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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학교가 3주간 개학을 미루면서 수험생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고3 수험생은 대입을 준비하는 데 예년보다 바쁜 일정을 치를 전망이다. 진학사는 12일 빠듯한 고3 학사일정으로 대입에 어떤 영향이 나타날지 예상하고 입시전략을 제시했다.12일 진학사는 우선 겨울방학이 길어지면서 수험생의 학습 리듬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상적으로 신학기가 시작했다면 오전 9시~오후 4시까지는 정규수업 과정을 진행해 따로 학업계획을 세울 필요가 없었지만, 지금은 수험생이 하루를 온전히 계획해서 학습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는 것이다. 계획을 잘 세우고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동적인 학생에 비해 수동적인 학습에 익숙한 수험생이라면 불리할 수 있는 요소다. 자칫 나태해질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과목의 진도만 나가거나 풀이가 덜 된 문제집만 붙잡고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이 같은 격차는 당장 3월 12일에서 4월 2일로 연기된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에서 나타날 수 있다. 서울교육청 주관 학평은 국어·영어·수학은 2학년까지의 범위로, 탐구영역은 과탐Ⅱ 과목을 제외한 전 범위에서 출제한다. 진학사 측은 앞선 3주간의 학업량 차이로 영역별 성적 차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년이라면 학평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남은 기간도 더 짧아져 고3 수험생이 느끼는 격차가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이 때문에 섣부르게 수능을 통한 정시 전략을 포기하고 내신과 비교과 관리를 통한 수시 전략에 전념하는 수험생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진학사 측은 “첫 시험의 전국 백분위 점수에 의미를 둬선 안 된다”며 “초반 학업량 차이로 상위권과 중하위권이 벌어지면 한두 문제 영향으로 백분위가 크게 차이 나는 구간이 생긴다”며 “영역별 원점수에 의미를 두고 오답 문항을 다시 정리하면서 부족한 점을 판단하는 용도로 활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경기도교육청 주관 학평도 당초 4월 8일에서 4월 28일로 연기됐다. 이 학평은 서울교육청 주관 학평과 달리 과탐Ⅱ 과목도 응시할 수 있는 시험이다. 진학사는 수험생 수가 줄어 과탐Ⅱ 응시인원은 예년보다 줄겠으나, 수험생 감소 비율은 덜할 걸로 예상했다. 학업능력이 뛰어난 수험생이 3주간의 시간을 활용해 과탐Ⅱ 과목을 충분히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학사는 “경기교육청 주관 학평에서 과탐Ⅱ를 응시해 자신감을 갖춘 수험생은 실제 수능에서도 과탐Ⅱ 응시할 여지가 크다”며 “올해 수능 과탐Ⅱ 응시인원은 감소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개학은 연기됐으나 대입 수시 원서접수나 수능이 연기될지는 미지수다. 대입 일정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학기 학사일정은 매우 바쁘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특히 재량휴업일 단축이 불가피해 개교기념일이나 연휴 사이의 평일에 수업을 진행할 가능성도 크다. 정상적으로 수업 일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여름방학 기간 단축도 불가피하다.통상 4월 중순부터 하순에 시행하는 중간고사도 5월 중순 전후로 연기될 수 있고, 기말고사도 8월 초까지 미뤄질 수 있다. 지필고사는 지연된 일정만큼 늦춰서 시행하는 것이라 큰 문제는 아니지만, 재량휴업일과 여름방학 단축은 고3 수험생에게는 치명적이다.당초 수험생은 재량휴업일 동안 학기 중 뒤처지는 부분을 만회하거나 독서, 심층학습 등 입학전형에 맞춘 비교과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여름방학 단축은 더욱 치명적이다. 고3 수험생은 통상 1학기 기말고사 이후부터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대학별 고사를 준비하는 등 수시 전형 대비 활동을 하는데, 여름방학 기간이 단축되면 수시 대비가 어려워진다.진학사 측은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는 고3 수험생 대부분은 자기소개서 초안을 작성하는 데만 10~20시간을 소요하고, 수정과 탈고까지는 그 이상의 시간을 들인다”며 “자기소개서를 미흡하게 작성해 제출하는 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을 고려한다면 지금 시기 학교생활기록부를 확인해 미리 자기소개서 방향이나 초안을 작성해 놓는 게 유익하다”고 했다.여름방학이 짧아짐에 따라 논술전형 지원은 줄어들 여지가 있다. 이미 전년대비 모집인원이 1000여명 줄어들어 재학생의 지원이 감소할 전망인 가운데 논술전형을 집중적으로 대비하는 여름방학 기간이 짧아져 지원을 지레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진학사 측은 이 같은 상황을 역으로 이용해 지금 시점에 목표한 대학의 논술 기출문제를 풀고 해설을 들어보면서 미리 준비하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개학 연기에 따른 3주의 방학 동안 고3 수험생은 긴장감을 끌어올려 대입까지 남은 기간을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을 7월 중순의 여름방학이라는 자세로 집중해 학습계획을 실천하길 바란다”고 했다.
개학 연기 3주, 나태한 마음 다잡아야
-3주 학업역량, 미뤄진 학평 점수도 드러날 수도
-짧아진 여름방학, 자기소개서 등 수시 준비 난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