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과기원, 교육ㆍ연구 공동 혁신 나서… “관찰면접·특기자 선발 강화”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1.22 16:00

-22일 교육·연구·시스템 공동 혁신방안 발표
-공동이사제 추진, 총장후보발굴위원회 구성·운영
-올해부터 ‘공동연구단’ 구축해 사회현안 해결 추진

  • KAIST의 연구실에서 한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DB
    ▲ KAIST의 연구실에서 한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DB

    DGIST·GIST·KAIST·UN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이 교육·연구·시스템 분야에서 공동 혁신을 추진한다.

    4대 과기원은 최근 공동 혁신방안을 마련해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 제4회 미래인재특별위원회에 22일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혁신방안은 4대 과기원이 ‘과학기술원 공동사무국’을 중심으로 지난해 10월 구성한 ‘과학기술원 전략위원회’에서 도출된 내용을 골자로 한다. 최근 과기원 간 연계협력이 부족한 탓에 세계적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한계점을 극복하고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추진 주체는 4대 과기원 기획처장 등으로 구성된‘과기원 혁신 과제 실행 운영위원회(가칭)’다.

    이번 혁신방안은 ‘인류번영과 행복을 위한 과학기술혁신 글로벌 리더’를 비전으로 삼아 ‘2030년 세계 10위권 대학 도약’을 목표로 추진된다. 시대가 요구하는 글로벌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며, 혁신을 통해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고, 교육과 연구 혁신을 뒷받침하는 자율·책임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세부 추진과제는 ▲거버넌스 ▲교육혁신 ▲연구혁신 ▲국제화 ▲제도혁신 등이다.

    ‘거버넌스’ 분야에선 각 과기원의 선임직 이사 중 일부를 공통 선임하는 ‘공동이사제’를 추진하고, 이를 토대로 공동이사제를 확대하거나 4개 과기원 이사회를 단일화한 ‘통합이사회’를 운영한다. 또한, 총장을 체계적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임기만료 1년 전부터 ‘총장후보발굴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공동사무국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운영근거를 법제화하고, 담당인력 확대도 추진한다. 향후 공동사무국은 4대 과기원의 공통 사안을 중점적으로 검토하는 구심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창의적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교육혁신’도 꾀한다. 학생 선발 시 기존 구술면접을 관찰면접으로 전환하고, 면접 평가 비중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관찰면접에서는 기계적 지식보다는 융합적 사고, 어려운 문제풀이보다는 창의적 문제해결 역량을 심층평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평가기법 개발과 평가자 교육 등을 추진한다. 또한, 현재 영재학교·과학고 중심의 획일적인 학생 구성을 넘어 잠재력 있는 다양한 학생을 뽑기 위한 선발체제를 마련한다. R&E 수행 실적,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수상, 소프트웨어(SW) 개발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과 잠재능력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특기자 선발’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4대 과기원 기준 특기자 선발 비중은 기존 60명에서 12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재학생 대상 기초 수·과학 인문사회, 외국어 등 기초교양 교육은 온라인 상시학습을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과기원 공동 ‘실시간 양방향 교육플랫폼’을 비롯한 온라인 교육플랫폼 활용을 강화하고, 케이무크(K-MOOC)· 코세라(Coursera) 등 국내외 온라인 학습시스템의 이수학점을 인정해주는 식이다. 온라인 학습효과 제고를 위해 오프라인 토론수업을 병행하며, 일반대학과의 교류수업도 확대한다. 인턴십과 팀 단위 학부생 연구프로그램 등 현장 중심 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교수학습 공동센터 설치'를 통한 교수법 개발·확산을 촉진하며, 모든 교원을 대상으로 일정주기마다 교수법에 대한 교육이수도 권장할 방침이다.

    ‘연구혁신’ 분야에선 집단연구체제를 구축해 연구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과기원별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특성화 전략을 마련하고, 공동프로젝트를 통한 사회현안 해결을 우선으로 추진한다. 우선 올해는 2개 과기원이 ‘공동연구단’을 구축해 핵심프로젝트를 제안하고, 타 과기원·출연연·기업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기초과학 분야 교원에게 1인당 1억원 내외의 장기과제를 부여해 연구의 수월성을 확보하고, 개별 연구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중점연구소 체제도 마련할 방침이다. 박사후연구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신진연구인력의 저수조(Pool)로서의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과기원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국제화’도 촉진할 계획이다. 학생과 외국인 교원 등의 글로벌 인적교류를 활성화하고, 과기원 구성원들이 글로벌 석학자문단·해외공동 랩(Lab) 등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

    기관의 효율성과 개방성을 높이는 ‘제도혁신’도 추진한다. 정년보장심사 통과비율과 성과평가 차등성을 강화한 교원평가를 실시하고, 우수교원 확보를 통해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현행 14명에서 10명으로 개선한다. 연구진실성위원회의 외부위원 비중을 강화하는 등 연구윤리의 투명성도 제고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출연사업 운영 체계화, 행정 전문성 확대, 규제 개선 등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