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이 본 취업 트렌드 … 블라인드 ‘맑음’ 수시채용 ‘흐림’
이재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1.23 11:22

-대교협 4년제 대학생 및 졸업생 7229명 대상 취업인식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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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블라인드 채용과 대졸 수시채용 등 지난해 새롭게 나타난 채용시장 트렌드에 대한 취업준비생의 인식이 엇갈렸다.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선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대졸 수시채용에 대해선 부정적인 인식이 컸다. 

    23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4년제 대학생 및 졸업생 7229명을 대상으로 취업인식 동향을 조사한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했다. 

    4년제 대학생과 졸업생 10명 중 3명은 블라인드 채용을 ‘직무능력을 중심으로 한 공정한 인재 선발’(32.4%·2338명)로 인식했다. 학벌과 스펙을 무시한 역차별이라는 인식은 658명(9.1%)으로 낮았다. 과도한 스펙 관리 부담이 감소할 것이란 응답은 1586명(21.9%)으로 조사됐다. 다만 채용 과정에서 면접이 강화돼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응답이 1939명(26.8%)으로 나타났다. 기존과 동일할 것이란 응답은 621명(8.6%)에 그쳤다. 

    대졸 수시채용 증가 트렌드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가 앞섰다. 신입채용이 줄고(1417명·19.5%), 준비기간 증가 및 일정확인 번거로움(970명·13.3%)이 커질 것이란 인식이 많았다. 면접강화를 우려한 응답자 수도 1194명(16.4%)으로 나타났다. 맞춤형 입사 준비가 가능하고(1548명·21.3%), 직장적응이 용이(1363명·18.7%)할 것이란 기대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블라인드 채용이 보다 공정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응답자는 “현실은 출발선이 다르지만 취업에서는 모두가 공평한 출발선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대학생과 졸업생은) 최근 사회적 이슈로 제기된 채용비리와 관련해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과정을 원했다”며 “보여주기식의 블라인드 채용이 아닌 본래 취지에 충실한 블라인드 채용으로 학벌과 지역, 성적이 아닌 개인의 직무역량이 기준이 되는 채용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희망연봉 수준은 3000만원~3500만원이 가장 많았다. 2258명(31.9%)이 응답했다. 2500만원~3000만원 1816명(25.7%), 2500만원~4000만원 1269명(17.9%) 순이다. 대학생과 졸업생은 대기업 취업을 희망(1508명·20.1%)했지만, 실제로는 중소기업에 취업할 것으로 전망(1547명·20.6%)해 희망 연봉도 낮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희망 근무지역은 여전히 수도권이 절반(4071명·53.1%)을 넘겼다. 그러나 비수도권을 희망하는 경우도 3201명(41.8%)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수도권의 주거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고(1485명·46.6%), 가족·지인과 떨어지기 싫어서(739명·23.2%) 비수도권에서 근무하길 원했다. 해외취업을 원하는 대학생과 졸업생은 390명(5.1%)이다.  

    직장이나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은 근무환경으로 나타났다. 대학생과 졸업생에게 5점 척도로 중요성을 물은 결과 근무환경은 4.25점으로 가장 평균점이 높았다. 이어 고용안정성(4.18점), 급여수준(4.15점), 적성과 흥미(4.12점), 기업 평판과 비전(4점), 경력관리 및 개발(3.83점), 전공일치(3.42점)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