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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빅리그 입단 테스트 제의받은 청주FCK 이재현·김예건 군

청주=이슬기 기자

2020.01.0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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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가 뛰는, 손흥민이 뛰던 축구팀에서 우릴 눈독 들인대요"

나의 우상, 나의 롤모델과 세계 무대 뛰고 싶어요
소속팀 청주FCK, 개인기 키워 우승 휩쓸어
"실력 자만하지 않고 발전하는 선수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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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무엇인지 묻는 말에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되는 것, 그다음은 생각해 본 적 없다"는 재현이(왼쪽)와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빛내는 선수로 활약한 다음, 내가 배운 것을 잘 가르치는 멋진 감독이 되고 싶다"는 예건이. / 청주=양수열 기자

리오넬 메시의 FC 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0여 년간 몸담았던 레알 마드리드, 손흥민이 뛰었던 바이어 04 레버쿠젠….

축구를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이런 유럽 명문 축구팀을 한 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최근 이 축구팀들이 우리나라 초등학생 2명에게 입단 테스트를 제안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어요. 지난 9월 스페인에서 열린 유럽 유소년 축구팀들과의 경기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한 이재현(충북 청주 산남초 6)·김예건(충북 청주 수곡초 5) 군이 바로 그 주인공이에요. 청주FCK 유소년 축구클럽 소속인 두 사람은 체격 조건이나 신체 능력이 뛰어난 유럽 어린이들을 상대로 조금도 밀리지 않고 7전 7승을 거뒀어요. 당시 깜짝 놀란 유럽 축구 관계자들이 재현이와 예건이에게 스페인에 더 남아서 함께 훈련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지요. 과연 이 축구 신동들에게는 어떤 특별한 점이 있을까요? 지난달 21일 청주FCK 유소년 축구클럽 실내 훈련장에서 두 사람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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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메시 VS. 제2의 네이마르

"예건이는 새로운 기술을 많이 시도하는 선수예요. 드리블하면 발이 안 보일 정도예요." "재현이 형은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모두 파악하는 게 대단해요." 서로 칭찬하는 두 사람에게 "누가 축구를 더 잘하느냐"고 묻자 재현이가 웃으면서 "둘 다 잘한다"고 대답했다. 재현이와 예건이는 아직 초등학생이지만, 축구 실력만으로 벌써 전국적인 스타가 됐다. 유럽 빅리그의 공식 입단 테스트 초청 이후 두 사람을 소개한 한 유튜브 영상은 조회 수 250만 회를 돌파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본격적으로 축구에 뛰어들었다는 공통점을 빼면, 두 사람은 각자 개성이 뚜렷하게 다른 선수다. 청주FCK의 주장을 맡은 재현이의 포지션은 미드필더(공격수와 수비수 사이 중앙에서 경기를 이끄는 선수). 7살 때부터 아빠와 공을 차며 축구의 매력에 빠졌다는 재현이는 패스가 빠르고 수비수 돌파가 뛰어나다. 좋아하는 선수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수비 진영을 파고드는 리오넬 메시(33·바르셀로나)다. "가장 잘하는 개인기는 '팬텀 드리블'이에요. 왼발 안쪽과 오른발 안쪽을 이용해 재빠르게 공을 옮기며 앞으로 치고 나가는 기술이죠. 제 우상인 메시 선수가 자주 써요."

윙포워드(좌우 바깥쪽에서 경기에 참여하는 공격수)인 예건이는 드리블과 상대 선수를 제치기 위한 페인트(눈속임) 동작이 주특기다. 예건이의 롤모델(본보기)은 발재간이 화려한 네이마르(28·파리 생제르맹)다. "개인기가 현란한 '삼바 축구(브라질식 축구)'를 좋아해요. 멋진 개인기를 익히고 싶어서 영상을 찾아보고 연습하는데, 그중에서도 네이마르가 구사하는 '레인보우 플릭'이 제일 자신 있어요. 말 그대로 공으로 무지개를 그리는 기술이에요. 공을 양발에 끼운 뒤, 머리 위로 띄워 수비수를 뚫죠." 공을 좋아하는 예건이는 야구를 하다가 축구로 종목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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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이와 예건이는 사진을 찍는 내내 물 만난 고기처럼 훈련장을 달렸다. 두 사람은 "축구공을 찰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 청주=양수열 기자

