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룡의 입시 포인트] 2020학년도 수능시험 채점 결과 분석. 학령인구 감소로 지원 가능 점수 낮아지지만, 상위권은 눈치 경쟁 더 치열해질 수도!
기사입력 2019.12.12 08:50
  • 사회탐구 영역 윤리와사상ㆍ세계사 2등급 점수 블랭크, 7과목 1등급 비율 5%대 이상

    2020학년도 수능시험에서는 2019학년도 수능시험 국어 영역 31번 문항과 같은 초고난이도 문제는 출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2019학년도와 마찬가지로 수학 영역 가/나형과 사회탐구 영역 9과목 중 7과목, 과학탐구 영역 8과목 중 3과목, 제2외국어/한문 영역 9과목 중 5과목의 1등급 비율이 5%대 이상으로 나타나 난이도 조정에는 실패한 시험이라고 볼 수 있다.

    1등급 비율이 5% 이상인 영역과 과목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상위권 수험생들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2020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서울대ㆍ연세대ㆍ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의 지원 경쟁은 국어 영역의 난이도가 낮아진 만큼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2020학년도 수능시험 채점 결과를 12월 3일 발표하였다.

    2020학년도 수능시험 채점 결과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로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수능시험 응시 인원이 2019학년도에 530,220명이었던 것이 484,737명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다. 이는 현행 수능시험 국어ㆍ수학ㆍ탐구ㆍ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성적이 상대평가제로 산출됨에 따라 응시 인원이 감소하면 그만큼 백분위와 등급별 인원도 줄어들어 대학이 발표하는 합격자의 과년도 수능시험 성적 결과 등을 참조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9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수능시험 국어 영역 백분위가 88점이 합격 점수였다면 2020학년도 정시 모집에서는 백분위 88점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보다 낮은 87점으로 지원해야 적정 지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분위 88점에 맞춰서 지원하게 되면 하향 지원으로 후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좀 더 높은 대학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2019학년도 수능시험에서 국어 영역 백분위 88점의 누적 인원이 65,600명이었는데, 2020학년도 수능시험에서는 백분위 87점의 누적 인원이 65,517명이라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수험생들이 2020학년도 정시 지원 전략을 수립할 때에는 반드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영역/과목별 점수 변화를 살펴보고 세울 필요가 있다. 

    한편, 응시 인원을 고3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고3 재학생은 2019학년도에 399,910명이었던 것이 347,765명으로 52,145명이 감소한 반면, 졸업생은 2019학년도에 130,310명이었던 것이 136,972명으로 6,662명이 증가했다. 이에 2020학년도 정시 모집에서는 재수생 강세가 그 어느 때보다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3 수험생들은 정시 지원 전략을 수립할 때 이 점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재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학과 모집단위가 어디인지 살펴보면서 말이다.

    또한 앞서 언급하였듯이, 수학 영역과 탐구 영역에서 1등급 비율이 5%대 이상인 과목이 많다는 점과 사회탐구 영역 윤리와사상과 세계사에서 2등급이 없는 점수 블랭크가 나타났다는 점도 2020학년도 수능시험의 변화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난이도 조정에 실패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다.

