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550명 입학금·등록금 환불 신청… “실질 대책 마련” 촉구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4.01 12:43

-코로나대학생119, 사총협 앞에서 기자회견 열어
-“재난상황 속 학습격려 장학금 지원 필요” 주장도

  • 1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코로나대학생119’는 지난 20일부터 31일까지 대학생 550명의 입학금·등록금 환불신청서와 온라인 강의 피해사례를 모아 사총협에 전달했다. /오푸름 기자
    ▲ 1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코로나대학생119’는 지난 20일부터 31일까지 대학생 550명의 입학금·등록금 환불신청서와 온라인 강의 피해사례를 모아 사총협에 전달했다. /오푸름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학이 온라인 강의로 대체수업을 실시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들이 입학금과 등록금 환불을 비롯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대학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수업의 질이 기존 강의보다 낮아 학생들이 낸 입학금과 등록금에 비례한 학습권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코로나대학생119’는 1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강조했다. 유룻 코로나대학생119 대표는 “많은 대학이 온라인 수업 기간을 잇달아 연장하고 있는데, 수업의 질과 관련해선 교수 개개인의 재량에 맡길 뿐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대학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책임을 다해야 하는지 얘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명시된 연간 30주차 수업 일수 조건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규정상 등록금 환불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의 양과 질이 모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참석한 항공대 4학년생은 “온라인 수업 3주차에 접어들었지만, 강의의 양과 질은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며 “기존 3시간 강의는 1시간 30분~2시간으로 줄었을 뿐만 아니라 외부인이 접속해 혐오·비하 발언을 하며 수업을 방해하는 일도 자주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학생은 또 “그럼에도 대학은 현재 책임을 회피하고 자신들도 피해자라면서 학생들에게 고통 분담을 얘기하고 있다”며 “이번 등록금 환불 신청은 단순히 돈을 돌려받는 걸 넘어 문제 해결의 주체인 대학의 책임 문제를 바로잡고 대책을 수립해달라고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발언자인 안진걸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대학이 학생들에게 마땅히 제공해야 하는 모든 교육서비스가 취소·연기된 상황에서 이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학은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수업의 양과 질을 보장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50~100만원 사이의 ‘재난극복 학습격려 장학금’을 지원하며 고통 분담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코로나대학생119는 지난 20일부터 31일까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대학생 550명의 입학금·등록금 환불신청서와 온라인 강의 피해사례를 모았다. 이번 등록금·입학금 환불 신청에 참여한 대학생과 대학원생이 소속된 곳은 47개 대학, 5개 대학원이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코로나대학생119는 이들이 모은 환불신청서와 피해사례를 모아 사총협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