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디지털 시대에도 영어는 여전히 중요하다
기사입력 2020.04.08 06:00
  • 올해 미국 증시 시가총액 톱5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모두 글로벌 소프트웨어 회사들이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등 테크기업들이 1-5위를 차지했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주춤하고 있지만, 이들의 핵심 가치는 변하지 않았으며 시장 내 입지는 여전히 확고하다.

    두 말하면 입 아프다.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다. 그런데, 여기에는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위 회사들 모두 공통적으로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요구한다. 외국계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 기업 입사를 위해서는 영어 성적은 필수다. 세상이 바뀌어도 왜 영어는 여전히 중요한 것인가?

    첫째, 영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이 한국어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전세계에는 약 7000여개의 언어가 존재하지만, 2020년을 기준으로 인터넷에 있는 정보의 59.3%는 영어로 이뤄져있다. 한국어로 된 정보는 0.6%에 불과하다.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는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영어를 못하면 이런 혜택을 충분히 누리기 어렵다. (참고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19.3%지만, 인터넷 상의 언어 중 약 1.3% 정도만 중국어다.)
  • 인터넷 상에서 사용되는 언어별 비율./Internet World Stats
    ▲ 인터넷 상에서 사용되는 언어별 비율./Internet World Stats
  • 프로그래밍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컴퓨터언어는 대부분 영어로 되어있다. 중급·고급 개발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깃허브(Github)와 같은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개발자들과 코드를 리뷰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도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은 영어로 진행된다. 개발자 컨퍼런스, 워크숍, 소그룹 스터디도 예외는 없다. 영어가 가능한 사람이 습득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은 차원이 다르다. 

    둘째, 디지털 경제는 영어권 국가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중국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지만 세계는 여전히 영미권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이 탄생한 곳은 미국이다. 예일대학교, 하버드대학교, MIT, 스탠포드 대학교 등 최고의 교육 기관들도 대부분 미국에 있다. 이 곳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과 논문들이 쏟아져 나온다. 즉 디지털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하기 위해서는 영어 공부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뜻이다.

    요즘 미국 실리콘 밸리는 인도출신 인사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최고경영자, 샨타누 나라옌(Shantanu Narayen) 어도비 최고경영자 등이 인도 출신 CEO다.

    약 2000여개의 방언이 존재하는 인도에서는 공식 문서를 작성할 때와 행사를 진행할 때 반드시 영어를 사용한다. 유창한 언어 실력 덕분에 인도인들은 더 쉽게 미국 사회에 녹아들 수 있었다. 이들은 미국 IT 기업들의 관리자, 개발자, 임원 등으로 골고루 분포하며 업계의 중심축 역할을 맡고 있다. 필자는 한국인들이 인도인들에 비해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다수의 한국인들에게 영어의사소통은 여전히 어렵다.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지만 영어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부족해 ‘국내용’으로만 남는 사례가 많다.

    대한민국의 인재들도 어린시절부터 ‘영어’와 ‘기술’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세계 무대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영어는 결국 도구다. 도구를 잘 사용하면 우리는 더 편리하고 효율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자서전이다. 참 멋지고 공감되는 제목이다. 필자는 여기에 다음과 같은 디테일을 추가해보고자 한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근데 영어를 할 줄 알면 더더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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