    왜냐하면 상대평가제에서 1등급 비율은 4%대이어야 하는데, 수학 영역의 경우 가형은 5,63%(8,666명), 나형은 5.02%(15,700명)로 5%대를 상회했기 때문이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서도 윤리와사상 14.88%(4,745명), 세계사 12.23%(2,426명), 세계지리 8.55%(3,489명), 물리Ⅰ 7.22%(3,956명), 생활과윤리 7.14%(10,491명), 사회문화 7.08%(9,848명), 법과정치 6.87%(1,858명), 생명과학Ⅱ 6.18%(444명), 한국지리 5.97%(3,758명), 지구과학Ⅰ 5.48%(8,146명) 등으로 1등급 비율이 5%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도 독일어Ⅰ 7.72%(92명), 한문Ⅰ 6.35%(176명), 러시아어Ⅰ 6.13%(38명), 스페인어Ⅰ 5.84%(74명), 베트남Ⅰ 5.17%(79명) 등으로 1등급 비율이 5%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수학과 탐구 영역의 1등급에 해당하는 인원이 적지 않은 만큼 수능시험 위주로 선발하는 2020학년도 정시 모집에서도 상위권 수험생들의 지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절대평가제인 영어의 1등급 비율이 2019학년도에 5.30%(27,942명)이었던 것이 7.43%(35,796명)로 증가한 데다 국어 영역의 만점자 비율이 2019학년도에 0.03%(148명)이었던 것이 0.16%(777명)로 5배 이상 증가하여 눈치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2020학년도 정시 모집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자신의 수능시험 영역별 성적과 지원 희망 대학의 영역별 반영 비율 등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유ㆍ불리는 물론, 그에 맞춘 세심한 소신 지원을 세울 필요가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지원 가능 점수도 낮아진다는 점에 지나치게 기대하지 않았으면 한다.   


    수학 나형 응시자 증가로 인문계와 교차 지원 자연계 지원 경쟁률 다소 상승할 듯 

    2020학년도 수능시험에는 졸업생 136,972명을 포함한 484,737명이 응시했다. 이는 9월 수능시험 응시원서를 접수한 548,734명 가운데 63,997명이 응시를 포기한 것이지만, 9월 모평에 455,949명이 응시했던 것보다는 다소 증가한 것이 된다. 한편, 2019학년도 수능시험에서 530,200명이 응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45,483명이 감소했다.

    이를 고3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분하면, 고3 재학생은 2019학년도에 399,910명이 응시했던 것보다 52,145명이 감소한 347,765명이 응시한 것이 되지만, 졸업생은 2019학년도에 130,310명이 응시했던 것보다 6,662명이 증가한 136,972명이 응시한 것이 된다. 이처럼 고3 재학생은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크게 감소한 반면, 졸업생은 오히려 증가하여 2020학년도 정시 모집에서는 졸업생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역별 응시자수는 9월 모평에서 영어 영역이 국어 영역보다 많이 응시했던 것과 다르게 한국사 > 국어 > 영어 > 수학 > 사회탐구 > 과학탐구 영역 순으로 많이 응시했다. 응시자 비율로 보면 전체 응시자 기준으로 한국사 100%(484,737명), 국어 99.7%(483,068명), 영어 99.4%(481,828명), 수학 96.2%(가형 153,869명, 나형 312,662명), 사회탐구 51.8%(251,036명), 과학탐구 43.8%(212,390명), 직업탐구 1.0%(4,892명)이었고, 제2외국어/한문은 13.4%(65,111명)이었다.

    선택 과목을 두고 있는 사회탐구 영역의 응시자수는 9월 모평과 동일하게 생활과윤리가 146,832명로 가장 많이 응시했고, 이어 사회문화 139,144명, 한국지리 62,963명, 세계지리 40,809명, 윤리와사상 31,897명, 동아시아사 27,172명, 법과정치 27,052명, 세계사 19,839명, 경제 5,661명 순으로 응시했다.

    과학탐구 영역 역시 9월 모평과 동일하게 지구과학Ⅰ 148,540명으로 가장 많이 응시했고, 이어 생명과학Ⅰ 128,033명, 화학Ⅰ 73,663명, 물리Ⅰ 54,792명, 생명과학Ⅱ 7,190명, 지구과학Ⅱ 6,656명, 화학Ⅱ 2,934명, 물리Ⅱ 2,738명 순으로 응시했다. 이러한 사회/과학탐구 영역의 과목별 응시자수는 지금껏 실시된 모의평가나 학력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영역별 응시자 비율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수학 영역으로 인문계 수험생들이 주로 응시한 나형 응시자 비율이 2019학년도 수능시험보다 늘어났다는 점 때문이다. 2019학년도에 64.3%(340,733명)이었던 응시자 비율이 64.5%(312,662명)으로 0.2%포인트 증가해 2020학년도 정시 모집에서는 인문계 모집단위는 물론, 수학 나형 응시자의 교차 지원을 허용하는 자연계 모집단위로의 지원을 더 선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인문계 수험생들이 응시한 사회탐구 영역의 응시자 비율이 51.8%(251,036명)로 2019학년도에 50.2%(266,301명)이었던 것보다 1.6%포인트 증가한 것과 2020학년도 수능시험에서 과학탐구 영역을 응시하면서 수학 나형을 선택한 수험생이 58,521명(과학탐구 영역 응시자 212,390명에서 수학 가형 응시자 153,869명을 제외한 응시자수)이나 된다는 점으로도 추정 가능하다.


