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필수품 된 '마스크' 터무니없는 가격 어떻게 잠재우죠?

이슬기 기자

2020.03.04 15:33

해당기사 크게보기 해당기사 작게보기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요즘 바깥에 나가 보면 너도나도 마스크를 쓰고 코와 입을 가린 채 길을 걷지요. 맨 얼굴로 다니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하게 보입니다. 전국을 공포에 떨게 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이처럼 길거리 풍경마저 바꿨습니다. 코로나19와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진 지금, 마스크가 전쟁터 속 방탄복처럼 생존을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듯 보입니다. 그런데 이 마스크가 생산되고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 과정을 들여다보면 시장경제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군요. 무슨 말일까요? 문음표와 박사님의 대화를 보며 마스크에 얽힌 경제 원리를 알아봅시다.

기사 이미지
문음표: 박사님! 방금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마스크를 사려는데 1장에 3000원이나 하는 거 있죠. 지난주에는 5000원에 파는 사람도 봤어요. 그런데도 구매하겠다는 댓글이 달렸더라고요.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만 해도 900원에 팔았는데…. 말도 안 돼요 ㅠ.ㅠ.

박사님: 우리 음표가 많이 놀란 모양이구나. 음표가 느끼는 것처럼 비정상인 상황은 맞지만,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를 따져 보면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야. 상품 가격은 수요(구매자)와 공급(생산자·판매자)에 따라 달라진단다. 구매하려는 사람이 많은 상품(수요가 많은 상품)은 값이 올라가기 쉬워. 왜일까? 생산량은 정해져 있는데(공급은 늘지 않음), 너나 할 것 없이 사려고 하면 구하기가 어려워지겠지? 이럴 때는 어느 정도 가격을 올려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사람이 차고 넘치지. 반대로 인기가 없는 상품(수요가 적은 상품)은 싸게 팔아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살 거야.

문음표: 그럼 지금은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이 많으니까 비싸게 팔아도 어쩔 수 없는 건가요?

박사님:
만약 음표가 사려는 게 인형이나 장난감 공이라면 그럴지도 몰라. 대개 어떤 상품의 가격이 오르면 사겠다는 사람이 줄면서 가격이 다시 떨어지거든. 하지만 마스크는 다르단다. 우리나라 감염병 위기 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이 된 상황에서 마스크는 생활필수품이 됐잖니. 결국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아무리 비싼 값이라도 마스크를 사야 하는 상황이 된 거야. 이처럼 가격이 올라도 소비하는 사람이 줄지 않는 물건을 ‘필수재’라고 해. 식료품이나 지하철 등이 이런 필수재에 속하지. 필수재는 모두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기 때문에 이걸 터무니없이 비싸게 판매하는 사람들을 계속 내버려둘 수는 없겠지? 이럴 때 국가가 가격을 통제하고 나서는 거란다.

기사 이미지
지난 2일 공적 판매처로 지정된 제주 애월우체국 앞에 마스크를 구매하려고 줄 선 시민들./뉴시스
문음표: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결정한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나라에서 마스크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어요?

박사님:
정부는 여러 정책을 통해 필수재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단다. 예를 들면 정부는 지난달 26일부터 국내 마스크 생산 업체들이 마스크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다른 나라에 팔려고 만든 물건을 국내 시장에 풀면 공급이 늘면서 가격을 잠재울 수 있단다. 마스크 가격을 낮추는 또 다른 방법으로 마스크 가격 상한제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단다.

문음표: 마스크 최고 가격을 정해준다는 말인가요?

박사님: 맞아. 마스크를 정해진 가격 이상으로 팔지 못하게 하는 제도란다. 마스크 가격 상한제를 실시하면 모든 사람이 적정 가격에 마스크를 사게 될 거야. 하지만 마스크 제조사들이 원하는 만큼 이윤을 얻지 못하게 되면서 예전만큼 마스크를 열심히 생산하지 않을 수 있어. 그러면 오히려 공급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지. 정부가 섣불리 시장경제에 개입하면 이런 뜻밖의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단다. 그래서 우리 정부도 마스크 가격 상한제를 시행하지 않아.

문음표: 요즘은 우체국이나 약국에서 일정량의 마스크를 판매한대요.

박사님: 지난달 27일부터 정부가 국내 마스크 생산량의 50% 이상을 우체국·농협·하나로마트·공영홈쇼핑·중소기업유통센터·약국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매일 공급하고 있단다. 여전히 사람들의 불안을 잠재울 만큼 공급이 충분하지는 않아서인지 사람들이 매일 판매처 앞에 긴 줄을 서곤 하지.

문음표: 예전에는 흔하디흔하던 마스크가 이렇게 중요한 필수재가 됐다니. 어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됐으면 좋겠네요.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목록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