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능 영향력 절대적… 수능 최저기준 미적용 필수”
이재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1.09 11:18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입 공정성 강화안 분석
-대학 정시 비중 높이고 학종에 수능 최저 적용하면 수능 영향력↑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적용, 논술 폐지 유도해야”

  • 대입 정시모집 비중을 확대하는 교육부의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공정성 강화안)이 자칫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향력을 크게 높이는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학이 입학전형을 손질하면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을 확대하면 수능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력은 약 87%까지 상승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9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공정성 강화안에 대한 분석을 통해 대입 변화예측과 보완대책을 발표하고 이 같은 우려를 전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논술전형을 폐지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적용을 유도할 수 있는 교육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걱세는 서울 내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 비중을 40%로 확대하려는 교육부의 공정성 강화안이 자칫 수능의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걱세가 추정하는 최대치는 약 87% 수준이다. 2021학년도 기준 16개 대학의 정시 비중은 평균 30.33%다. 수시의 경우, 논술전형 비율은 12.08%,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은 42.6%다. 지역균형선발을 포함한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은 8.99%다.

    교육부의 요구대로 정시 비중을 40%로 끌어올리고, 지역균형선발을 10%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선 학종 비율을 크게 줄여야 한다. 사걱세는 대학들이 논술전형 축소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 학종 비율을 30.01%로 줄이고, 논술전형을 9.93%로 소폭 축소해 수능 40%와 지역균형선발 10% 이상 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수능과 논술전형 합은 약 50%에 달한다. 여기에 수시 이월인원 5%가량과 학생부교과전형 등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 대학비율 등을 합산하면 16개 대학의 모집인원 가운데 약 60%가 수능의 직간접적인 영향에 놓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다. 대학이 변별력 확보를 위해 학종에 대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할 가능성도 크다. 교육부 공정성 강화안에 따라 학종 평가요소에서 비교과과정을 모두 배제하면 평가요소 측면에서 학생부교과전형과 차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미 학생부교과전형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 대학의 관행을 고려하면, 학종에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할 여지가 크다는 게 사걱세의 분석이다.

    이처럼 수능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이후 고교학점제 도입 등 예정된 고교혁신 정책이 줄줄이 좌초할 여지가 크다. 또 이미 수능 문제풀이 중심의 교실과 사교육 수요가 늘어나는 악영향도 예상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을 제한하고, 논술전형을 교육부 방침대로 폐지를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사걱세는 특히 “대학의 입학전형을 직접적으로 평가하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사업은 앞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하는 대학에 감점을 주는 등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를 유도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평가지표가 지난해에는 빠졌다. 이 때문에 건국대가 논술전형에서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부활시키고, 일부 대학이 수능 최저등급을 강화했다. 사걱세는 “대입 전형을 설계 시 논술전형을 폐지하고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평가지표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공정성 강화안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구조화 ▲수행평가 개선 및 학생부 연동 ▲교과 수업 및 학생부 기록 개선 등 보완대책을 추진해 수능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