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초등

코로나19 확산에 시름하는 특수 아동·청소년

이재 조선에듀 기자

2020.03.24 16:06

해당기사 크게보기 해당기사 작게보기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면역력 약하고 기저질환 등 코로나19 감염 우려 더 커
-학교·집 일상생활 깨져 … 가중된 스트레스에 공격성도
-개학 미뤄져 학습공백 우려 … 교육부 온라인 강의 도입
-학부모 “고맙지만…” 스마트폰 중독 등 또 다른 걱정도

기사 이미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면서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청소년 가정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특수학교(급) 개학 연기가 길어져 학부모가 경제활동을 포기한 채 가정돌봄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수 아동·청소년은 일반아동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지고 기저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아 긴급돌봄 참여도 어렵다.

특수 아동·청소년을 키우는 학부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거의 바깥출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뇌 병변과 지적장애를 앓는 고3 아들을 키우는 정순경씨는 “자칫 코로나19에 감염이라도 되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사실상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상황이 장기화하면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학부모들은 아이의 일상생활이 깨진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장애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특수 아동·청소년은 일정하게 반복하는 일상생활 속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운동을 하고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상담을 받고 다시 휴식을 취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일정한 생활이 이들의 스트레스를 줄인다. 

그러나 최근 교육부가 특수학교를 포함한 유초중고의 개학을 잇달아 미루면서 이런 일상이 깨진 특수 아동·청소년의 스트레스도 급증했다. 질환과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특수 아동·청소년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사례도 있다. 가정의 일상생활 자체가 무너진 셈이다. 

신체장애를 앓는 경우에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혼자서 식사조차 하지 못하는 특수 아동·청소년도 있어 돌봄이 필수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아이돌보미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되레 그간 아이를 돌봐주던 돌보미의 방문을 꺼리는 경우까지 생겼다. 이런 학부모들은 공적 마스크를 구하러 약국을 방문하기도 어려워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이 빈번하다. 

정부도 특수 아동·청소년의 어려움을 지켜만 보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는 이들을 위해 ‘휴업 기간에 특수학교(급)-가정 연계 1·2·3 지원(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가정과 연계한 학습 지원과 생활지도를 통해 특수 아동·청소년의 학습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조치다. 

우선 주 1회 주간활동계획을 안내하고 교재와 교구를 각 가정에 대여해준다. 이어 주 2회 안전수칙을 안내하고 생활지도와 상담지원을 한다. 또 주 3회 학생 일일 학습활동 점검을 한다. 특수학교 교사가 배정된 특수 아동·청소년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이들의 생활과 학습을 맞춤형으로 관리하도록 한 조치다. 

이 가운데 주 1회 학습교재와 교구를 직접 가정으로 가져다주는 대여 시스템 운영은 호평을 받고 있다. 교사가 직접 교구 등을 가져다주는 방식으로, 만약 방문을 희망하지 않는다면 우편으로 받는 것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해 학생·학부모와 교사가 수시로 직접 소통하도록 하고, 교육방송의 사이버학급을 활용한 수업도 제공한다. 국립특수교육원 에듀에이블의 콘텐츠와 e-학습터의 클립형 영상을 동원한 학습도 진행한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특수 아동·청소년의 특성상 학습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모두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수 아동·청소년 개인 맞춤형 교육이라곤 하지만 개학이 연기돼 교사가 학생의 얼굴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수학교는 원래 개학 뒤 1개월간 특수 아동·청소년 개인의 성격과 장애특성 등을 파악하는 ‘개별화’ 과정을 거친 뒤 신뢰감을 쌓고 실제 교육을 시작한다. 현재는 이 같은 개별화 과정을 생략해 얼굴조차 모르는 교사가 특수 아동·청소년을 지도하는 상황이다. 앞서 2017년 특수학교 설립 갈등이 커졌던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도 올해 1일로 예정했던 개학을 미뤘다. 

온라인 강의가 자칫 특수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특수 아동·청소년이 자칫 온라인 강의를 보다 스마트폰 등 IT기기에 과도하게 집착하면 이를 억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다. 일반아동은 대화와 설득을 통해 이를 제어할 수 있으나 특수 아동·청소년 가운데 신경정신계 질환을 앓는 경우 공격성이 드러나는 등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정씨는 “교육당국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어 특수 아동·청소년 돌봄에 힘을 얻고 있다”면서도 “온라인 강의는 특수 아동·청소년이 과도하게 집착할 수 있어 이용을 꺼린다”고 털어놨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학이 계속 연기돼 특수 아동·청소년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이들의 고립을 피하고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목록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