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지·참쌤 등 유명 쌤튜버들이 전하는 유튜브 활용 교육법은?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1.29 09:35

-정규교과 수업 접목부터… “성취기준과 교과목표 맞아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유튜브 활용법부터 채널 개설·운영까지

  • 요즘 Z세대(2000년대생)는 유튜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지난해 8월 앱·리테일 분석서비스를 제공하는 ‘와이즈앱’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1인당 월평균 유튜브 이용 시간은 41시간 40분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달지, 참쌤 등 유명 쌤튜버(선생님+유튜버)들은 “Z세대의 정보와 소통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유튜브에 대해 교사들이 관심을 갖고 지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아이스크림 원격교육연수원의 ‘Z세대 소통법, 유튜브 활용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전하고 있는 교육법을 들어봤다.

    ◇교실 속 유튜브 활용법

    유튜브 활용 교육의 첫걸음은 정규교과 수업에 유튜브를 접목하는 것이다. 먼저, 수업 주제와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 심화학습이 필요할 땐, 학생들이 수업 전 유튜브 영상을 보고 나서 교실에서 토론하게 하거나 과제를 내주면 된다. 일종의 플립러닝 수업이다. 유튜브 채널 ‘참쌤스쿨’을 운영하는 김차명 경기 정왕초 교사는 “심화학습을 할 땐 학급 단체 채팅방에 해당 주제와 관련된 1~3분 분량의 유튜브 영상 링크를 보내준다”며 “주제에 맞는 영상을 실제 교사가 운영하는 유튜브에서 미리 찾아 활용하면 된다”고 했다.

    꼭 교과서에 있는 내용만 다뤄야 하는 건 아니다. 예컨대 ‘언어는 생각을 표현하며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수단임을 이해하고 국어생활을 한다’는 초등 6학년 국어 성취기준을 반영해 ‘신조어 맞히기 골든벨’을 하는 식이다. 세대별 유행어가 담긴 영상으로 골든벨을 진행하고 나서 학생들이 아는 신조어를 적게 한다. 이어 각 신조어의 어원을 검색하고, 써도 되는 말과 쓰면 안 되는 말을 구분한다. 김 교사는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은 내용을 가르칠 때 유튜브 영상을 활용하면 좋다”며 “다만, 유튜브 활용 수업이 학년별 성취기준과 교과목표에 맞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요해지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청소년의 삶에 유튜브가 이미 깊이 파고든 만큼 바람직한 활용법을 익힐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필수적이다. 지난 2017년 4분기 동안 유튜브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한 영상은 828만건에 달한다. 지금도 유튜브는 하루 9만개 이상의 영상을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하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가짜 뉴스와 혐오콘텐츠에 대한 분석과 평가 역량이 핵심이다. 김 교사는 “특히 교실에서 혐오콘텐츠를 주제로 다룬 토론을 진행하고, 조작되거나 잘못된 데이터 이미지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전했다.

    일례로, 초등 4학년 2학기 사회 과목 ‘사회변화와 문화의 다양성’ 단원에서 정보화 사회의 문제로 떠오른 가짜뉴스를 판별하고 분석하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수업은 대다수 학생들이 경험하는 ‘소문’이라는 주제로 시작된다. 실제로 온라인에서 퍼졌던 뉴스가 가짜인지 진짜인지 판단하는 퀴즈를 푼다. 이때 오답을 확인하며 학생들이 가짜뉴스를 정확하게 판별하지 못할 수 있음을 일러준다. 이어 흥미를 끌 만한 가벼운 가짜뉴스와 함께 심각한 피해가 있는 가짜뉴스를 소개한다. 가짜뉴스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위험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제시한 미디어 리터러시 팩트체크 기준 10가지를 적용해 연습문제를 풀며 비판적 시각을 기르고, 유튜브 영상에 대한 팩트체크 활동을 이어나가면 더욱 효과적이다.

    이러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올바른 유튜브 활용법을 익히기 뿐만 아니라 직접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운영하기까지 나아갈 수 있다. ▲올바른 유튜브 사용법 알아보기 ▲유튜브 시청 수칙 정하기 ▲가짜뉴스 팩트체크 ▲허위정보에 대한 반박문 쓰기 ▲플립러닝 ▲사회 등 교과 수업 유튜브 영상 촬영 ▲좋아하는 유튜버 소개하는 글쓰기 ▲학급 유튜브 채널 개설 수업을 차례로 진행하는 식이다.

    ◇함께 제작하는 유튜브 영상

    최근엔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유튜브 영상 제작에 나서는 추세다. 이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은 한층 성장할 수 있다. 36만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달지’ 채널의 이현지 경기 충현초 교사는 유튜브 채널 운영 이후 교실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했다. “처음엔 학생들의 손에 이끌려 자기계발을 한다는 생각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수업과 학급활동에 유튜브가 들어오니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어요. 이전보다 더욱 깊은 친밀감도 형성할 수 있었고요. 생생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할 수 있단 점도 큰 장점이죠. 일부 영상에 달린 악성 댓글에 학생들이 의젓하게 대응하면서 자연스럽게 온라인 학교폭력이나 악성 댓글 방지 교육도 이뤄졌습니다.”

    래퍼로도 활동 중인 이 교사는 특히 교사 자신의 관심분야를 활용한 영상 제작을 권했다. 그는 “게임, 영화, 책 등 자신이 좋아하는 관심 분야가 있다면 이를 깊이 있게 계발해 교실에 가져와 영상을 만들면 된다”며 “교사로서 교육 역량을 나누는 동시에 학생들과 함께 채널을 운영하며 교실 전체에 행복감을 가져올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학급 유튜브 채널 개설을 위한 기초 작업은 두 가지가 핵심이다. 학급 유튜브 채널의 방향과 규칙을 설정하는 것이다. 가령, 초등 6학년 도덕 교육과정 성취기준 중 하나인 ‘나눔과 봉사’에 따라 재능기부 영상을 올리겠다는 방향을 정하고 필요한 규칙을 정하는 식이다. 세부 콘텐츠 구성 시에는 학생들에게 어떤 영상을 올리고 싶은지 직접 물어보고 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자아효능감을 높일 수 있다.

    이 같은 유튜브 채널을 교사와 학생이 지속적으로 운영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영상에 출연하는 학생들에 대한 동의도 반드시 얻어야 한다. 이 교사는 “영상에 출연하길 부담스러워하는 학생들은 촬영이나 편집 등 다른 역할을 맡기는 식으로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