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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대학가, 중국 유학생 응원 캠페인 두고 '설왕설래'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2020.02.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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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건국대·한국외대 홈페이지 캡처

최근 대학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중국 유학생에 대한 혐오 정서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건국대·한국외대 등에서 내건 유학생 응원 캠페인을 두고 학생들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건국대는 지난 11일 학교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중국어로 ‘중국 학생 여러분 힘내세요! 건국대학교가 함께 합니다’라고 적은 이미지를 올리고, 정문과 학생회관 등에 현수막도 게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국대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중국 유학생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으니, 대학 차원에서 이를 같이 극복하잔 의미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일 한국외대는 ‘우리는 모두 한국외대 학생들. 우한 힘내, 중국 힘내!’라는 중국어 문구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정문에 중국어로 된 현수막을 부착했다고 밝혔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 유학생도 외대 학생이며, 이들을 보듬어주겠다는 상생의 의미를 담았다”며 “외국어대학으로서 중국 유학생이 많은 점과 대학의 국제적 위상 등을 감안해 현수막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 대학에 다니는 중국 유학생 규모는 전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 지난해 기준 건국대와 한국외대의 중국 유학생 숫자는 각각 1940명, 1810명이다.

대학가에선 이들 대학의 유학생 응원 캠페인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명지대에 재학 중인 박모(22)씨는 “많은 사람들이 중국 유학생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이 직접 이들을 격려하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 놀라웠다”며 “유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커졌다”고 했다.

반면, 이러한 캠페인이 오히려 중국 유학생에 대한 성급한 일반화를 유도해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학생들도 있다. 올해 고려대 학부 졸업을 앞둔 김모(26)씨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우한 지역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처가 미흡한 탓에 우리나라에서도 확진자가 나온 상황인데, 되레 우한 시민과 중국인 전체를 마치 코로나19 보균자로 묶어 격려하고 있단 느낌이 들어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유학생을 둘러싼 혐오의 시선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대학생들이 즐겨 찾는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요즘 중국인에 대한 혐오 수준이 도가 지나치다”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인신공격이 유럽에서 아시아인을 싸잡아 조롱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등의 내용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김혜순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국 유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입국하고 개강을 하고 나면 교내 또는 지역사회에서 이들과 지속적으로 부딪히게 될 것”이라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강의실에서 국내 학생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털어놓고, 혐오표현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기회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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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경희대·동국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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