    표준점수 최고점 수학 나형 149점으로 가장 높고, 이어 국어 140점, 수학 가형 134점 

    국어와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학 나형이 149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국어 140점, 수학 가형 134점으로 최고점 간의 점수 차는 15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학년도 수능시험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 150점, 수학 나형 139점, 수학 가형 133점이었던 비교하면 최고점 간의 점수 차가 2점 줄었지만, 수학 나형의 최고점이 2019학년도보다 10점이나 높아져 그만큼 어렵게 출제되었다는 것을 증명해주었다.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최고점 순위와 동일하게 수학 나형 135점, 국어 131점, 수학 가형 128점 순이었다. 그리고 1등급과 2등급 구분 표준점수 차는 수학 나형이 7점으로 가장 컸고, 국어와 수학 가형은 각각 6점으로 같았다. 이러한 최고점과 1, 2등급 구분 점수 차를 고려할 때 2020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인문계 모집단위는 수학 나형의 변별력이 2019학년도보다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리와사상ㆍ세계사에서 2등급 점수 블랭크가 발생한 사회탐구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경제가 72점으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동아시아사ㆍ법과정치ㆍ사회문화 67점, 한국지리 66점, 생활과윤리ㆍ세계지리ㆍ세계사 65점, 윤리와사상 62점 순으로 최고점 간의 점수 차는 10점으로 나타났다.

    1등급 구분 표준점수에서도 경제가 68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동아시아사 67점, 한국지리 66점, 법과정치 65점, 생활과윤리ㆍ세계지리ㆍ사회문화 64점, 세계사 63점, 윤리와사상 62점으로 최고점의 과목 순위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1등급과 2등급 구분 표준점수 차는 2등급에 점수 블랭크가 생긴 윤리와사상ㆍ세계사를 제외하면, 동아시아사ㆍ경제만 4점이었고, 나머지 과목들은 2점의 점수 차를 보였다. 한편, 윤리와사상은 1문제만 틀리면 3등급이 되고, 한국지리ㆍ동아시아사는 1문제만 틀리면 2등급이 되게 출제되었다.

    과학탐구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구과학Ⅰ이 74점으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물리Ⅱ 70점, 생명과학Ⅱ 68점, 생명과학Ⅰㆍ화학Ⅰㆍ화학Ⅱ 67점, 물리Ⅰㆍ지구과학Ⅱ 66점 순으로 최고점 간의 점수 차는 8점으로 나타났다.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물리Ⅱ가 68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지구과학Ⅰㆍ화학Ⅱ 67점, 생명과학Ⅰ 66점, 지구과학Ⅱ 65점, 물리Ⅰㆍ화학Ⅰㆍ생명과학Ⅱ 64점 순으로 최고점 순위와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그리고 1등급과 2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물리Ⅱㆍ화학Ⅱㆍ지구과학Ⅰ이 4점이었고, 이어 화학Ⅰㆍ생명과학Ⅰ 3점, 나머지 과목들은 2점으로 사회탐구 영역과 비슷한 점수 차를 보였다.

