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입국 청소년 학교 부적응 심각… 현황 파악 우선”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12.20 16:57

-다문화 가정 청소년의 학교 적응 방안 찾는 토론회 열려
-“공교육 진입 도와주는 ‘다문화 예비학교’도 확대해야”

  • 20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다문화 가정 내 가정 폭력 근절과 학교 적응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중도입국 청소년의 학교 부적응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오푸름 기자
    ▲ 20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다문화 가정 내 가정 폭력 근절과 학교 적응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중도입국 청소년의 학교 부적응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오푸름 기자

    국내 다문화 가정 내 중도입국 청소년의 학교 부적응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현황 파악조차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함진규 자유한국당 다문화 특별위원장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다빛누리가 주관한 ‘다문화 가정 내(內) 가정 폭력 근절과 학교 적응 방안’ 토론회에서다.

    국내 다문화 가정의 자녀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오정은 한성대 이민·다문화 트랙 주임교수는 “특히 외국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부모를 따라 한국에 들어오는 중도입국 청소년이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이 중에는 한국인과 재혼한 외국인이 본국의 자녀를 데려오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도입국 청소년 대다수가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국내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도입국 청소년은 국내에서 나고 자란 다문화 가정 자녀보다 학교 적응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곤 한다. 박에스더 단국대 특수교육대학원 유아특수교육전공 강사는 “이들은 자신이 성장해온 시공간과 단절되고,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했다. 성적을 중요하게 여기는 국내 교육환경에서 낮은 학업 성취도로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도 쉽다. 상급 과정으로 올라갈수록 중도입국 청소년의 공교육 이탈률이 높아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도입국 청소년의 학교 부적응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황 파악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다문화 가정 자녀의 체류신분이 다양해 정확한 통계 산출이 어렵다는 이유에서 제대로 된 현황 조사가 시행되지 않았다. 오 교수는 “교육부·법무부·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 등 정부부처와 민간단체 협력을 통해 전국 단위의 중도입국 청소년 현황조사를 실시하고, 정확한 통계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도입국 청소년이 공교육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문화 예비학교’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앞서 지난 2016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국내 학교에 다니는 577명의 중도입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27.4%가 한국 공교육에 진입하기 전까지 1년 이상의 기간이 걸렸으며 10.6%는 2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됐다. 또한, 중도입국 청소년의 다양한 방향의 진로를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 교수는 “중도입국 청소년의 취업·창업·대학 진학 등 여러 진로를 고려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