최강팀 비결은 '개인기 훈련'

두 사람이 속한 청주FCK는 국내 유소년 축구 무대를 휩쓴 최강팀으로 통한다. 지난해 '경주컵 동계 전국 유소년클럽 대회' U-10(10세 이하)·U-11(11세 이하)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8월에는 전국 최대 규모 대회인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에서도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지난달에는 중국 최고의 유소년 축구팀 '축구소장'에게 4대 3으로 이겼다. 그 중심에는 2014년부터 팀을 이끈 박종현 감독의 뚝심이 있었다. 박 감독은 팀을 우선으로 하던 기존 유소년 축구팀 경기 운영 방식을 벗어나 개인기를 강조하는 방향을 택했다. "팀 위주로 훈련하면 지금 당장은 경기에서 이길지 몰라도, 선수 개인의 역량을 키우기에는 부족해요. 몸이 굳기 전에 개인기를 다듬어야 더 좋은 선수로 클 수 있죠. 개인기를 구사하다가 실수했을 때도 기가 죽지 않도록 '골은 먹혀도 되니까 할 수 있는 만큼 마음껏 기술을 펼치고 나와라' 하고 격려합니다."

박 감독의 가르침에 재현이와 예건이의 기량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박 감독에 따르면 두 사람이 처음부터 눈에 띌 정도로 축구를 잘한 건 아니다. 박 감독은 "매일 성실하게 훈련하더니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재현이는 "이른바 '축구 지능'이 우수하고 공격력과 수비력을 다 갖춘 멀티 플레이어"로, 예건이는 "리듬감 넘치는 드리블과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스타 플레이어"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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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무대 진출할 우리, 기대하세요!"

세계 유소년 축구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두 선수의 축구 실력이 궁금했다. 사진 기자가 찍은 사진을 보며 "얼굴이 웃기게 나왔다"고 박장대소하던 재현이와 예건이에게 "축구 실력을 보여달라"고 하자 눈빛이 돌변했다. 놀라운 동작으로 공을 다루던 두 사람은 하나같이 "세상에서 축구가 가장 좋다"고 했다.

두 사람은 오는 3월 네덜란드 구단인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의 정식 입단 심사를 앞두고 있다. "평소 하던 대로 매일 2~3시간씩 드리블 훈련과 1대1 대결 훈련에 집중하고 있어요. 왼발이 비교적 약한 것 같아서 신경 써서 연습하려고 하고요. 밥을 많이 먹고 매일 일찍 자려고 해요. 키 크려고요." 이야기하던 재현이가 웃자, 예건이도 따라 웃었다. "저는 리턴 패스(공을 준 같은 편 선수에게 다시 되돌려주는 패스)와 2대1 패스가 부족해서 훈련장에 미리 나와 연습하고 있어요. 네덜란드어는 하나도 모르는데 큰일이에요(웃음)."

제2의 손흥민이나 제2의 이강인이 아닌 제1의 이재현·김예건이 되고 싶다는 두 사람에게 각오를 물었다. "유명해져 기분이 좋아요.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할 거예요. 메시같이 작은 체구에도 밀리지 않고 공을 멋있게 차는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어요. 언젠가 메시와 함께 뛴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재현) "제 실력이 좋다고 칭찬해 주시는 분이 많지만, 자만하지 않으려고 해요. 지금 목표는 매일 발전하는 거예요. 네이마르가 하는 것처럼 세계를 무대로 즐거운 축구를 펼치고 싶어요. 꼭 해외에 진출해서 저를 응원하시는 분들께 보답하고, 우리나라를 빛내는 선수가 돼서 부모님께 효도할 거예요."(예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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