    직업탐구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인간발달이 73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농업이해 72점, 기초제도ㆍ생활서비스산업의이해 70점, 농업기초기술 69점, 공업일반 65점으로 선택 과목 간 최고점의 차이가 8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아랍어Ⅰ이 93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베트남어Ⅰ 78점, 중국어Ⅰ 72점, 독일어Ⅰㆍ프랑스어Ⅰㆍ일본어Ⅰ 69점, 러시아어Ⅰ 68점, 스페인어Ⅰ 67점으로 선택 과목 간 최고점의 차이가 무려 26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평가 영어 영역 1등급 비율 7.43%로 전년도 5.30%보다 2.13%포인트 증가

    2018학년도 수능시험부터 점수 체계가 9등급 절대평가제로 변경된 영어 영역의 등급별 비율은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7.43%(35,796명), 2등급(원점수 80∼89점) 16.25%(78,296명), 3등급(70∼79점) 21.88%(105,407명), 4등급(60∼69점) 18.48%(89,034명)로 전체 응시자의 64.04%가 4등급 이내이었다. 2019학년도 수능시험에서는 1등급 5.30%(27,942명), 2등급 14.34%(75,565명), 3등급18.51%(97,577명), 4등급 20.91%(110,176명)로 전체 응시자의 59.06%가 4등급 이내이었다. 이처럼 1등급을 비롯한 상위 등급의 비율이 증가한 만큼 2020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영어 영역의 변별력은 2019학년도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울 때에는 이런 점들까지도 고려하여 세울 필요가 있다. 

    이에 비해 2017학년도 수능시험부터 필수 영역이 되면서 점수 체계가 9등급 절대평가제가 된 한국사 영역의 등급별 비율은 1등급(원점수 40점 이상) 20.32%(98,490명), 2등급 17.83%(86,426명), 3등급 18.43%(89,342명), 4등급 16.15%(78,294명)으로 전체 응시자의 72.73%가 4등급 이내이었다. 2019학년도 수능시험에서는 1등급 36.52%(193,648명), 2등급 15.04%(79,747명), 3등급 14.09%(74,694명), 4등급 12.11%(64,185명)로 전체 응시자의 77.76%가 4등급 이내이었다. 1등급 비율이 2019학년도보다 16.20%포인트 감소하였지만, 한국사 영역의 경우 많은 대학들이 3, 4등급까지 점수 차를 두고 않고 반영하여 변별력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위와 같이 수능시험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및 백분위 최고점과 1등급 구분 점수 등을 살펴본 것은 수험생 개개인의 영역/과목별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부터 파악하는 것이 2020학년도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영역/과목별 취득 점수와 희망 대학의 영역별 반영 비율 등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그에 따른 정시 지원 전략을 세웠으면 한다. 더불어 점수가 잘 나온 영역을 높게 반영하는 대학이 어디인지도 함께 찾아봤으면 한다.

    한편, 계열별로 변별력이 높을 영역은 인문계 모집단위의 경우 상위권은 수학 > 국어 >  사회탐구 > 영어 영역이 되고, 중하위권는 국어 > 수학 > 사회탐구 > 영어 영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계 모집단위의 경우에는 상위권은 과학탐구 > 수학 > 국어 > 영어 영역이 되고, 중하위권은 수학 > 과학탐구 > 국어 > 영어 영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특정 영역을 높게 반영하는 대학의 경우에는 반영 비율이 높은 영역이 높은 변별력을 가진다.

    따라서 2020학년도 정시 모집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단순하게 몇 점이니까 어느 대학에 지원하겠다는 생각은 접고, 자신의 수능시험 영역별 점수와 희망 대학의 수능시험 영역별 반영 비율 등을 꼼꼼히 따져보며 그에 따른 유․불리를 확인한 후 지원 가능 여부를 가늠해보길 당부한다. 더불어 2020학년도 정시 모집의 입학원서 접수 기간이 12월 26일부터 12월 31일까지이므로 절대 서둘러서 지원 대학을 정하지 말고, 대학 모집요강과 수능시험 입시 결과를 비롯한 지원에 필요한 여러 자료들도 살펴보면서 냉철하게 ‘가·나·다’군 3개의 지원 대학을 정하여 지원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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