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11.28 대입 개편안. 학년별 변화와 대비책은?
기사입력 2019.12.02 08:43
  • 지난 달 28일 발표된 대입개편안의 정확한 명칭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이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의 연장선상이라고 하지만. 새로운 ‘대입 개편안’으로 불리는 이유는 ‘입시의 틀’을 흔들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요소가 학년별로 대폭 바뀌고, 16개 주요 대학에 한정한다고 하지만 2년 내에 정시비율 40% 이상 확대로 못 박은 만큼, 다른 대학들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요소 관련 변화, 어떤 영향 미칠까?

    지난 학생부 기재 개편안에 이미 반영되었던 학생부 기재 자수 축소(종합의견, 자율활동, 진로 활동 등)와 봉사특기사항 미기재, 자율동아리 연간 1개만 기재, 교내수상 학기당 1건 반영은 현 고1(22학년도 대입)부터 현 중3(23학년도 대입)까지 그대로이다.

    하지만 현 중2(24학년도 대입)부터는 많은 것이 바뀐다. 먼저 자율동아리가 대입에서 반영되지 않는다. 학생이 스스로 만드는 자율동아리라고는 하나 외부 개입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한다는 취지다. 따라서 정규동아리만 반영된다. 다음으로 개인봉사활동실적도 미반영사항에 포함되었다. 단 학교교육계획에 따른 교사 지도 봉사활동실적은 반영된다. 수상경력과 독서활동도 반영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도 폐지된다. 사실상 교과내신과 세부능력특기사항, 종합의견 정도가 변별력 있는 평가요소로 남는 셈이다. 자율활동과 진로활동은 반영사항으로 남았으나, 그동안 이 두 활동에서 변별력을 나타낼만한 경우가 많지 않아, 고교별로 어떻게 대처할 지는 미지수다.

    학종 중심으로 떠오른 ‘세특 평가’는 수험생에게 ‘결국 내신’으로 받아들여져
    대학별 복잡한 셈법 따라, 다양한 형태의 학종전형으로 세분화 될 가능성 커

    교과 세특 기재를 단계적으로 필수화하여, 내신 성적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모두 기재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부 안인데, 수험생 입장에서는 내신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대부분 세특 내용도 풍부한 편이라, “결국 내신”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하여 학종전형의 비교과 영역이 거의 무력화되고, 교과전형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소위 ‘교과형 학종’이 중2부터 자리 잡을 전망이다. 교과형 학종을 대학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세특, 자율활동 등 일부 학생부 요소만으로도 학종 평가가 충분하다.”는 교육당국과 대학의 시각차는 작지 않으리라고 본다. 하여 학종전형을 축소하거나, 또는 학종 전형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추가해서 학생을 선발하는 유형, 또는 면접을 강화해서 교과형 학종의 보완요소로 활용하는 유형 등으로 대학에 따라 학종 전형이 세분화되리라 본다.

    마지막으로 고교 프로파일 전면 폐지와 더불어 고교정보 블라인드를 기존 면접에서 서류단계까지 확대하겠다는 교육당국의 발표는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출신고교에 따라 학교 간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을 서류에서부터 차단하겠다는 것인데, 추후 대학과 구체적인 협의가 있어야겠지만 내년부터 시행이 된다면 지역별, 학군별로 학종 전형 합격생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 수능 위주 정시비율 40% 확대 영향은?

    학종전형과 논술전형의 합산이 전체 전형 비율 중 45%를 넘은 서울 소재 대학이, 이번 정시 40% 확대 적용대상의 선정기준이었다. 현 중3(23학년도)까지 유예를 두었지만, 가급적 현 고1(22학년도)까지 달성을 유도하겠다는 교육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논술이나 특기자전형을 사교육 유발요소가 강한 전형으로 간주, 폐지를 유도하겠다는 교육당국의 사인이 이미 나온 터라, 내년 정시 확대 비율을 맞춰야 하는 대학입장에서는 우선 논술. 특기자 폐지▶학종 전형 축소 수순으로 정시확대의 맥락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현 고1부터 정시확대가 확연해지면, 현 고2(2021학년도)의 대입도 일부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고2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재수까지 포함해서 입시계획을 짜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의가 많다. 고2가 재수를 하게 되면 지금의 수능과 다른 선택형 수능을 치러야 한다는 또 다른 부담은 있지만, 수시 이월인원을 포함하면 전체정원의 거의 절반 가까이도 정시인원이 늘어날 수 있어 ‘정시 올인’을 하려는 재학생이 늘어날 가능성과 더불어 재수생도 증가할 공산이 크다. 이와 발맞추어 주로 강남, 교대 역에 위치해있는 유명 재수종합반들은 몸집 키우기의 일환으로 본격적으로 대치동에도 입성할 예정이다.
  • 지역별, 고교별 로 정시 쏠림, 수시 쏠림 현상 있을 수도
    내년 4월 이후 발표하는 대학별 입시계획 눈여겨 볼 것
  • 또 하나, 정시 확대가 되어도 실제로 상위권 대학의 정시 준비를 하기에 여건이 불리한 지역이나 고교도 많을 것이다. 하여 지역별, 고교별로 대입시장이 정시 쏠림, 수시 쏠림 현상이 상당기간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수능 난도가 대폭 떨어지지 않는 다음에야 재수생이나 특정 지역 학군 학생들이 정시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일부 지역에 따라 상위 내신 성적 획득에 주력하여 상위권 대학의 수시에 도전하거나, 정시확대 적용대상이 아닌 대학들의 수시전형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수험생 층이 오히려 늘 수도 있다.

    결국 학년별로 바뀌는 정책에 대학들이 일률적인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각자의 입장에 따라 전형을 세부적으로 운용할 수 있으므로, 작금과 같은 입시 혼란기에는 목표대학 그룹을 정하고, 대학별 수시와 정시 요강에서 정하는 요건과 의미를 예전보다 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목표대학 전형에서 어떤 조건을 가진 학생을 원하는가, 경쟁자 그룹은 어떤 학생들인가. 나의 수능시험 준비도는 어느 수준인가. 1년 뒤 혹은 2년 뒤까지 준비한다면 대학이 요구하는 합격조건에 부합할 수 있는가 등을 충분히 검토하여 수험생활의 방향성을 명확히 해둘 필요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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