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보는 세상, 취업의 시대에서 창업의 시대로
기사입력 2020.03.17 09:01
  • 필자는 요즘 <이태원 클라쓰>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대한민국 요식업계 1위를 꿈꾸는 남자 주인공 ‘박새로이’가 단밤이라는 스타트업 브랜드를 키워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인데, 조금 비현실적인 내용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스타트업 관련 디테일들을 맛깔스럽게 살렸다.

    드라마의 핵심 성공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공감대 형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에게 사랑받는 작품들은 그 시대의 트렌드를 잘 반영하는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태원 클라쓰>의 인기는 ‘스타트업’이라는 키워드가 비주류에서 주류로 넘어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새로이는 대기업에 어렵게 취직해 ‘미생’의 삶을 살아가는 청년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관철시키며 본인의 철학이 담긴 ‘창업가’의 길을 걷는다. 남자 주인공의 멋짐에 대중은 열광한다.

    조금 더 확장해서 해석하면 노동 시장의 키워드가 ‘취업’에서 ‘창업·창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런 흐름을 촉진 시킨 몇 가지 요소가 있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스타트업계의 약진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4조 7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고 독일 기업에 의해 인수 되었다. 창업 신화의 대표주자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GIO,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한국경제가 선정한 차세대 CEO 탑10에 포함되었다. 더불어,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3월 기준으로 1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의 수는 무려 670개에 달했고, 100억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의 수도 약 210개로 집계 되었다.

    정부 기조 역시 창업에 우호적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창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 벤처투자 전문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2020년 본예산으로 8000억원이 편성되었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 하에 2019년 국내 벤처 투자는 4조 원을 돌파했다. 단군이래 최대 규모의 금액이다. 2020년 총선을 앞둔 주요 정당들도 ‘유니콘 스타트업 창출’ ‘벤처 강국’과 같은 키워드를 앞다투어 강조하고 있다.

    조금 더 거시적으로 접근하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대기업이 아닌 ‘개인’이 생산과 소비의 주체로 진화하고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김난도 교수도 강조했듯 SNS를 기반으로 하는 1인 미디어가 1인 마켓으로 발전하고 있고, 소비자가 판매자가 되는 ‘셀슈머’(sell-sumer)라는 키워드가 이미 온라인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통해 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노출하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일상 속 패션 아이템과 뷰티 상품 등을 판매한다. 다른 예로는 유튜버(YouTuber)를 들 수 있겠다. 대도서관, 씬님과 같은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전문 컨텐츠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막대한 금액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대도서관의 경우 본인의 연간 수익이 약 17억원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유튜버는 2019년 기준으로 초등학생들이 원하는 직업 3위에 올랐다. 앞 순위에 있었던 의사·법조인 등을 제쳐버렸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100세 시대를 살고 있으며 기술의 진보는 경제 구조를 혁신하고 있다. 평생 직장은 이제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창업·창직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지만 이제는 모두가 이 새로운 시대 흐름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들의 시간은 제한적입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며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가슴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저한테 아마존을 시작하는 결정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었습니다. 저는 80살이 되었을 때를 상상해봤습니다. 인생을 돌아보고 있는 제 모습을요. 그러니 한가지 분명한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80살이 된 제가 아마존을 만들기 위해 시도했던 순간들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 말이죠.”

    직관을 따르는 용기. 후회를 최소화 하는 삶. 우리는 박새로이라는 극 중 캐릭터를 통해 세계적인 창업자들의 패기를 느끼고, 공감하고 있다. 다시 말하건데 창업·창직의 길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은 새로이의 삶을 꿈꾸고 있다.

    취업의 시대에서 창업의 시대로의 전환, 이제는 거스르기 어려운 거대한 흐름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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