌전략연구소(GSI)-국제포럼 2020’에서 알렉산드로 파파스피리디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아태지역 고등교육산업솔루션 이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전 세계 교육 분야의 변화를 소개했다. /유튜브 'KAIST' 채널 제공
    ▲ 22일 오전 카이스트가 개최한 ‘글로벌전략연구소(GSI)-국제포럼 2020’에서 알렉산드로 파파스피리디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아태지역 고등교육산업솔루션 이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전 세계 교육 분야의 변화를 소개했다. /유튜브 'KAIST' 채널 제공

    “코로나19로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교육계에선 온라인 강의 경험을 데이터로 축적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알렉산드로 파파스피리디스(Alexandros Papaspyridis)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아태지역 고등교육산업솔루션 이사는 22일 오전 대전 카이스트(KAIST) 정근모 컨퍼런스홀에서 개최된 ‘글로벌전략연구소(GSI)-국제포럼 2020’에서 이 같이 밝혔다.

    현재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각국의 모든 일상은 비대면 체계로 급속하게 전환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학교의 개학을 연기하거나 중단한 국가는 109개국에 달한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파파스피리디스 이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이후 전 세계 교육 분야의 변화를 설명했다. 그는 “2주 전, 전 세계 175개 국가에 있는 18만 3000개의 교육기관과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원격교육이 크게 발전했으며, 교육의 행정절차도 굉장히 짧은 시간에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 대학 등의 인식은 아직 발전 단계에 있다. 파파스피리디스 이사는 “‘원격교육은 실제 교실 수업보다 단점이 있지 않으냐’ ‘원격교육으로 진행하면서 석사학위를 따기까지 비용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등의 인식이 있다”며 “향후 원격교육이 기존의 고등교육과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토론에 참여한 레베카 윈스럽(Rebecca Winthrop)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보편교육센터 공동소장(UN 세계교육자문단 자문위원)도 걱정을 내비쳤다. 윈스럽 소장은 “원격교육에서 교수와 학생의 교류를 어떻게 전개할 수 있을지 아직 고민이 필요하다”며 “교실에선 좋은 교수라고 하더라도 이들이 온라인에서도 기존 방식 그대로 수업한다면 ‘나쁜 혁신’이 될 수 있다. 온라인 교육 전략은 달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파파스피리디스 이사는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 시대에 추진해야 할 교육 혁신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현재 각국은 원격교육의 초기 단계로 ‘연결성’이라는 장점을 활용해 전체적인 교육구조를 개편해 기초를 다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아주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고등교육의 혁신을 위해선 ‘문화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뉴노멀 시대의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대학이 ‘열린 문화’를 갖춰야 한다”며 “최적의 실무 사례를 받아들이면서도 각종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빠르게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각 학교에서의 온라인 강의 경험을 데이터로 축적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향후 원격교육은 데이터 기반 플랫폼을 토대로 운영돼야 한다”며 “모든 온라인 강의 경험을 어떤 식으로 축적하고 관리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날 패널토론에 참여한 레베카 윈스럽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보편교육센터 공동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전 세계 교육 격차를 우려했다. /유튜브 'KAIST' 채널 제공
    ▲ 이날 패널토론에 참여한 레베카 윈스럽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보편교육센터 공동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전 세계 교육 격차를 우려했다. /유튜브 'KAIST' 채널 제공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전 세계 교육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개인 간, 국가 간 경제적 격차로 인한 불평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윈스럽 소장은 “여러 국가가 도입하고 있는 원격교육은 ‘가정의 배경’에 굉장히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전자기기 소유 여부, 학부모 소득 수준 등에 따른 교육적 불평등 문제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윈스럽 소장에 따르면 선진국에서는 90% 학생들이 인터넷과 TV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고 있는 반면, 개발도상국은 그 비율이 25%에 그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가별 교육 격차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윈스럽 소장은 “각국 정부나 국제기구의 예산이 주로 공중보건에 투입되면서 교육문제가 부차적으로 밀려나 당장 다음 학기나 다음 연도부터 모든 국가의 교육 예산이 흔들릴 것”이라며 “개도국의 경우, 이미 교육 예산의 90%를 쓰고 있어 나중엔 교육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글로벌 협력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유튜브 스트리밍을 통해 전 세계에 실시간 생중계됐다. 이날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연사들은 직접 무대에 서지 않고, 줌 프로(Zoom Pro)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발언을 이어갔다. 글로벌 기업과 단체, 교육기관 등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글로벌 협력방안을 공동으로 논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